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폴리스Ⅱ] 라이오스
2025.11.06 ~
2025.11.22
※ <예술가와의 대화> 11.16.(일) 공연 종료 후, 객석
- 사회: 연출 김수정
- 참석: 드라마투르기 박성원, 배우 전혜진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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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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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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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평일 19시 30분|토·일 15시 (화 공연없음)
※ 접근성 회차: 11.14.(금)-11.16.(일)
/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해설, 이동지원, 무대 모형 터치투어 -
입장권
R석 6만원, S석 4만 5천원, A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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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시간
105분(인터미션 없음)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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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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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연령
16세 이상 관람가(2009년 12월 31일 출생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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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영문자막 매주 목요일, 일요일 (11.16.(일) 회차 제외)
한글자막 매주 월요일, 금요일, 접근성 회차 3회 (11.14.(금)-11.16.(일))
English subtitles will be provided on Thursdays and Sundays (except 11.16.) -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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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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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장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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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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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전혜진
![[안트로폴리스Ⅱ] 라이오스 포스터](/upload/perfIntroPoster/25091712181751100830.jpg)
욕망이 낳은 비극의 대물림,
당신이 몰랐던 그리스 신화의 발칙한 이면!
★★★★★
2024 《Theater heute》 선정
올해의 작품상·연출상·여배우상·드라마터그상
감동적이고, 지적이며, 매력적인 독창성을 지닌 작품
- Spiegel online -
공연이 끝나자 폭발적인 박수가 터져 나오고,
누구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했다. 객석 모두가 기립했다
- NDR Kultur -
고대 신화의 날카롭고도 정치적인 해석으로 관객을 이끈다
- nachtkritik.de -

독일 연극계를 뒤흔든 문제작,
2025년 대한민국의 오늘을 파고들다!
독일을 대표하는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신작이 동시대의 균열과 쟁점을 예리하게 꿰뚫는 연출가 김수정과 만났다! 낯익은 그리스 신화에 과감한 상상력을 입힌 원작은, 2025년 대한민국의 사회적 현실을 담은 재치 있는 각색과 함께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린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부모와 자식,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물림의 고리. 신화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이 사슬은, 관객을 사로잡으며 도이체스 샤우슈필하우스에서의 뜨거운 환호를 국내 무대에 전할 것이다.

라이오스 Laios
: 테베 왕가의 마지막 후손, 그리고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비극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름, ‘오이디푸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오이디푸스에 주목해 왔지만, 아버지 ‘라이오스’의 이름은 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연극 <라이오스>는 그 이름을 무대에 소환하여 비극의 시작을 다시 묻는다. 라이오스는 왜 신탁을 거스르고 말았는가? 그리고 아들 오이디푸스는 왜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
2025년 명동예술극장, 과감한 상상을 거듭하며
대물림된 비극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에 당신을 초대한다!

10년 만의 무대 귀환!
배우 전혜진이 선보일 도발적인 1인극
압도적인 아우라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사랑받는 배우 전혜진이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다. 단 한 명의 배우가 수많은 등장인물과 서술자를 오가며 신화의 야수성을 거침없이 폭발시키는 1인극, <라이오스>. 배우 전혜진은 목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숨결 하나까지 정교하게 조율하며 때로는 과감하고 때로는 재치 있게 서사를 이끈다. 2025년 대한민국과 고대 그리스 테베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허물며 강렬한 몰입을 선사할 무대, 절대 놓치지 말자!

[안트로폴리스Ⅱ] <라이오스>
국립극단은 2023년 독일 함부르크 도이체스 샤우슈필하우스에서 초연한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신작, [안트로폴리스 5부작]을 2025-2026년에 걸쳐 차례로 선보인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디오니소스’,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티고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신화 속 비극적 인물들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프롤로그/디오니소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두 번째 작품 <라이오스>는 군주가 사라진 테베로 돌아온 카드모스 왕의 마지막 후손이자, 아들 ‘오이디푸스’의 비극에 가려진 아버지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소환한다.

SYNOPSIS
2025년, 명동예술극장. 배우 전혜진은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광기와 피로 얼룩진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 리코스와 암피온의 시대를 지나 갑자기 왕이 없어진 테베. 테베의 시민들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카드모스의 후손, 버려졌던 라이오스를 데려와 왕으로 즉위시키고 이오카스테와 결혼시킨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게 된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는 불안에 떨기 시작하는데...
‘오이디푸스’는 왜,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

만드는 사람들
작 롤란트 쉼멜페니히
각색·연출 김수정
번역 장은수 ㅣ 드라마투르기 박성원 ㅣ 무대미술 임일진
조명 김성구 ㅣ 의상 김지연 ㅣ 분장 백지영
소품 남혜연 ㅣ 음악 이율구 ㅣ 음향 전민배 ㅣ 영상 임정은
조연출 김보경 홍조은 ㅣ 제작진행 김민경
출연
전혜진

할인 및 혜택

작 롤란트 쉼멜페니히
롤란트 쉼멜페니히는 독일 괴팅겐 출생으로, 현재 독일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그는 뮌헨에 있는 오토 팔켄베르크 연극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후 뮌헨의 캄머슈필레 극장을 시작으로 베를린의 샤우뷔네, 빈의 부르크테아너, 베를린 폴크스퀴네 등 저명한 극장에서 일했다.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의 극장들에서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비엔나, 취리히, 코펜하겐, 스톡홀름, 토론토, 도쿄 등 소재의 국제적 극장들에서 희곡을 써 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비엔나 부르크 극장에서 작/연출로 세계 초연된 연극 <황금 용>으로 뮐하임 극작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황금 용> <과거의 여인> <아라비안 나이트> 등이 소개되었다.
각색·연출 김수정
현 극단 신세계 대표 및 상임연출ㅣ연출 김수정은 잔인할 만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우리의 모순을 드러내며, 동시대의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마주하고자 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하미>, <생활풍경>, <공주(孔主)들>, <파란나라>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 건지?’ 질문을 던져왔다. 그 외 한국 연극계에 안전한 공동창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활동도 하고 있다.
주요작품
<하미>, <부동산 오브 슈퍼맨>, <김수정입니다>, <별들의 전쟁>, <생활풍경>, <공주들>, <이갈리아의 딸들>, <파란나라>, <말 잘 듣는 사람들>, <망각댄스_4.16편>, <멋진 신세계>, <인간동물원초>, <그러므로 포르노>, <안전가족> 외
수상내역
2024 문화체육관광부 제17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양)성평등문화지원상’ [극단 신세계]
2021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 〈생활풍경〉
2021 월간 한국연극 ‘2021 공연 베스트 7’ 선정 〈생활풍경〉
2021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생활풍경〉
2021 제42회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생활풍경〉
2020 대한민국 연극대상 '젊은 연극인상'
2019 제40회 서울연극제 '우수상', '관객평가단 인기상' 〈공주(孔主)들〉
2017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 〈파란나라〉
2017 월간 한국연극 ‘2017 공연 베스트 7’ 선정 〈파란나라〉
2017 제38회 서울연극제 ‘관객평가단 인기상’ 〈말 잘 듣는 사람들〉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연출상 〈인간동물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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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권종명 |
할인율 |
대상 및 증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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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할인은 국립극단 홈페이지 및 콜센터 1644-2003에서 모두 예매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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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회원 |
40% |
1인당 4매 한 • 유료회원 우선예매: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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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및 청소년 |
40% |
대학생: 현재 대학교 재학 중인 본인만 • 2021 이후 학번: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학생증 지참 필 • 2020 이전 학번: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관람일 기준 3개월 이내 발급받은 재학증명서(학사정보시스템 대체 가능)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대학원생 적용 불가 청소년: 24세까지 본인만 (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나지 않은 2000년 이후 출생자) •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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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티켓 (24세 이하) |
1만 5천원 (S석 한정) |
24세 이하 본인만(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나지 않은 2000년 이후 출생자) • 관람 당일 신분증 지참 필 • 푸른티켓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판매수량 한정, 푸른티켓 마감 후 예매 변경 시 적용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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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회차 |
30% |
11.6.(목)~11.9.(일) 회차에 한함 • 9.28.(일)까지 예매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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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트로폴리스] 시리즈 (재관람) |
30% |
2025년 국립극단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안트로폴리스Ⅱ] <라이오스> 공연 유료 티켓 소지자 1인당 2매 한 •유료티켓 실물 확인 후 티켓에 도장 날인 / 도장 날인 이후 재사용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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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
20% |
3인 이상 동일 회차, 동일 등급 관람 시 적용 • 부분취소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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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릴레이티켓 |
20% |
문화릴레이티켓 참여기관 유료 공연 관람자 1인당 2매 한 •관람 당일 참여기관에서 2024년 1월 이후 실물 유료 티켓, 문화포털-오늘의 공연 인증 혹은 예매내역 지참 필 ※ 온라인 공연 및 전시 제외 / 예매문자 및 캡처 화면으로 증빙 불가 * 참여기관은 하단 상세내역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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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인회원 |
50% |
본인만(공연별 1회에 한함) • 관람 당일 신분증 지참 필 • 연극인회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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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누리카드소지자 |
50% |
문화누리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문화누리카드(본인 서명 필)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문화누리카드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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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회원 |
30% |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실물)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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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패스소지자 |
30% |
예술인패스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2023.09 이후 발급(갱신)한 예술인패스(실물 또는 모바일) 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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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
50% |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복지카드 지참 필 * 휠체어석 예매는 국립극단 콜센터 (1644-2003) 통해서만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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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65세 이상) |
50% |
65세 이상 본인만(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난 1960년 이전 출생자) •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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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
20% |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국민행복카드(구 아이사랑 카드), 산모수첩과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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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할인은 국립극단 콜센터 1644-2003를 통해서만 예매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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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카드소지자 |
20% |
다자녀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다자녀카드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지방자치단체에서 발급한 다자녀카드 소지자에 한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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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친화인증사 |
20% |
여가친화인증사 임직원 본인만 • 관람 당일 여가친화인증서, 명함/사원증과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공연 관람일 기준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여가친화인증서 증빙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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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 유족 |
50% |
국가유공자증 및 국가유공자 유족증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국가유공자증 및 국가유공자 유족증 지참 필 (‘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 유족’ 기재된 국가보훈등록증 대체 가능) • 국가유공자증, 국가유공자 유족증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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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보상대상자 |
50% |
보훈보상대상증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보훈보상대상자증 지참 필 (‘보훈보상대상자’ 기재된 국가보훈등록증 대체 가능) • 보훈보상대상자증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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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
30% |
20인 이상 동일 회차 관람 시 적용 (부분 취소 불가) |
• 관람 당일 신분증 및 증빙자료(유료티켓, 학생증, 신분증 등)를 반드시 지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택한 할인의 대상자 전원이 직접 매표소 방문하여 증빙자료 확인 후 티켓 수령이 가능하며, 미지참 시 정가 기준 차액을 지불하셔야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 본인 1매만 예매 가능한 할인권종 선택 시 신분증 성함과 예매자 성함이 불일치하는 경우 정가 기준 차액을 지불하셔야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 관람 당일 선택한 할인에 해당하는 증빙자료 지참 시에만 차액 지불 없이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할인율이 동일하더라도 변경 불가)
•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되지 않으며(관람자 1인당 하나의 할인만 적용 가능), 티켓 대리 수령 및 양도는 불가합니다.
