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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3호

[어린이청소년극하는 사람들]

[373-17 #4] 동주, 우서

이혜진

청파로 373-17
#청소년 17인 인터뷰 #김동주 #김우서


청파로 373-17은 국립극단 청소년 파트너쉽 [청소년 17인]의 인터뷰 코너이다. 17인의 활동과 더불어 각 개인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자리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함께할 17인의 각기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


  • 청파로 373-17 인터뷰 네번째 주인공 동주와 우서, 늦은 밤 혜화역 앞에서

 17인이 여름방학을 맞아 쉬고 있던 어느 날, 우리는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다는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동주와 우서가 함께 인터뷰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서로의 공통점에 관해 설명해주며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적극적으로 나서준 두 친구가 궁금해졌다. 우리는 대학로의 오래된 공간 중 하나인 ‘학림’에서 만났다. 동주는 학림에 대해 설명하는 청파로 373팀에게 “오래된 공간, 젊은 우리. 그런 느낌?”이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고2와 중1


“누구를 인터뷰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인터뷰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동주 제가 먼저 (우서한테) 같이 하자고 했어요.
   국립극단에서 제일 인연이 있는 느낌이었어요. 왜냐면 저희가 17인 뽑을 때 줌 오디션에서도 같은 조였어요. 그래서 활동 와서 얘기도 많이 하고 하면서 더 친해졌어요.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나랑 비슷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서한테 같이 하자고 했어요.
우서 저도 인터뷰에 흥미는 있었는데 누구랑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언니가 같이하자고 해서 딱 마침.

“사실 두 사람이 이렇게 친한 줄은 몰랐어요. 서로의 첫인상은 기억나나요?”

우서 사실 저는 되게 잘 노는 느낌이…. 잘 노는 언니. 언니가 살짝 화장하고 다니기도 하고, 사실 저는 선생님인 줄 알았는데 학생이라서 깜짝 놀랐거든요. 근데 언니가 제일 눈에 띄었어요.
동주 저는 우서를 비대면으로 처음 본 건데, 조금 고양이처럼 생겼고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대면으로 만났을 때는 너무 다른 느낌이어서 처음에 진짜 못 알아봤어요. 설마 저 친구가 그 친구인가? 했는데 그렇더라고요.
우서 언니랑 활동 전에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니까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저는 여중 다니고 있고 언니는 여중 나왔고, 그런 공통점도 있고 공부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동주 그리고 저희 둘이 하는 앙칼진 제스처들이 있는데, 그런 거 같이 하면서도 친해지고.

“두 사람의 공통점도 많고, 또 다른 점도 많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얘기해보고 싶어요.
우선, ‘나’를 소개해줄 수 있나요?”


  • 청파로 373-17 인터뷰 네번째 주인공 동주와 우서, 학림카페의 계단에서

#중간을 달리는 사람과 되게 평범한 사람


#18살 #김동주 #14살 #김우서 #지금 내 인생


동주 저는 중간을 달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너무 외향적이지도 않고, 너무 내향적이지도 않고, 너무 계획적이지도 않고, 즉흥적이지도 않고. 너무 감수성이 풍부한데, 엄청 현실적이기도 하고. 성적도 중위권이에요. 그래서 제 성격이 이도 저도 아니구나! 나는 왜 그러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친구들하고 얘기하다가, 어떤 친구가 ‘나는 나쁜 행동을 하기 전에 너가 떠오른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너에게 부끄러운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중간을 달리는 사람이어도 뭔가 도움이 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우서 그냥 되게 평범한 사람. 애들하고 어울릴 때도 평범하고, 어떤 면은 다른 애들보다 뒤떨어진 면도 있는데 어떨 때 보면 또 제가 잘하는 면도 있고. 이런 면들을 보면 진짜 평범한 것 같아서.

“14살과 18살은 작년과 어떻게 다를까요? ‘중1’과 ‘고2’은 어떻게 느낌이 다른가요?”

