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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호

[어린이청소년극하는 사람들]

[청파로 373-17 #1] 수인, 민서, 건희

이혜진

청파로 373-17
#청소년 17인 인터뷰 #임민서 #문수인 #이건희

청파로 373-17 은 국립극단 청소년 파트너쉽 [청소년 17인]의 인터뷰 코너이다. 17인의 활동과 더불어 각 개인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자리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함께할 17인의 각기 다른 세계를 만날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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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지원해줬어요.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립극단이 멀지는 않나요?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

민서 학교가 왕십리에 있어서 왕십리에서 지하철 타고 4호선으로 갈아타서 왔어요.
수인 5교시 끝내고 오려고 했는데 학교에서 강연을 듣게 했어요. 선생님들이 학교 명색이 있다고 반드시 시키거든요?
   듣고 지하철 타고 오니까 15분 늦게 도착했네요.
건희 인천 연수구에서 지하철 타면 여기(국립극단)까지 1시간 반 걸려요. 학교가 좀 늦게 끝나서 뛰어왔어요.
수인 고생했어.

여러분의 삶이 궁금해요.
“아직 5회 정도 진행되었지만, 17인 활동이 여러분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또는 와닿을까요?”
건희 원래 ‘불금’에 친구랑 피시방 가거나 시험 기간이면 도서실 가거나 했죠. 그래서 점점 삶이 재미없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년 초부터 평소에 안 하던 시도 같은 걸 되게 많이 하는 것 같아요.
   17인도 그런 활동 중에 하나고요. 피곤하긴 진짜 피곤한데.
수인 저는 세상을 보고 하나를 풀어헤치는 습관이 있어요. 그리고 풀어헤치지 않고 하나로 보는 게 꽤 어려워요.
   그래서 국립극단 하나가 크게 나한테 무슨 일이냐 하면 제가 좀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매일 저는 와서 다른 걸 느끼거든요. 저번 주는 신남과 흥분, 자괴감도 들고,
   오늘 인터뷰는 기대, ‘오오오오오’ 그런 느낌.
민서 저는 일단 자랑을 많이 해요. “너희 학원 갈 때 난 국립극단 가지롱”. 그리고 여기서 친구들이랑 얘기를 나누다
   보면 주제가 깊어질 때가 많아서, 저 혼자서도 깊게 들어가 보고 ‘이런 거에 대해서는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
   할까?’ 이런 것도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 ‘국립극단 간다.’ 이렇게 얘기하면 반응이 어때요?”



민서 그게 뭐 하는 거야. 아니면 그게 뭐야.



“그럴 때 민서는 뭐라고 얘기해요?”



민서 제가 연극, 뮤지컬 엄청 좋아하는데, 그건 애들이 알거든요. 그래서 국립극단이라는 데서 활동 같은 거 하는데
   그거 간다. 대충 말해주고 저 혼자 즐겨요.



“연극,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자주 말해줬던 게 기억나요.
그럼 민서에게 연극은 뭐에요? 연극이 민서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민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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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h”

#연뮤_좋아함 #연마 #객석에서_무대로 #지금_가는중


민서  저는 배우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거든요. 그래서 그냥 언제나 보고 싶고 저도 하고 싶은…….
   좀 더 생각을 돌린 다음에 말해야 할 것 같아요.

민서는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럼 다른 질문부터 얘기해볼까요? 저희가 두 번째 활동에서 ‘자기 이야기가 담긴 오브제를 가져오기’라는 미션이 있었는데, 그때 탭댄스 슈즈를 가져와서 탭댄스를 보여줬잖아요? 탭댄스와 관련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민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어요. 최근 대회에 나갔는데 ‘빌리’가 세 명이나 나왔어요. <빌리 엘리어츠>의 그 빌리.
   그리고 빌리의 마이클이랑 마틸다의 브루스도 나왔고….
수인 억울했겠다.
민서 근데 너무 잘하기도 하고, 짜증보다는 그냥 재밌었어요.

“탭댄스도 좋아하고, 연극 뮤지컬도 관심이 많고 한데, 이렇게 예술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민서 엄마가 뮤지컬을 좋아하세요. 그래서 디즈니 같은 것도 많이 보고 듣고 하다가 7살 생일 때 뮤지컬 <위키드>를
   처음 봤어요. 딱 들어갔는데 에메랄드 시티가 있잖아요. 그때부터 ‘우와~’. 그러다 <캣츠>도 보고, <레미제라블>
   도 보고 점점 많아지더니 ‘저거 하면 재밌겠다. 간지가 난다!’ 그래서 이제는 입시를 좀 준비하고 있어요. 연극도
   보게 되고 하니까 좀 세계가 넓어졌죠. 그렇게 빠져들고 저 혼자서 외국에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나 그런
   연극이나 뮤지컬도 혼자서 찾아보고 있어요.
민서 음…. 어떻게 빠져든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퍼포머로서 입시를 준비하는 건가요?”