○ 문화릴레이 참여기관
경기아트센터, 국가유산진흥원, 국립국악원, 국립극단, 국립극장,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정동극장,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서울예술단, 성남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안산문화재단, 예술의전당, 용인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 포천문화관광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표지 앞면
[안트로폴리스 Ⅱ] 라이오스
[ANTHROPOLIS Ⅱ] Laios
※ 국립극단 문자 프로그램북은 일부 공연에 한해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 점진적으로 대상 공연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국립극단에서는 공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많은 관객분들과 나누고자 프로그램북 파일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북은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한글파일로, 인쇄된 프로그램북 내에 삽입된 이미지에 대한 설명과 원고가 텍스트로 담겨있습니다. 프로그램북을 통해 연극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국립극단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된 서비스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프로그램북에 게재된 모든 원고, 사진 및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은 국립극단 및 해당 저자의 소유로 저작자의 허가 없이는 재사용(복제, 재인용 및 개인 SNS와 웹사이트 게시 등)이 불가합니다. 비영리 및 학술적 용도로 복제, 재인용을 원하시는 경우 국립극단 공연기획팀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연락처: perf@ntck.or.kr
(이미지: 국립극단 로고)
표지 내지
국립극단 안트로폴리스 ll 라이오스
작 롤란트 쉼멜페니히
각색·연출 김수정
일정 2025년 11월 6일(목) – 11월 22일(토)
주최·제작 (재)국립극단
* 이 프로그램북은 재생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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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
2025년 11월 6일(목) – 11월 22일(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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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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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제작 |
(재)국립극단 |
(이미지: 포스터)
목차
작가 소개 2p
원작 소개 6p
번역가의 글 8p
각색·연출 소개 12p
시놉시스 14p
인물관계도 16p
출연진 18p
스태프 프로필 20p
디자이너의 글 22p
작품 이해 돕기1 26p
과거에서 배워 오늘을 살고 미래를 꿈꾸다
작품 이해 돕기2 28p
작품 속 사건 이해
작품 이해 돕기2 30p
오늘 만날 라이오스는 누구인가?
연습 스케치 32p
만드는 사람들 36p
(재)국립극단 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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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사진)
작가 소개
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 Roland Schimmelpfennig
롤란트 쉼멜페니히는 독일 괴팅겐 출생으로, 현재 독일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그는 뮌헨에 있는 오토 팔켄베르크 연극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후 뮌헨의 캄머슈필레 극장을 시작으로 베를린의 샤우뷔네, 빈의 부르크테아너, 베를린 폴크스퀴네 등 저명한 극장에서 일했다.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의 극장들에서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비엔나, 취리히, 코펜하겐, 스톡홀름, 토론토, 도쿄 등 소재의 국제적 극장들에서 희곡을 써 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비엔나 부르크 극장에서 작/연출로 세계 초연된 연극 <황금 용>으로 뮐하임 극작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황금 용> <과거의 여인> <아라비안 나이트> 등이 소개되었다.
특히 2009년 비엔나 부르크 극장에서 작/연출로 세계 초연된 연극 <황금 용>으로 뮐하임 극작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황금 용> <과거의 여인> <아라비안 나이트> 등이 소개되었다.
주요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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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2024 Stuck des Jahres (올해의 작품상)
2010 Mulheimer Dramatikerpreis (뮐하임연극제 희곡작가상)
2009, 2002 Nestroy Theatre Prize (네스트로이연극상)
1998 Fordergabe des Schiller-Gedachtnispreises von Baden-Wurttemberg (바덴 뷔르템베르크의 실러기념상)
1997, 2010 Else Lasker-Schuler Dramatist Prize (엘제라스커쉴러상)
작가의 글
친애하는 관객 여러분께,
저의 5부작 [안트로폴리스]가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것은 제게 큰 기쁨이자 영광입니다. 저에게 연극은 언제나 만남의 장소, 대화의 공간이었습니다. 대화는 곧 문명이자 민주주의를 뜻합니다. 그리고 연극은 이야기들이 시간과 국경, 문화를 넘어 여행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렇게 대화 또한 함께 이동합니다. [안트로폴리스]의 기반이 된 고대 유럽 신화들이 저의 글을 통해 이제 한국 무대에서 새로운 목소리, 새로운 몸짓, 새로운 이미지를 입게 된다는 사실에 깊이 감격하게 됩니다.
[안트로폴리스]를 작업할 당시, 저는 고대 신화가 단지 사라진 세계의 머나먼 이야기가 아닌,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도 절실히 느꼈습니다.
한 작가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위대한 고전 작품들과 몇 년에 걸쳐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깊이 있게 대면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이 프로젝트는 분명히 저의 사고와 글쓰기에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고대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우리 자신을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 갈망, 두려움, 정의를 위한 투쟁, 그리고 사회와 개인 사이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모순 속 우리의 모습이 여전히 거기 있습니다. 델포이 신전의 문 위에는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고대는 닫힌 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읽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저장소입니다—특히 격변과 불확실성만이 가득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과 같은 때에 더욱 그렇습니다. [안트로폴리스]는 고대의 목소리들을 다시금 현재로 불러오려는 시도입니다. 박물관 유물처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고, 모순되며, 새로운 관점에 열려 있는 이야기로서 말입니다. 특히 이 시도를 통해 저는 테베의 흥망을 다룬 일련의 희곡들에서 세계 문학사에서 사라진 부분,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에 관한 이야기도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연극은 관객 없이, 여러분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연극은 관객 여러분의, 함께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의지에서 살아납니다. 그 모험은 우리를 낯선 세계로 이끌지만, 동시에 우리를 서로 더 가까이 이어줍니다. 여러분이 [안트로폴리스]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혼란일 수도, 어쩌면 기쁨일 수도, 혹은 공감이 되는 어떤 울림일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국 공연을 가능하게 해 주신 모든 아티스트분들게, 그리고 이 여정을 함께해 주시는 모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롤란트 쉼멜페니히 드림.
작가의 글(영문)
Dear Audience,
It is a great joy and honor for me that my drama cycle Anthropolis is being presented in Korea. For me, theater has always been a place of encounter, a place of dialogue. Dialogue means civilization, democracy. And theater is a space in which stories can travel across times, countries, and cultures. Thus, so does dialog. The fact that the ancient European myths that form the base of Anthropolis now find new voices, new bodies, and new images in a Korean theater through my texts fills me with
profound gratitude.