동주 저는 원래 저한테 관대하고, 남한테 조금 각박한 편이었거든요. ‘쟤는 진짜 왜 저럴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남한테 관대해지고 나한테 각박해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인간관계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우서 웃긴게, 언니랑 계속 답이 비슷하게 겹치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언니랑 반대로 작년까지는 저를 탓하고, 남들한테는 그럴 수 있지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저한테 좀 관대해지고 다른 사람들한테 각박해졌어요. 그래서 더 인간관계가 더 얽힌 것 같아요. 싫어하는 친구도 많아지고, 저희 반이 마음에 들지도 않아요.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동주 싫어하는 유형이 있구나.
우서 근데 선생님들이 걔를 감싸서 이제 나는 더 싫어지는 거지.
동주 근데 그런 애들은 계속 그러더라.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

“두 사람 각각 14살, 18살 내 인생에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우서 요즘에는 뭔가 마음에 구멍이 생긴 것 같아서 허전해요. 다른 친구들은 취미 같은 게 다 있는데, 저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아하는 걸 찾고 싶어서 시간 날 때마다 생각도 좀 해보는데 아직까지는.
동주 어릴 때는 외모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인간관계 고민도 많았는데. 요즘은 고민하면 미래밖에 생각이 안 나요. 원래 무대감독이 꿈이었는데, 무대감독은 무대 뒤에서 일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제가 빛나는 그런 걸 하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나중에 열등감을 느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요즘 목표가 갑자기 사라져서 고민이에요.

“반대로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서 학원에 친구들이 있어요. 학원이 끝나면 8시쯤 되는데,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애들이랑 뛰어놀아요. 아무 생각 없이 뛰어놀아요. 저희가 멤버가 딱 3명인데, 미끄럼틀에서 햄버거처럼 벽을 쌓아서 쑥 내려가고. 모래 뿌려놓고 웃고.
동주 저는 책을 읽는 게 좋아서 도서관에 가요. 월요일 빼고는 다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만들어서 친구들하고 나누는 것도 좋고요.

“요즘 무슨 생각을 많이 하나요?”

우서 옛날에는 연애가 되게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냥 그런 생각 다 버리고 일단 나부터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에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동주 저는 다 때려치우고 지금부터 아르바이트하고 돈 모아서 세계 여행 다닐까. 그런 생각 해요. 노는 것도 좋아하고 추억 쌓는 것도 좋아하니까, 성공 안 해도 내가 행복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열심히 돈 벌어서 가고 싶은 곳 다 가고. 그러고 싶다. 그러고 진짜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나.

동주 말하다 보니까 진짜 갑자기 다 때려치우고 싶어 갑자기.

“요즘이라고 하면, 저희가 매번 만나는 17인 활동을 빼놓을 수 없죠. 17인 활동 중에 각각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우서 저는 몸으로 활동하는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저는 금요일이 되게 기대되고 그래요. 원래 일주일이 다 똑같잖아요. 그냥 학교, 학원, 집 가는게 다 똑같은데 여기 오는 건 다르니까. 삶의 원동력이라고 해야 할까.
동주 서로 눈을 쳐다보는 활동이 있었잖아요.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오래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고 잘 못하니까.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사람이 서로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나 스스로를 평범하다, 중간이다, 이렇게 표현했는데. 나에게 이런 점은 참 특별한데, 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요?”

우서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제가 글 쓰는 시간에 선생님한테 칭찬받은 적이 있어요. 어떤 이야기의 뒷부분을 써 보는 건데, 그걸 칭찬받았어요. 유치하게 무슨 소설을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글 쓰는 거 하면 다른 애들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동주 우서가 글 쓰는 얘기 하니까 생각난 건데, 저는 발표하는 걸 좋아해서 제가 발표 수업을 맡아서 한 게 있었는데 그때 친구들이 선생님보다 잘했다고 그랬었어요.
동주 (우서가) 글을 써주면 내가 발표를 할게.