민서 네. 무대 연기과 쪽에 가고 싶은데 사실 연출도 하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아요.

“그럼 연기하거나, 탭댄스 출 때 느낌이 어떤 느낌이에요? 어떤 느낌인지 너무 궁금해요.”

민서 작년에 학교에 연극이라는 과목이 있었어요. 그 과목에서 제가 다 연출하고 음악도 찾았어요. 진짜 열심히 연습했
   어요. 좀 힘들기도 하고 짜증도 났는데, 무대에 딱 올라가니까 긴장도 없고 그냥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 길이 내 길이 맞구나!”, “이게 맞구나. 이게 내 길이구나” 생각했어요.

“공통적인 질문인데, 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민서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무표정한 이모티콘.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저도 저를 잘 몰라서.
수인 그거 이름 있어. ‘meh’, 그러니까 그냥 말 그대로 약간 그런 느낌. ‘meh’ ‘허!’, ‘흥-’, ‘음….’ 그런 소리.

“수인이 표현해준 단어에 만족하시나요?”

민서 네, 메(meh)-

“그럼, 수인이는요? 본인을 표현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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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cat”

#예술 #메시지 #겹 #탐구


수인 재밌는 단어인데요, Copycat. 한국어로, 뭐라고 해야 하지?
민서 따라쟁이.
수인 따라쟁이! 저는 한 번도 저만의 생각을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다른 걸 보고 따라 하고 관찰하고. 제가
   조금 다르게 바꾸는 것뿐이지 저는 다른 사람 것을 보고 따라 하는 것밖에 없거든요.

수인은 영어를 잘한다. 발음이 매우 좋다. ‘외국에서 살다 온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릴 때부터 영어로 된 책을 보고 들으며 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수인이의 말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수인이 말 중간중간 영어단어를 사용한 부분은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인터뷰에 사용했다.

“활동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는 ‘뮤직 도슨트’ 활동 때 보여준 영상이 기억에 남아요. 직접 출연하고 무대도 꾸미고 영상 편집에 노래 가사도 새로 번역해서 자막 작업도 했잖아요? 원래 그런 활동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수인 옛날부터 여러 가지 활동에 관심이 있었어요. 영상 편집은 11살 때, 노래나 믹싱은 xylophone을 가지고 9살에
   시작했던 것 같아요. 번역도 해봤고 온라인 팬픽션 같은 걸 번역해서 재출판해보기도 했어요. 뮤직 도슨트 영상도
   강당에 가서 프로젝터로 우주 같은 배경 틀어놓고 휴대폰 다섯 대로 찍고 편집했어요.

“그러면 지금 얘기해준 것 중에 제일 좋아하는 예술 분야가 있을까요?”


수인 특정 매체를 더 좋아한다기보단, ‘내가 의미를 전달하는 데 뭐가 가장 효과적인가?’ 이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한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얼마나 의미를
   잘 보냈느냐

“예술가 된다면, 사람들과 잘 연결되고 소통하는 그런 예술가가 되고 싶은가요?”


수인 예술은 입장이나 견해를 엄청 쉽게 전해줄 수 있는 대단한 장치잖아요. 예술이 메시지라는 그 자체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도구가 아니라.

“수인이 예술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수인 여러 가지가 있어요. 도슨트 영상에서는 인터넷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메시지였어요.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무엇인지, 초심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것 같아요.

“기자가 되어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고, 정치를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예술일까요?”


수인 첫 번째로 제가 예술을 좋아하니까요. 두 번째로 예술 자체에서 다양한 표현 요소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잖아요.
   예술 자체에서 메시지를 통해서 또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Abstractionism, Absolutism
   이런 것도 생겨나고, 여러 가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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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탐험 #변화는_피곤해


인터뷰 진행 중 간간이 옆에서 추임새를 넣고 고개를 끄덕이느라 바빴던 건희. 사실 건희는 활동마다 다양한 얘기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멤버 중 한 명이다. 어느 때는 매우 감성적으로, 어느 때는 매우 시니컬한 일침을 날리기도 한다.

“맨 처음 질문에 삶이 재미없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해준 게 인상 깊었어요.”


건희 초등학교 때부터 맨날 학교 갔다가 집 갔다 똑같은 삶을 살았는데, 한 7년 동안 삶을 그렇게 사니까 약간 되게
   생기가 없어지고 생각이 없어지는 느낌. 작년 말쯤이었어요. ‘아, 이렇게 살면 큰일 나겠구나.’ 싶어서 동아리도
   여러 개 해보고, 기차 여행을 한다거나 여러 가지를 해요. 피곤하긴 진짜 피곤한데.

건희 그래서 저는 약간 뭐뭐다 라고 절 표현한다면 ‘변화’다.

“변화는 피곤하군요?”


건희 17인 활동이 끝나고 가면 빨라도 밤 11시 반, 늦으면 12시에요. 지하철에서 내려서 걷다가 눈을 감았다 떠보면
   풍경이 계속 확확 변해있어요.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 잠을 많이 자요.