When I was working on Anthropolis, I was aware that the ancient material is more than distant tales from a vanished world, and I was also acutely aware of the enormous privilege of being chosen by the Deutsches Schauspielhaus Hamburg as the author of this project. How often does an author get the chance to spend several years engaging, word by word, with the great canonical works of Aeschylus, Sophocles, and Euripides? The project has, without doubt, changed my thinking and my writing. The ancient stories are mirrors in which we can still recognize ourselves today: in our longings, in our fears, in our struggles for justice, in the never fully resolvable contradiction between
society and individuality. Above the entrance to the Oracle of Delphi stood the words: Know thyself.
Antiquity is not a closed chapter. It is a reservoir of stories that we can read and retell again and again—especially in a time when we are confronted with upheavals, uncertainties, and crises. Anthropolis is an attempt to bring these ancient voices once more into the present: not as something museum-like, but alive, contradictory, open to new perspectives—especially in the attempt to complement the series of plays about the rise and fall of the city of Thebes with the missing part, lost to world literature, the play about the father of Oedipus, "Laios".
Theater would not be theater without the audience, the people. It lives from the willingness of audiences to embark on a shared adventure. This adventure takes us into unfamiliar worlds, and at the same time brings us closer to one another. I hope that you will find in Anthropolis something that moves you, perhaps unsettles you, perhaps delights you—something that resonates within you. My heartfelt thanks go to all the artists who have made this performance in Korea possible, and to you, the audience, who are willing to take this path with us.
With warm regards,
Roland Schimmelpfennig
원작 소개
마라톤 5부작 연극 [안트로폴리스 Anthropolis]
안트로폴리스(Anthropolis)는 독일어로 인간의 시대를 뜻하는 안트로포챈(Anthropozä)1)과 도시를 의미하는 폴리스(Polis)가 결합된 말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문명사회에서 공동체를 이룬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프롤로그/디오니소스 Prolog/Dionysos>부터 <라이오스 Laios>, <오이디푸스 Öipus>, <이오카스테 Iokaste>, <안티고네/에필로그 Antigone/Epilog>까지 신화 속 이야기의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또한 우리에게 친숙한 디오니소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와 함께 라이오스, 이오카스테처럼 상대적으로 낯선 신화 속 인물까지 재조명해 고대 문명사회에서부터 현재까지 권력, 세대 간 갈등, 도덕적 딜레마에 관한 질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날 것의 인간 야수성으로 무대에 펼쳐 보인다.
고대 신화에서 테베 도시의 건설과 파괴가 반복되는 비극은 오늘날 산업혁명, 전쟁, 이상기후 등 다양한 변화를 겪은 문명사회와도 맞닿아 있다.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발발하는 인류의 위기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자연과 신이 인간에게 이토록 폭력적이고 끊임없는 고통을 내린 비극의 구조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팬데믹으로 인류가 또 다른 형태의 ‘위기의 시대’를 겪으면서 인간 공동체를 비롯한 사회 또한 완연히 달라졌고, 이에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팬데믹으로 인해 해체된 인간 공동체 속에서 드러나는 본질적인 인간성에 대한 탐구로 시작된 작품이다.
팬데믹 동안 5부작을 집필한 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는 한 인터뷰에서 “연극을 매개체로 사람들이 도시에 다시 모일 수 있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안트로폴리스] 5부작의 출발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기 결정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은 무엇이며, 이들이 비이성적인 질문들을 어떻게 마주하는가에 관한 질문이었다.
팬데믹에서 인간 공동체가 더 이상 이전처럼 운영되지 않는 것에 주목했고, 결국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다시 관객을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1)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든 지질시대를 지칭하는 단어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고도 한다.
기획의도
안트로폴리스 5부작 기획의도
국립극단 기획의도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국립극단(박정희 단장 겸 예술감독)이 발표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의 작품 구성을 대표하는 표제, “현존과 좌표”와 결을 같이하는 작품으로써 인간의 실존과 욕망, 자유의지, 잠재된 힘에 관한 이야기를 유럽 고대 신화를 기반하여 담고 있다.
특히 [안트로폴리스]는 국립극단이 해외 우수 신작으로 기획하여 제작되는 공연으로, 오늘의 관객에게도 와닿는 동시대적인 메시지와 고전이 가진 묵직한 힘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또한 5부작이라는 규모에도 불구하고 국립극단으로서 관객들에게 우수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도전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2025년 상연되는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에 이어 2026년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티고네/에필로그>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I 프롤로그/디오니소스 Prolog/Dionysos
원작 및 영감 – 에우리피데스 <바쿠스의 여신도들>
특징 - 도시 테베의 탄생과 디오니소스의 광기. 도시 안팎으로 질서와 혼돈이 대립한다. 도시의 탄생부터 존재한 인간 본성의 폭력이 결국 파멸을 불러온다.
II 라이오스 Laios
원작 및 영감 -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창작으로 고전 희곡과 신화 사이의 공백을 메꾼다.
특징 - 테베의 왕 라이오스가 예언의 저주를 맞이하며 아들의 비극을 예고한다. 부모 세대의 책임과 죄의 대물림, 인간의 자유의지와 운명을 이야기한다.
Ⅲ 오이디푸스 Öipus
원작 및 영감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특징 -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며 예언을 실현한다. 한편 도시는 전염병이 휩쓸고, 진실이 드러날수록 정체성과 권력, 책임이 대립한다.
V 안티고네/에필로그 Antigone/Epilogue
원작 및 영감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특징 - 안티고네는 가족의 의무를 다하고자, 국가의 명령을 어기고 죽은 오라비의 장례를 치르려다 반역자가 된다. 개인의 도덕적 양심과 국가의 권력이 충돌한다.
IV 이오카스테 Iokaste
원작 및 영감 - 아이스킬로스 <테베 공격 일곱 장군>, 에우리피데스 <포이니케 여인들>
특징 - 두 아들이 테베의 왕위를 두고 다투고, 어머니 이오카스테는 이를 중재하려 한다. 일순, 평화는 가능해 보이지만 곧 모든 것이 위태롭게 치닫는다.
V 안티고네/에필로그 Antigone/Epilogue
원작 및 영감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특징 - 안티고네는 가족의 의무를 다하고자, 국가의 명령을 어기고 죽은 오라비의 장례를 치르려다 반역자가 된다. 개인의 도덕적 양심과 국가의 권력이 충돌한다.
번역가의 글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와
도시 테베의 괴물
– 라이오스 이야기에서 인류세의 ‘지금 여기’를 읽다
장은수(한국외대 교수, 연극평론가
1. 인류세의 자성을 촉구하는 『안트로폴리스』 5부작
(그림 – 『안트로폴리스 Anthropolis』 책 표지)
롤란트 쉼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의 『안트로폴리스 Anthropolis』는 책 표지가 특이하다. “안트로폴리스”라는 붉은 글씨에서 “괴물”, “도시”, “테베”라는 세 키워드가 화살표로 튀어나온다. 낙서하듯 장난스러운 표지인데 왠지 섬뜩하다. 설마 그 화살이 독자인 나를 겨냥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데 쉼멜페니히는 왜 『안트로폴리스』 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인류세 Anthropocene’와 ‘도시 Polis’를 결합시킨 ‘인류의 도시’라는 말뜻은 평범한 만큼 도발적이다. 공격의 화살이 다른 대안적 존재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문화는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23년 함부르크에서 초연된 <안트로폴리스> 마라톤 공연의 유례없는 성과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예다. 독일 함부르크 도이체스 샤우슈필하우스(Deutsches Schauspielhaus Hamburg)는 코비드 팬데믹 기간 동안 작가와 손잡고 조용한 반란을 기획했다. 약 2년간의 작업 끝에 쉼멜페니히는 2023년 『안트로폴리스』 5부작 시리즈를 내놓았다. 함부르크 샤우슈필하우스의 카린 바이어(Karin Beier) 예술감독은 5편의 공연을 혼자서 도맡아 연출했다.
바이어 연출은 <안트로폴리스> 공연을 통해 고대 그리스 비극이 지녔던 정화적 기능을 부활시킬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 정화의 시작은 인류세의 폭력성과 오만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일관성 있게 천명한 주제이기도 했다. 기획 단계부터 작가, 연출가, 드라마투르그 등, 현장 연극인이 모여 함께 빚어낸 5부작은 2023년 9월부터 초연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은 적중했다. 2024년 ‘테아터 호이테’지의 “올해의 극작품”을 비롯해 주요 상을 휩쓸며 독일 연극계를 놀라게 했다. 그 덕분에 함부르크 샤우슈필하우스는 오래간만에 독일 연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안트로폴리스』 는 테베를 배경으로 하는 다섯 편의 비극을 재창작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약 2500년 전 젊은 오이디푸스가 찾아갔던 도시 국가 테베는 가뭄과 팬데믹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새 왕의 급선무는 이 나라의 재앙이 멈추도록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었다. 오늘날, 최첨단 기술문명을 자랑하는 21세기의 인류 역시 팬데믹의 재앙 앞에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쉼멜페니히는 카드모스 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화 시리즈를 연대기적으로 배치했다. <라이오스>를 제외한 네 작품은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의 고대 문헌의 재번역에 가깝다. 각 작품은 독립성을 갖되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시간적 배경은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열린 형식이다. <프롤로그/디오니소스 Prolog/Dionysos>, <라이오스 Laios>, <오이디푸스 Ödipus>, <이오카스테 Iokaste>, 그리고 <안티고네 Antigone>의 연결고리는 국가 도시 테베다. "일곱 개 문의 도시"라 불리던 이곳에서 갈등, 권력 투쟁, 폭력이 세대를 거쳐 현대로까지 이어진다.