동주 제가 말하면서 느낀 건데, 우서가 말을 할 때 사람들을 평온하게 하고, 되게 집중 시키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서가 이런 면이 멋있다는 생각을 해요.

  • 청파로 373-17 인터뷰 네번째 주인공 동주와 우서, 학림카페에서

#여중, 어때?


#여중 #우정 #사랑


 두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공통점인 여자중학교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또 두 사람 나이대의 관심사에 대해 더욱 깊게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정식적인 인터뷰가 끝난 지 오래였지만, 우리는 한참 그 주제를 열띤 대화를 나눴다.

“여중 일화를 좀 얘기해볼 수 있을까요?”

동주 일단, 옷 갈아입는 거. 아무데서나 갈아입을 수 있고. 애들이 다 예쁘게 맑게 생겼는데, 알고 보면 엄청 미쳐있어요.
우서 진짜 맞아.
동주 저희는 전교생이 200명도 안되어서 엄청 가족 같았어요. 서로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우서 저희는 반대로 약간 기싸움 같은 게 있고. 무리가 많이 갈라져서 아쉬워요.
동주 저희도 싸우는 게 있긴 했는데, 엄청 무서운 선생님이 계셨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살짝만 사이가 나빠도 딱 눈치채고 불러서 얘기하고 그랬어요.

“우서에게도 그런 선생님이 필요하겠어요.”

우서 그런데 친한 애들끼리 있다보면, 딱히 신경 안 써질 때도 있어요.

“또 어떤 점이 있을까요?”

동주 저희는 여중이 있고 바로 옆에 남녀공학 학교가 있었는데, 그래서 등교도 같이하고 그랬거든요. 가끔 거기서 버스킹이라도 하면 저희가 화장실 창문으로 보면서 소리 지르구.
우서 저희는 주변에 다 남중이거나 여중이어서. 그런데 이제 야외활동 가서 공학인 학교를 지나가면, ‘야. 저기 질러서 가자’이러고.
동주 남자에 대한 환상이 엄청나 그 시기에.
우서 관심은 있어서 다들 남소해 달라고 난리 치기도 해요. 서로 남소하고 서로 망하고.
동주 맞아 맞아.

“받아본 적 있나요?”

우서 받아본 적은 있어요. 근데 소개 받은 사람이 별로였어요.
동주 왜?
우서 나랑 성격이 안맞았어. 그래서 아예 연락을 끊고 지내.
동주 저는 완전 자만추. 근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몇 번 경험해보니까 저 좋다고 하는 사람 보다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해야 좋아요.
우서 근데 제 생각엔, 잘 골라서 만나봐야 해요. 애들이 다 이상해. 아무나 만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동주 근데 저는 다들 ‘쟤를 왜 좋아해?’하는 친구를 좋아하고 있어요. 제 눈이 이상한가봐요. 저한테는 너무 멋있어요.
우서 저는, 이상형은 모르겠지만.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피라냐 닮았다고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제 이상형이 피라냐상인가봐요.

“피라냐요?”

동주 진짜 처음 들어본 이상형이다.
우서 모르겠어요. 근데 생긴 것 보다는 티키타카가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동주 저도 제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17인 중에는 없더라구요.



글 | 이혜진
인터뷰 진행 | 이혜진
[청소년 17인]
김동주 (풍무고등학교 2학년)
김우서 (한성여자중학교 1학년)


[활동 소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창작 파트너 “청소년 17인”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파트너 청소년은 2011년 <소년이 그랬다> 서포터즈로 시작, <레슬링 시즌> 주니어크리틱, <빨간버스> 승객단, <노란달> 스토리텔링 클럽 등 다양한 이름으로 참여해왔으며, 2015년 청소년 15인을 시작으로 현재 청소년 17인에 이르렀다.
공연 연계 워크숍, 청소년예술가탐색전, 희곡개발, 연구 등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리서치와 창작, 공연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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