“그러면 건희의 16살 인생에서 제일 흥미로운 건 뭘까요? 환희의 순간이라던가”


건희 새로운 곳을 가보는 거요. 원래 제가 학교-집 루틴을 7년 정도 반복했는데, 최근에 친구들이랑 ‘송현아’, 그러니까
   ‘송대 현대 아울렛’도 가고 노래방도 갔는데 그게 되게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요즘 기차 여행도 다녀요. 최근에
    일산 킨텍스랑 부산 다녀왔어요. 혼자.

“반대로 좌절의 순간, 재미없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건희 시험 마지막 날에 학교 공부방에서 11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국립극단에서 집 갈 때처럼
수인 눈이 안 떠져!
건희 어, 눈이 감겼다가 일어나니까 나 처음 보는 곳에 있어요. 내려가야 하는 계단을 지나쳐서 학교 끝까지 쭉 가버린
    거예요. 안 되겠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정작 시험 날에는 집중도 안 되고 잠 오고.
건희 아 환희의 순간, 그래도 시험 점수가 잘 나왔을 때.
수인 이야아아아
민서 중학교는 절대 평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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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이렇게 세 사람이 모이는 일도 드문 일인데, 서로에게 궁금했던 걸 물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수인 → 건희와 민서
“나 처음 봤을 때 소감”

건희 이런 사람이 있구나. 이상한 사람이다.
수인 이상한 사람이다. 오케이.
민서 난 약간 선생님인 줄 알았어. 다 같이 동그랗게 앉아 있는데 “일로 와요~” 이래서
건희 약간 인턴 같은 선생님

민서 → 수인

“머리 몇 년 길렀어?”

수인 저번 년부터 학교에 허락받고 기르기 시작했어. 학교에 교칙이 그냥 ‘단정하게’여서 길러도 되냐고 가서 물어
   봤어. 자르기 시작한 이유는 자르러 가기 귀찮아서 미루다 보니까 점점 길어졌는데, 나중엔 좀 아까워서 내
   버려 뒀어.

민서 → 수인과 건희
“폰이랑 컴퓨터 같은 거 많이 봐? 왜냐면 엄마가 요즘 핸드폰 좀 그만 보라고 해.”

수인 평균 매일 사용량이 1시간 반
건희 작년엔 진짜 많이 봤어요. 아마 하루에 10시간 이상. 이번 년에 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좀 적어지는 느낌.
    하루에 한 10분도 못 이용할 때도 있어요.

강아지와 햄스터, 앵무새와 네 남매
우리는 편안한 분위기 안에서 인터뷰를 끝마쳤다. 우리는 이 친구들의 삶이 좀 더 궁금해졌다. 인터뷰 중간중간 등장한 친구들의 ‘어머니’, ‘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이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누구랑 살고 있어요?”

수인 일단 전 여동생 두 마리이이아아아-
민서&건희  두 마리? 두 마리?
수인 여동생 두 명이랑 햄스터 다섯 마리, 앵무새 한 마리랑 같이 살아요. 여동생 두 명이랑 나이 차이가 꽤 나요.
   한 명이 초등학교 6학년, 한 명은 초등학교 2학년이에요. 초등학생 2학년인 동생하고 전 8살 차이가 나는 거죠.
   이제 제가 오늘 집에 가잖아요? 그럼 팀업해서 절 공격하기 시작해요.
민서 저는 할머니랑 엄마랑 강아지 두 마리. 할머니랑은 제가 학년이 올라가고 나서 서먹해진 것 같은데, 그래도
   잘 지내는 편인 것 같아요!
건희 저는 위에 형 한 명, 누나 두 명이 있어요. 첫째 누나가 거의 서른일곱. 둘째 누나가 서른넷, 서른다섯? 그쯤 된
   것 같고, 형은 한 스물넷 스물다섯 되는 것 같아요.

“건희가 늦둥이네요??”


건희 네 늦둥이예요. 그래서 어렸을 때는 누나가 맨날 업어 키웠어요. 한번은 누나가 대학생이었는데 저 업고 술 먹었
   다가 엄마한테 좀 맞았대요. 술 먹고 저 안고 계단에서 넘어져서. 저는 안 다쳤는데.
수인 너도 마셨어?
건희 나는 안 마셨지





글 | 이혜진
인터뷰 진행 | 김미선, 이혜진
[청소년 17인]
문수인(서울국제고등학교 2학년)
임민서(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2학년)
이건희 (선학중학교 3학년)


[활동 소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창작 파트너 “청소년 17인”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파트너 청소년은 2011년 <소년이 그랬다> 서포터즈로 시작,
<레슬링 시즌> 주니어크리틱, <빨간버스> 승객단, <노란달> 스토리텔링 클럽 등 다양한 이름으로 참여해왔으며,
2015년 청소년 15인을 시작으로 현재 청소년 17인에 이르렀다.
공연 연계 워크숍, 청소년예술가탐색전, 희곡개발, 연구 등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리서치와 창작, 공연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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