카드모스족의 신화는 인간의 폭력적 뿌리를 은유한다. 카드모스가 용을 죽일 때 이빨을 잔인하게 뽑아버려서 그 이빨에서 전사들이 자라났다. “용 사냥꾼” 후손인 인간의 힘은 대단하지만, 그 폭력성도 대단하다. 신이건, 사람이건, 남자는 여자를 강간하고, 부모는 필요하면 자식도 쓰레기처럼 내다 버린다. 서로를 살육하는 잔인함은 야수를 능가한다. 제1부 <디오니소스>에서 아가우에는 아들 펜테우스를 사자로 착각해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
5부작 전체를 관통하는 패턴은 광기와 폭력으로 얼룩진 인류의 역사다. 갈등 관계는 부모와 자식(라이오스↔오이디푸스, 스핑크스), 형제(이오카스테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 삼촌 내지 사촌(크레온↔안티고네, 디오니소스↔펜테우스) 등, 가까운 친족간에 서로 상처 주고 죽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게다가 전쟁과 갈등으로 서로를 잔인하게 괴롭히고 죽이는 사람이 남이 아니라 가족과 친지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고 비인간적이다.
테베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베를린이나 서울과도 맞닿아 있다. 지구촌의 수많은 갈등과 전쟁(가자지구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정치 선동가들과 극우 정당의 재등장(트럼프, 독일대안당 AfD), 그리고 우리의 동족상잔 비극부터 비상계엄 촌극까지도 연결된다.
『안트로폴리스』는 인간 문명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자 후기 자본주의의 급진적 변혁 국면에 대한 비판, 그리고 기후 위기를 비롯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인간이 계몽과 이성을 강조하면서도 폭력과 전쟁을 일삼고, 인간중심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생태계를 파괴해 왔음을 직시하게 한다. 그것은 캐서린 헤일스나 도너 헤러웨이, 로지 브라이도티 등의 포스트휴먼적 탈인간중심주의 담론, 그리고 나아가서는 신유물론의 ‘평평한 존재론(flat onthology)’과도 조우한다.
그의 작품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과 성찰은 다분히 인문학적이다. 영웅적 인간들이 신탁으로 예언된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동물과 괴물, 그리고 다양한 객체 사이에서 진정한 “인간 되기”란 무엇인가? 지상의 한 객체로서 인간은 어떤 반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2. 쉼멜페니히의 글쓰기와 번역자의 해석
쉼멜페니히의 작품들을 번역하는 일은 썸타기처럼 설렘 반, 고통 반이었다. 그의 텍스트는 모두 그리스 비극처럼 운율과 리듬을 살린 시구로 쓰여 있다. 그래서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옮기면서 원작의 시적 운율을 살리는 게 쉽지 않은 과제였다. 원작의 문장들은 시구처럼 각운이 반복되며 리듬감을 보인다. 그래서 운율도 살릴 겸 우리말의 강점인 의성어를 자주 반복했다.
2.1. 포스트서사극적 내러티브씨어터 <라이오스>
한편 쉼멜페니히는 기존에 전승된 신화의 내용에 충실하겠다는 생각도, 전통적 방식으로 번역할 생각도 없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 그가 독자 및 관객과 유희하는 게임 패턴이 보인다. 이런 유희성은 독자와 관객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잠시 거리를 두고 성찰할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기에 번역에 앞서 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필수적이었다.
쉼멜페니히의 글쓰기 특징은 유희성과 다층성, 그리고 열린 구조다. 처음에 포스트드라마로 국내에 소개된 만큼 쉼멜페니히의 작품이 쉽지 않다는 선입견도 있다. 그러나 그의 글쓰기 방식은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천일야화(千一夜話, Arabian nights)』처럼 오래된 이야기하기 전통을 동시대적으로 리메이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서사 형식은 소설이나 구연동화와도 닮은 꼴이다. 실제로 쉼멜페니히는 2001년 아라비안 나이트(Die arabische Nacht)를 쓰면서 이런 형식을 착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환영’의 연극과 결별하고 해결책을 찾아냈다. 관객에게 손을 내밀어 참여시키는 태고의 공연방식. 그것은 이야기였다.”
쉼멜페니히가 『안트로폴리스』에서 유일하게 직접 창작한 <라이오스>는 바로 이 ‘내러티브씨어터’ 형식을 보여준다. 배우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시연해 주는 퍼포머인 동시에 이야기꾼이다. 관객에게 “그랬다네요. 그런데 그게 정말일까요?” 식으로 직접적으로 말 걸기를 멈추지 않는다.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다.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에 동참해야 한다. 배우가 무대에 현존하며 작가를 대신해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쉼멜페니히의 드라마는 인물과 대사, 해설, ‘게스투스’가 다층적으로 직조된 수행성의 텍스트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이미 공연된 <아라비안 나이트>, <황금 용>, <과거의 여인> 등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안트로폴리스』는 그동안 쉼멜페니히가 시도해왔던 포스트서사극적 글쓰기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안트로폴리스> 5부작 공연의 두 번째 작품인 <라이오스>는 일인극이다. 고대 비극을 재번역한 다른 작품과는 달리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직접 창작해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그래서인지 독일 마라톤 5부작 공연에서도, 2024년 베를린 테아터트레펜 무대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다. 희곡 <라이오스>는 소설처럼 쓰여있다. 지문과 대사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문장 앞이나 마지막에 “[.....], 라이오스가 말합니다”, “[....], 이오카스테가 묻습니다” 등이 가끔 붙는다. 그러나 누구의 말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소설과 달리 인물의 대사에 따옴표도 붙지 않는다.
일찍이 서사극 이론을 주창한 브레히트는 연기자가 자신을 무대 위의 인물로 완벽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소리 도창 지침서처럼 들리는 이 브레히트의 연기론은 재현이 아닌 수행성에 기초한다. “배우는 무대에서 인물을 ‘보여주고’, 대사를 인용하고, 실제 사건을 ‘반복할’ 뿐이다.” 그리고 배우의 상대역은 다름 아닌 관객이다. 무대는 관객이 상상력을 풀 가동하게끔 자극해서 관객 머릿속이 적극 반응토록 해야 한다. 공연은 관객의 “상상씨어터(Kopftheater)”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2.2. ‘사이’의 여백 - 수행적 텍스트의 진실게임
신화를 포스트서사극적으로 재창작한 쉼멜페니히의 자유로운 변주는 관객을 혼란시킨다. 여러 겹으로 중첩된 이야기는 대사 속 지문처럼 “사이”를 유발한다. 경계가 불투명한 사이 공간들은 전래된 신화의 여러 버전을 넘나드는 질문의 공간이다. 여러 버전으로 제시해 놓은 이야기 사이에서 관객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거지?” 쉼멜페니히의 핵심 전략은 반복과 변주를 통한 리미널리티, 즉 “사이”의 창출이다.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부부의 저주받은 신화 이야기에서 확실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이야기되는 장소와 시간도 유동적이다. 그것은 1막 첫 장면부터 엿볼 수 있다. “흙먼지 날리는 좁은 길, / 저기 먼 발치에 / 도시. / 아직 이른 아침이에요. / 어쩌면 / 이제 막 아침 해가 떴다고 해두죠. / 어쩌면 / 벌써 대낮일 수도 있겠네요. / 아니면/ 벌써 늦은 오후래도 되고요. / 날은 금방 어두워질 겁니다.”
“흙먼지 나는 좁은 길”은 테베뿐만 아니라 세상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시간도 아침일 수도 있고, 점심, 오후, 아니면 저녁 늦은 시간일 수도 있다. 테베의 사건들은 지금 어느 도시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라이오스 일행은 테베 성문과 베를린 케밥 가게 사이를 넘나든다.
