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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 선정작 발표
  • 등록일 2026.10.07

    조회 710

 

2026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에 많은 관심 가지고 참여해 주신

극작가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 창작희곡공모 신청은 총 386편으로,

 여섯 명의 심사 위원이 심사를 진행하여 총 3편을 선정하였습니다.

 

 

 

[최종선정작]

대   상: <제7인> 정영욱 작

우수상: <전염성 감각> 차수자 작

우수상: <행복한 상상> 주은길 작

 

 

[시상식]

10월 15일(목) 14시 /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후원회 라운지

 

 

[심사총평]

2026년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에 총 386편의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이 중 3편의 당선작을 발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대상으로 <제7인>이 선정되었으며, <전염성 감각>과 <행복한 상상>이 우수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응모된 작품들이 각기 다른 글쓰기의 지향과 무대적 상상을 보여준 작품들이었기에 이 중 선택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심사위원들 역시 각기 희곡에서 중요시 여기는 지점이 다르기에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대상작의 선택을 위해 열띤 논쟁을 벌였으며 전원이 동일한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최종적인 선택 이후에는 기꺼이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대상 및 우수상 수상자들, 그리고 응모해 주신 작가님 모두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제7인>은 매우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느리게 진행되는 극 흐름 속에서 인물들은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발화에서는 조금 벗어난 톤으로 대화합니다. 그렇기에 거듭 읽어야만 발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 관객의 입장에서 가독성이 우려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작가 고유의 언어가 단지 문학적 수사를 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의 이격과 침묵 그리고 조금씩 어긋나 다층화되는 언어의 결을 활용하여 연극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주었습니다. 극 상황 자체의 견고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윤리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언어의 힘을 믿고자 하였습니다. AI가 창작의 영역에서도 점차 쓰임을 넓혀가는 시기에 구성과 리듬에 약점이 있더라도 희곡이 포기하지 않아야 할 본질을 지키려는 하나의 예로서 이 작품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전염성 감각>은 청소년의 자살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청소년을 다루는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분법적 선악의 관계가 아니라, 학생들과 교사들, 그리고 강사 혹은 공익요원 사이에 존재하는 폭력성이 공유되는 과정을 ‘전염성 감각’이라는 이름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조용하지만 요동치는 상황과 인물 내면을 드러내고 있었고, 죽은 ‘요정’이 늘 함께하지만 극이 장르물로 빠져들지 않고 요정의 존재를 전염성 감각이라는 주제와 연결 짓는, 기교 있는 글쓰기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행복한 상상>은 아리스토파네스의 <새>처럼 새를 통해서 인간 사회를 풍자하는 재치 넘치는 작품입니다. 생태주의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권력을 쟁취한 새들이 착취 구조를 반복 재생한다는 점에서 작가가 단지 주제를 소모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삶의 방식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형식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 생태, 플랫폼 노동, 인종차별과 이주노동자 혐오, 세대 갈등, 자본주의 등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주제가 산만해지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산만함 속에서도 희극적 극 진행을 통일시키는 힘을 드러냅니다. 거침없는 상상력은 행복한, 그러나 순진하지 않은 고유한 글쓰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당선작 이외에도 <오래된 집>, <반틈 사이 문틈>, <독>, <차단>, <경기기기긱: 서울을 중심으로 한 그 주위의 땅> 등이 함께 경합한 작품들입니다. 

 

등장인물의 뒤로 묘사 없이 직접화법의 말만 써놓는 희곡이라는 장르는 최소한을 말하면서도 최대치를 표현하는 장르입니다. 작게 말해도 무대에서 크게 울리는 언어를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를 통해 보내주신 작가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26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 심사 위원(가나다순)

김도영 극작가

나옥희 연출가

윤성희 작·연출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조만수 연극평론가

황정민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