또한 3막에서는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부부가 어째서 신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게 되었는지, 시연자는 4개 버전을 제시한다. 쉼멜페니히는 ”만약 ~라면”식의 가정법을 4개 버전으로 변주하면서 비극적 상황을 고조시킨다. 첫 번째 버전에서는 부부가 저주를 막겠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데, 대를 잇지 못한 죄로 공개 처형당한다. 마지막 네 번째 버전에서는 참다못한 라이오스가 격렬하게 소리 지른다. “난 이 테베의 왕이야!” 그러고 나서 술병을 던지며 외친다. “카드모스는 용을 죽였지 / 난 이제 / 맨손으로 / 더 큰 괴물을 찢어 죽일 거야. / 두려움이라는 괴물, / 미신이라는 괴물을. / 어떤 신이나 신탁도 / 그걸 막진 못할 거야.” 그들 부부는 예언자 노파 피티아의 머리에 불을 붙여 쫓아내고 격렬하게 키스하며 아이를 만든다. 그렇게 자신의 직업이 “증손자”임을 자랑하는 왕은 종족 번식의 과업을 완수한다. 권력자 라이오스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거기서 폭력을 대물림할 오이디푸스가 탄생한다.
3. 라이오스와 스핑크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아이스킬로스가 오이디푸스 5부작을 쓰면서 <라이오스>를 별도로 발표하기는 했다지만 지금 전해지는 자료는 단 몇 줄에 지나지 않는다. 유리피데스가 쓴 비극 『크리시포스 Crysippo』와 서사시 『오이디포데이아 Oidipodeia』와 『테바이스 Thebais』에는 라이오스의 이야기가 언급되었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 소실된 상황이다.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이런 신화적 틈새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채운다. 두 번째 시리즈인 <라이오스>에서 주인공 라이오스와 더불어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반인반수의 괴물 스핑크스다. 스핑크스는 새의 날개를 달고 있고, 사자의 몸, 또는 뱀의 몸을 하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스핑크스는 이렇게 동물과 사람 ‘사이’의 경계인이다. 라이오스의 스핑크스는 고양이의 몸, 새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자다. 스핑크스의 이런 혼종성과 비규정성은 사이를 유발하는 수행성의 텍스트 형식과 접목되어 관객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라이오스와 스핑크스에 대한 신화적 자료는 거의 없다. 쉼멜페니히는 한 인터뷰에서 몇 가지 외전과 상상력을 동원해 신화의 빈구석을 채우고 변형시켰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예로 스핑크스를 언급했다. 그가 창작한 <라이오스>에서 스핑크스는 라이오스의 딸임이 암시된다. 라이오스는 숲에서 아름다운 얼굴과 뱀의 몸을 가진 괴물 에키드나에게 딸을 임신시키고 도망쳐버린다. 결국 수수께끼를 내는 자와 푸는 자,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가 남매지간이라는 가설이 성립된다. 온종일 라이오스와 테베인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스핑크스의 비명은 오이디푸스의 누이, 또는 어머니 이오카스테, 그리고 어떤 다른 여성의 절규이기도 하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무의식에서 배제된 여성의 목소리 또는 타자로 해석된다.
여기서 쉼멜페니히의 발칙한 발상이 시작된다. 테베인과 라이오스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스핑크스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다. 오이디푸스의 배다른 누이이자, 그의 정체성 형성에 필수적인 내적 타자, 즉 욕망의 구조 안에서 “다른 존재”로 기능한다. 그렇게 자신을 반추하는 여성적 타자로 볼 수 있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에 ‘인간’이라는 정답을 던지고 패자 스핑크스를 추락사하게 만든다. 인간 정체성의 규정과 동시에 그는 자기 내면의 타자, 즉 두려움을 없애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오이디푸스로 대표되는 비극적 인간의 여정이 시작된다. 곧 “흙먼지 나는 좁은 길”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는 괴물 인간의 여정이다.
(그림 – 성문 앞에 나타난 괴물들, 함부르크 디자인 에이전시의 ‘안트로폴리스’ 모티프)
4. 도시의 괴물, 인간
쉼멜페니히는 이렇게 시대를 가로지르고, 장소를 넘나들며 다양한 버전으로 신화를 해체시킨다. 여러 비극 버전에 도발적 상상까지 동원해 전래 신화의 진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라이오스는 운명의 저주를 피하겠다고 아이를 산속에 내다 버린다. 그 과정은 매우 폭력적이다. 어린아이의 발에 구멍을 뚫고 나무에 매달아 놓는다. 쉼멜페니히는 그리스 영웅비극을 인류의 폭력이 빚어낸 원초적 비극으로 재해석한다. 신과 인간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가 신화에 담겨 있다면, 『안트로폴리스』에서는 인간의 괴물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라이오스 자신도 어린 시절에 추방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숲에 버려진 한 마리 짐승처럼 힘겹게 살아남은 그는 드디어 테베로 돌아와 왕이 되었다. 최고의 권력자가 되고 나서도 라이오스는 끊임없는 두려움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양아버지 펠롭스의 아들 크리시포스를 유린해서 자살로 몰고 간 죄책감, 그리고 무엇보다 저주를 피하겠다고 내다 버린 아들, 게다가 실수로 괴물 사이에서 낳은 딸, 스핑크스의 광기 어린 비명이 그의 뇌리를 맴돌며 괴롭힌다.
『안트로폴리스』 뒤표지에는 그리스 비극의 번역자 쉼멜페니히의 언어적 예리함이 감지되는 문장이 나온다. “대단한 것은 많다. 하지만 인간보다 더 대단한 것은 없다.”. 5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안티고네>에 나오는 코러스의 대사다. 여기서 “대단한”이라는 표현은 매우 이중적이고 반어적이다. 칭찬인 동시에 경고다. 소포클레스의 원전에 나오는 그리스어는 δεινός(deinós)인데 “경이롭고 두려운”, “뛰어난”, 또는 심지어 “무시무시한, 끔찍한”이라는 뜻도 있다. 24살에 요절한 천재 작가 뷔히너는 “인간은 누구나 어두운 심연,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난다”고 했다. 그렇다.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동시에 끔찍한 존재다. 그러기에 횔덜린(Friedrich Hölderlin)은 <안티고네>를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이 단어를 “괴물 Ungeheur”로 의역했다.
『안트로폴리스』는 과연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 인류세 인간에게 통렬한 질문을 던진다. 그 비판의 화살은 인류세의 인간중심주의를, 인간의 오만을 겨냥한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요 지배자라는 허황된 오만이 초래한 비극은 끔찍하다. 『안트로폴리스』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그 여자”, 우리 모두의 누이는 온몸으로 절규하며 외친다.
“사람들은 믿고 있죠. / 전부 다 잘하고 있다고. / 그러곤 오류를 범해요. / 사람들은 수수께끼를 풀죠. / 자기 엄마랑 동침한다는 것도 / 모르면서.”
각색·연출 소개
(이미지: 연습 사진)
각색·연출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이자 상임 연출. 잔인할 만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우리의 모순을 드러내며, 동시대의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마주하고자 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하미>, <생활풍경>, <공주(孔主)들>, <파란나라>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 건지’ 질문을 던져왔다. 그 외 한국 연극계에 안전한 공동창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각색·연출의 글
‘라이오스’를 만나는 내내 혼란하고 흔들렸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하는 건지,
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내가 욕망하는 건지 아닌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건지 뭐라도 해야 하는 건지,
그리고 지금도 역시 나는
여전히 혼란하고 흔들린다.
나는 관객분들 역시 ‘라이오스’를 만나며
공연을 이해하기보단
혼란을 통해 한껏 흔들리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지금 우리 사회엔 또 어떤 ‘라이오스’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온몸으로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들려준 배우 전혜진에게 감사하다.
함께 작업한 스탭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극장을 찾아와 주신 관객분들에게 감사하다.
시놉시스
2025년, 명동예술극장. 배우 전혜진은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광기와 피로 얼룩진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 뤼코스와 암피온의 시대를 지나 갑자기 왕이 없어진 테베. 테베의 시민들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카드모스의 후손, 버려졌던 라이오스를 데려와 왕으로 즉위시키고 이오카스테와 결혼시킨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게 된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는 불안에 떨기 시작하는데...
‘오이디푸스’는 왜,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
Synopsis
In 2025, at Myeongdong Arts Theatre, actress Jeon Hye-jin brings to life the story of Laios, the father of Oedipus.
In a Thebes stained by the madness and bloodshed of Dionysos, Pentheus, Lycus, and Amphion, the throne suddenly stands empty. The citizens of Thebes summon the sole surviving heir of Cadmus, the abandoned Laios, crowning him king and uniting him in marriage with Jocasta. Despite the chilling prophecy that “a son will kill his father,” Laios and Jocasta conceive a child, their hearts gripped by mounting dread...
Why was Oedipus destined to become the protagonist of tragedy?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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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의 왕가 가계도
라이오스와 중점 인물들의 가계도만 간략히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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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사진
출연진 프로필
[전혜진 Jeon Hye-jin]
라이오스 외
[연극]
2016 <거기> 성남아트센터
2015 <스물스물 차이무 – 꼬리솜 이야기> 대학로 예술마당
2013 <러브 러브 러브> 명동예술극장
2010 <올모스트 메인> 아트원씨어터
2008 <엄마열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08 <쉐이프>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외 다수
[방송]
2025 <라이딩 인생>
2023 <남남>
2021 <엉클>
2020 <비밀의 숲 시즌2>
2019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외 다수
[영화]
2024 <리볼버>
2024 <크로스>
2022 <헌트>
2019 <백두산>
외 다수
[수상]
2022 제4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헌트>
2017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6 제7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조연상 <사도>
2015 제36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사도>
외 다수
스태프 프로필
각색·연출 [김수정 Kim Su-jung]
극단신세계 대표·상임연출
주요작품 <하미>, <부동산 오브 슈퍼맨>, <김수정입니다>, <별들의 전쟁>, <생활풍경>, <공주들>, <이갈리아의 딸들>, <파란나라>, <말 잘 듣는 사람들>, <망각댄스_4.16편>, <멋진 신세계>, <인간동물원초>, <그러므로 포르노>, <안전가족> 외 다수
수상
2024 문화체육관광부 제17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양)성평등문화지원상’ [극단 신세계]
2021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 〈생활풍경〉
2021 월간 한국연극 ‘2021 공연 베스트 7’ 선정 〈생활풍경〉
2021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생활풍경〉
2021 제42회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생활풍경〉
2020 대한민국 연극대상 '젊은 연극인상'
2019 제40회 서울연극제 '우수상', '관객평가단 인기상' 〈공주(孔主)들〉
2017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 〈파란나라〉
2017 월간 한국연극 ‘2017 공연 베스트 7’ 선정 〈파란나라〉
2017 제38회 서울연극제 ‘관객평가단 인기상’ 〈말 잘 듣는 사람들〉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연출상 〈인간동물원초〉
번역 [장은수 Jang Eun-soo]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학과 교수
연극 <도둑들> <민중의 적> <더 파워> <연극쟁이> 외 다수
공연자막 <신곡> <세일즈맨의 죽음> <셰익스피어 소네트> <민중의 적> <러프 컷> <바디> 외 다수
수상
2023 사단법인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 평론상
2023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한국예총공로상
2017 교육부 인문학진흥유공자 표창
드라마투르기 [박성원 Park Sung-won]
드라마투르기 <하미> <국산군인> <부동산 오브 슈퍼맨> <위대한 무사고> <메리 고 라운드> 외 다수
기획 <국어의 시간> <카운팅> <집집: 하우스 소나타> <서교동에서 죽다> <갈매기> 외 다수
무대미술 [임일진 Im Il-jin]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
연극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활화산> <파우스트>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코리올라누스> <콘센트-동의> <베서니 집> <페리클레스> <페르귄트> <햄릿> 외 다수
수상
2024 제61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 <활화산>
조명 [김성구 Kim Sung-gu]
연극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하미> <보이지 않는 도시> <동백당; 빵집의 사람들> <배소고지 이야기> <추남, 미녀> <베로나의 두 신사> <전쟁터의 소풍> <뼈의 기행> <맨 끝줄 소년> 외 다수
수상
2023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무대예술상 <배소고지 이야기>
2022 제43회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베로나의 두 신사>
2019 제40회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데모크라시>
의상 [김지연 Kim Ji-yeon]
연극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구미식> <퉁소소리> <활화산> <굿닥터>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외 다수
뮤지컬 <영웅> <렌트> <파과>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동주 달을 쏘다> <나빌레라> 외 다수
수상
2014 제51회 동아연극상 시청각디자인상 <줄리어스 시저>
2007 제44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 <열하일기만보>
영상 [임정은 LIMVERT]
연극 <마른 여자들> <하미> <애도의 방식> <쾅!> 외 다수
무용 <지금 이 공연> <“hello world”;> <비수기> <빨래방:쌉소리> <여우와 돌고래> <루돌프> <침묵> 외 다수
오페라 <라보엠> <사랑의 묘약> 외 다수
분장 [백지영 Baek Ji-young]
연극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십이야> <헤다 가블러> <햄릿> <모든> <벚꽃동산> <고도를 기다리며> 외 다수
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 <심청> <맥베스> <다원 영의 악의 기원> <천 개의 파랑> <신과 함께> <나빌레라> 외 다수
소품 [남혜연 Nam Hye-Yeon]
연극 <초록의 찬란> <은의 혀> <없던 공연> <기후비상사태> <금조 이야기> <복작복작 수선리> 외 다수
음악 [이율구 Lee Yul-gu]
연극 <하미> <일기 쓰는 남자> <오슬로에서 온 남자> <망각댄스_4.16편> <김수정입니다> <별들 사이로> <별들의 전쟁> 외 다수
수상
1998 제10회 유재하경연대회 은상
음향 [전민배 Jeon Min-Bae]
연극 <[안트로폴리스Ⅰ] 프롤로그/디오니소스> <하미> <부동산 오브 슈퍼맨> <활화산> <망각댄스_4.16편> <발목> <지정>
전통음악극 <적로> <장군바위>
뮤지컬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외 다수
조연출 [김보경 Kim Bo-Kyeong]
[연출] 연극 <<2023망각댄스_4.16편>로맨스>
[출연] 연극 <하미> <국산군인> <29길> <망각댄스_4.16편> <부동산 오브 슈퍼맨> <영지> <오아시스> <김수정입니다> <별들의 전쟁> <요정의 문제> <생활풍경> <공주들> 외 다수
조연출 [홍조은 Hong Jo-eun]
[조연출] 연극 <하미> <국산군인> <망각댄스_4.16편> 외 다수
디자이너의 글
무대미술 임일진
(이미지: 무대 디자인)
앞서 선보인 [안트로폴리스I] <프롤로그/디오니소스>가 무대미술의 관점에서 신화의 재현이 아닌 극장에서의 연극임을 강조했다면 두 번째 작품인 <라이오스>에서 고대 도시 테베는 매우 다중적인 연극 놀이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녹슬고 낡은 빌보드와 화물 컨테이너는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된 극장 구조물과 함께 위험한 놀이의 공간이면서 연극적 장치로 기능한다. 객석 바로 앞까지 다가서 있는 조금은 부담스럽고 위압적인 녹슨 계단은 권력과 욕망의 상징이며, 처절하고 비극적인 거대한 덩어리(Mass)이자 신성한 제단이기도 한 다의적 공간이다.
거의 모든 연기를 담아내는 이 계단은 빌보드의 세계와 연결된 매우 개념적 장소이며 계단에서 빌보드를 향한 길목에 스핑크스의 공간인 화물 컨테이너가 위치한다. 거대한 재단같은 덩어리(Mass)를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연극적 수행을 통해 시노그라피적 상상을 기대해 본다.
의상 김지연
(이미지: 의상 디자인)
이번 작품 <라이오스> 역시, <프롤로그/디오니소스>의 흐름을 이어 고전의 무게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속의 권위를 비틀며 키치한 감성을 더해 오늘날의 현실과 맞닿게 하였습니다.
<프롤로그/디오니소스>에 이어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비극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라이오스>는 고전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새로운 신화입니다.
<라이오스>는 배우 한 명이 여러 인물을 오가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1인극입니다.
배우가 무대에 처음 등장할 땐 배우 본연의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의 중심축을 잡는 ‘배우’로
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후 장면에선 카멜레온처럼 캐릭터 간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보다 중성적이고 간결한 실루엣의 의상인 점프슈트를 택했습니다. 연습 중 배우가 착용했던 옷에서 영감을 받아 도입한 점프슈트는 움직임이 자유롭고 성별의 경계가 없는 의상입니다. 또한 배우의 ‘몸’과 ‘목소리’가 가진 본질적 에너지를 무대에서 가장 순수하게 드러나게 도와주어 인물의 내면적 변화와 유연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장면의 ‘스핑크스’ 의상은 전작의 세계관을 잇는, 초현실적인 콜라주 감성과 비대칭 구조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이는 신화 속 괴물이 아닌 인간과 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존재로서의 스핑크스를 표현하고자 함입니다.
이번 작품의 의상들은 전체적으로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 배우의 움직임과 호흡 속에서 함께 변화하며, 무대 위에서 함께 또 하나의 현대 신화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영상 임정은
(이미지 : 영상 디자인)
신화 속 파편화된 언어와 기억을 콜라주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합니다. 신화는 언제나 말로 전해져 왔고, 그 말들은 기록되지 못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졌습니다. 저는 흩어진 말과 이미지들을 다시 붙잡아 무대 위에 겹쳐 넣고자 합니다.
콜라주는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언과 저주의 흔적, 언어의 잔해, 그리고 비극의 구조적 패턴을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배우의 목소리와 충돌하며 살아 움직이고, 흩어지고, 겹쳐지며, 증식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콜라주를 ‘보는’ 동시에 ‘몸으로 감각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작업에서 콜라주가 단순한 이미지의 배치가 아니라, 시각적 리듬과 패턴으로 작동하기를 원합니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파편들, 찢겨나가는 이미지, 번져가는 색과 선들은 무대 위 장면과 맞물리며 신화적 긴장감을 서서히 쌓아 올릴 것입니다.
소품 남혜연
(이미지: 소품 이미지)
음악 이율구
(이미지 : 음악의 파형이 보이는, 음악이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의 화면 캡쳐 이미지)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 그리고 ‘라이오스’라는 인물의 복합적인 서사와 그를 둘러싼 한 나라의 신화가 배우 전혜진 한 사람의 연기를 통해 펼쳐질 때, 퍼포먼스와 언어가 만들어내는 낯설고도 강렬한 긴장을 느꼈습니다.
음악감독으로서 그 세계의 보이지 않는 결을 사운드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연출님과 스태프분들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작품의 정서적 축이 명확해졌고, 제가 만든 음악이 장면의 호흡과 맞물릴 때 느낀 희열은 잊기 어려운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라이오스’라는 인물 안에 잠재된 거칠고 원초적인 에너지는 디스토션적인 질감과 불협의 선율로 표현했고, 반대로 연출님이 처음 구상하며 제시했던 장기하의 음악처럼 펑키한 리듬에 텐션 노트를 더한 비트의 결은 이 극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서사를 넘어, 배우의 신체와 언어, 그리고 음악이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귀한 여정에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품 이해 돕기 1
과거에서 배워 오늘을 살고 미래를 꿈꾸다
드라마투르기 박성원
라이오스는 왜 주목받지 못 했나
그리스 비극에서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비롯한 테베 일가의 이야기는 꽤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는 그가 어떻게 왕이 되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그 진실을 명확히 알 수 없고 사람들은 그 진실에 관심이 없었다. 세상은 왜 오이디푸스에만 집중하는 것일까? 그가 영웅처럼 비범한 인물이 아니어서였을까?
2023년 독일에서 초연된 <안트로폴리스 2부 라이오스>의 프로그램북에 따르면,
라이오스는 “그동안 대중의 역사 속에서 거의 방해받지 않고 무대 밖에서 살아왔다”고 언급된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가능케 한 선행 인물 라이오스의 침묵은 ‘권력 세습과 부성의 실패’라는 주제와 포개지며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된다. 과거 서구 문명인 그리스 비극 속 변방에 머물며 소외되었던 라이오스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비극이 여전히 현재의 문제로 되살아나는 과정을 목도한다.
쉼멜피니히와 김수정, 신화를 오늘로 옮기다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라이오스>는 원전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작품으로서 1인극이라는 차별성을 지닌다. 그리스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가 오이디푸스를 주인공으로 한 4부작 [오이디포디아]의 하나로 <라이오스>(꺽쇠 삭제)를 다루었다고 하나, 그 희곡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간 오이디푸스의 프리퀄 정도로만 다루어졌던 라이오스와 크리시포스의 이야기를 전면에 드러내며 상상으로 채운 <라이오스>는, 안트로폴리스 연작 중에서도 작가 쉼멜피니히의 색채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 명의 배우가 연대기적 구성이 아닌 시공간의 변화무쌍한 이동을 통해 라이오스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데, 코러스가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고전 비극과 달리 <라이오스>는 한 인물의 독백 속에서 다중적 시점을 소환한다.
원작은 1인극이지만 배역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누구의 목소리로 발화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배우는 극 중에서 총 18개의 인물을 오가며 연기한다. 이는 한 인물의 내면에 겹겹이 쌓인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치로, 라이오스의 기억과 현재를 넘나들게 한다. 이러한 탈희곡적 구조와 난해함을 완화하기 위해 김수정 연출은 관객이 보다 직관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서사와 언어를 다듬었다. 원작의 실험적 형식을 유지하되, 극장 밖 동시대와 이어지기를 바라는 자신만의 말하기를 덧붙인 것이다.
광기와 혼란의 도시국가 테베에서 일어난 라이오스의 이야기를 상상함에 있어 배우 전혜진을 매개로 신화와 현재를 연결한다. 라이오스의 재현과 전혜진의 현존 사이에서 다층적인 인물 구성에 공을 들였고, 시시각각 변하는 전혜진의 입장을 섬세하게 직조했다. 전혜진은 라이오스에 이입하다가도 관객을 이끄면서 다양한 각도로 라이오스를 조망한다. 배우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동안 관객은 진실 규명의 공모자가 되며, 저주와 욕망이 교차하는 라이오스의 선택이 펼쳐지는 후반에 이른다.
부성의 실패와 세습된 죄
라이오스가 저주를 피해 다니는 것이 드라마의 극행동이라면, <라이오스>는 하나의 사건을 따라가기보다 시간을 흐트러뜨리고 그 폭력성과 오만함을 고발하며 그 사이사이를 상상하게 만든다. 주인공이 아들에 의해 죽음을 맞게될 것을 이미 알고 보는 구조이기에,기존 비극이 지닌 결정론적 서사와는 다른 구조를 취한다. 즉,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기존 비극과 달리 이 작품은 불확실성 속에서 다양한 가설을 전개한다.
라이오스가 받는 저주의 근원은 아마도 크리시포스를 납치하고 자신을 거두어 준 은인에게 죄를 지은데 있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개인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이 저주는 “네 아들이 너를 죽이고 네 부인과 자식을 낳게될 것”이라는 예언으로 현실화되고 도시국가 테베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김수정의 <라이오스>는 그 파국을 따라가면서 라이오스가 부모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선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아무리 예언이 두려웠어도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내다버린 방법으로 똑같이 자식을 버렸으면 안 되었다. 그 선택이 어떤 파국을 불러왔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라이오스를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동시에 호명한다. 그는 선대의 잘못으로 인해 버림받은 피해자이지만,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으로 또 다른 폭력을 만들어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상처받은 자가 다시 상처를 가하는 자로 변하는 과정은 부성의 실패를 넘어 인간 존재의 반복된 폭력성과 책임의 문제로 확장된다. 결국 그 폭력의 사슬 위에서 태어난 오이디푸스는 비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존재로 남는다.
과거의 라이오스, 미래를 겨누다
원작은 구전 신화의 특성상 하나의 명확한 해석이나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쉼멜피니히의 <라이오스>는 무대나 상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 2인 이상의 장면에 대한 중계, 배우로서 직접적인 지문 발화 외에는 대부분의 대사가 운문 형태가 반복되는 구성이다. 이에 비해 김수정의 <라이오스>는 언어적 실험을 절제하면서 인물별 구분을 위해 사투리를 차용하였다. 그러나 로또 가게, 케밥 등 원작에 등장하는 현대적 상징들은 2025년의 서울로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안트로폴리스 연작이 지닌 ‘고대 서사를 통한 인간 공동체 성찰’의 흐름을 잇되, 김수정은 거기에 자신의 색을 덧입힌다. 원작이 신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가지론적 태도를 취하며 판단을 유보했다면, 김수정 연출은 그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로이트식 해석을 시도한다. 즉, 신을 초월적 존재로 보기보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산물로 읽어내는 것이다. ‘신은 결국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닌가?’라는 질문은 프로이트가 말한 ‘아버지 이미지의 투사’ 개념과 맞닿는다. <라이오스>의 신 역시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이 형상화된 결과로 제시된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리 그것이 신의 저주였다 하더라도, 라이오스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잘못을 통해 대물림되어 온 선조의 죄를 이제는 끊어야한다는 메세지를 던진다. ‘오늘날, 신은 존재하는가?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만약 우리 인간들도 라이오스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찌하겠는가?’라는 물음은 신의 존재 여부를 넘어 인간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로 확장된다.
오늘의 관객에게 남겨진 수수께끼
김수정의 <라이오스>는 수동적인 관극 태도에서 벗어나,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다. 공연 전부터 울려퍼지는 장기하의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자꾸만 하려고 그래’라는 노래는 관객의 능동적인 판단과 참여를 유도한다. 이 가사를 신의 입장으로 읽는다면, ‘라이오스가 저주를 무시하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자꾸만 뭘하려다 망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혹자는 이 가사의 수신자를 라이오스와 닮은 국내의 정치인으로 읽을지도 모른다.
“부모가 바로 살아야 자식이 똑바로 산다.”는 대사는 김수정의 <라이오스>가 가진 핵심이기도 하다. 라이오스가 자신의 죄로 인해 저주를 받고 오이디푸스에게 그 죄를 승계하는 과정은 대한민국 사에서 개인의 욕망과 세습 구조를 꼬집는 메타포로 작동한다. 국부로서 국민에게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했던 지도자에 대한 직언을 보내기도 한다. 라이오스가 취하고자 했던 권력이 도시국가의 시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오늘의 지도자 또한 그 오만한 판단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주었다. 라이오스의 선택을 통해 드러나는 권력자의 욕망과 오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대목에서, 우리는 지난 한 해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현실의 사건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새, 고양이, 여자는 당시 테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노래를 불러대며 수수께끼로 사람들을 미치게하는 스핑크스였다. 그의 날카로운 노래가 울려 퍼지는 혼란스러운 테베에서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고 하냐'는 신의 예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라이오스다. 테베 시민들의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 스핑크스의 괴성은 오늘날 무엇을 상징하는가. 그 수수께끼를 푸는 일은 결국 관객의 몫이다.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인가.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발견하고, 미래를 꿈꾸길 바란다.
작품 이해 돕기 2
작품 속 사건 이해
●테베
(그래픽-그리스의 부분지도)
“이 혼란스러운 테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Θῆβαι / 기원전 335년 – 기원전 87년
테베는 그리스 신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도시국가이다.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의 딸, 에우로파를 제우스가 납치하자 아게노르는 카드모스를 포함한 세 아들에게 에우로파를 찾기 전까지 돌아오지 말 것을 명한다. 카드모스는 귀국하지 못하고, 용을 토벌하고 테베를 건국한다.
●제우스와 여성편력
(이미지-제우스 조각상)
“제우스, 욕심이 과하지 않나요?”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으로 “주신(主神)”, “신들과 인간들의 아버지” 등으로 불린다. 티탄 신족의 우두머리 크로노스와 레아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를 왕좌에서 밀어내고 신들과 인간들의 지배자가 되었다. 헤라와 결혼했으나 수많은 여성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며 자식들을 낳았다. 황소로 변신해 에우로파를 납치하여, 오빠 카드모스가 에우로파를 찾기위해 집을 나선 뒤 테베를 건국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를 임신시키고 디오니소스를 낳기까지 한다.
●스핑크스의 저주
(그래픽-날개가 달린 흰 고양이)
“그 새, 고양이, 여자는 바로 악명 높은 스핑크스!”
스핑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생물이 합쳐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여성의 머리와 가슴을 가지고 있으며 암사자의 몸에 독수리 날개가 달려 있다. 꼬리가 뱀 머리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사자와 사이렌 형상이 합쳐진 전설 속 생물로도 알려져있다.
스핑크스는 매일 테베 부근의 산을 지키며 지나가는 테베 사람들에게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이냐'라는 수수께끼를 냈다. 수많은 테베인이 도전했지만 아무도 답을 맞히지 못했고 결국 모두 스핑크스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오이디푸스
“네 아들이 널 죽이고 네 부인과 자식을 낳게 될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우연한 다툼으로 자신의 친부인 라이오스를 죽이며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테베를 섭정하던 크레온은 만심을 안정시키려 ‘스핑크스를 퇴치하는 사람에게는 테베의 왕위와 이오카스테 왕비를 아내로 주겠다’고 공표한다.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자 스핑크스는 분을 참지 못하고 앉아 있던 바위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 되었고,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맞음으로써 자기 어머니와 결혼하리라는 신탁의 예언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리라
“이게 리라라는 악기와 소리가 꽤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괜찮아 보이죠.”
리라는 현을 고정하는 장치인 요크가 달려있는 류트류 악기를 가리킨다. 하프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구조상으로는 하프와는 다른 악기이다. 이 공연에서는 류트와 흡사한 몸통에, 회전 원통을 돌려 현을 문질러 소리나게 만든 악기인 허디거디가 사용된다.
-출처
wikipedia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
악기백과
작품 이해 돕기 3
오늘 만날 라이오스는 누구인가?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서양고전학자
라이오스는 역사적 인물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역사가(historikos)’와 ‘작가/시인(poiētēs)’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역사가가 있었던 일을 실증적으로 기록하는 반면, 작가/시인은 있을 수 있는 일을 상상하며 창작한다는 것이다. 역사가의 기록을 ‘히스토리아(historia)’라고 하는데, ‘본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에서 파생되었다. 반면 작가의 창작물(poiēma)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뮈토스(muthos)’라고 불렀다. 이 말은 영어에서 ‘신화(神話)’로 통하는 ‘myth/mythology’의 어원이 된다. 사실이 아니라, 허구라는 뜻이겠다.
고대 그리스 역사에서 테베는 고전기(기원전 480-322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도시국가이다. 스파르타를 꺾고 그리스의 최강으로 떠오른 적도 있다. 그러나 그 건국의 이야기는 역사적이라기보다는 신화적이다. 그 시조는 페니키아의 왕자였던 카드모스이다. 어느 날 그는 행방불명된 누이동생 에우로파 공주를 찾으러 사방을 헤매다가 아폴론 신탁에 따라 그리스 땅에 정착해서 테베를 건국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무대에서 만날 라이오스는 테베의 여섯 번째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은 역사 기록이 아닌 신화를 통해 전해져왔다. 그것도 상상을 뛰어넘는 비극의 주인공으로서이다. 과연 그는 신화적 인물일까, 아니면 역사적 인물일까?
라이오스는 트로이아 전쟁보다 한, 두 세대 전에 활동한 인물로 추정된다. 기원전 245년경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장으로서 활동하던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둘레를 정확하게 계산한 석학으로 유명한데, 그는 트로이아 전쟁을 역사적 사실로 보았다. 그리고 트로이아가 함락된 것이 기원전 1184년이라고 주장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라이오스는 기원전 1200년경 인물인 셈이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
리는 헤로도토스는 트로이아 전쟁이 기원전 1250년 무렵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라이오스의 시기는 기원전 1300년경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그가 설령 역사적 인물이었다고 해도, 그에 관한 실증적 기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라이오스에게 내려진 펠롭스의 저주
후대의 고대 그리스인들은 라이오스를 시인, 특히 비극 작가의 작품을 통해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아들 오이디푸스의 이름은 기원전 8세기에 문자화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에 나오지만, 정작 라이오스는 언급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작품은 기원전 5세기, 대략 기원전 429년 무렵에 ‘대 디오니소스 제전’에서 공연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다. 이 작품에서 라이오스는 ‘아들에 의해 살해될까 봐 두려워서 아들을 죽이려고 한 자’, 그러나 결국 ‘아들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된 자’로 소개된다.
그런데 그는 왜 이런 비극적 운명을 겪어야만 했을까? 이에 관해 소포클레스는 <라이오스>라는 작품에 썼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라이오스의 비극은 그가 사랑한 미소년 크리시포스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사연인지, 고대의 여러 자료를 참조하여 재구성해 보자.
라이오스는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의 증손자로 적통의 왕손이었다. 하지만 그가 한 살 때, 아버지 랍다코스(4대 왕)가 죽자, 그의 외삼촌 리코스가 섭정을 했다. 이에 대해 토착 귀족이었던 암피온과 제토스가 반란을 일으켜 왕권을 탈취했다. 그러자 생명에 위협을 느낀 라이오스는 테베를 떠나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쪽 엘리스의 피사 왕국으로 도피했다. 다행히 그곳을 다스리던 펠롭스 왕은 어린 라이오스를 환대하며 자식처럼 키웠다.
성인이 된 라이오스는 펠롭스의 아들 가운데 크리시포스와 친했다. 그에게 마차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런데 라이오스는 그 미소년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졌다. 그러는 사이, 테베에서 소식이 왔다. 암피온과 제토스가 죽었다는 것이다. 라이오스는 왕권을 되찾기 위해 급히 테베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크리시포스를 놓고 갈 수가 없었다. 고민하던 그는 결국 크리시포스를 테베로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크리시포스는 라이오스의 손길을 거부했다. 라이오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제로 그를 납치해 데려갔고, 수치심과 무력감을 느낀 크리시포스는 자살했다. 펠롭스왕은 격노했다. 자식처럼 돌봐주었더니, 이 무슨 배은망덕이란 말인가! 펠롭스는 저주를 퍼부었다. “부디 라이오스가 그의 아들 손에 죽기를!” 이 저주를 제우스가 받아들였는데, 펠롭스가 그의 손자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테베의 길목에 나타나 난해한 수수께끼를 던지며 사람들을 해쳤다. 사람들은 이것도 라이오스의 만행 탓으로 돌렸다. 라이오스가 동성애의 욕망에 사로잡혀 크리시포스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도, 이에 대해 테베인들이 라이오스에게 아무런 징벌을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결혼의 신 헤라가 진노하여 내린 재앙이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라이오스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욕망만을 앞세운 것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아폴론의 신탁과 라이오스의 선택
펠롭스의 저주에도, 라이오스는 결국 테베의 왕이 되었다. 그는 이오카스테와 결혼했다. 그녀는 카드모스를 도와 테베를 건설한 개국공신인 일곱 스파르토이(땅에 뿌려진 용의 이빨에서 태어난 전사들) 가운데 에키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의 딸이었다. 라이오스가 그녀를 사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망명에서 돌아와 정치적 기반이 약했던 라이오스에겐 최고의 배우자였다. 처가의 도움으로 라이오스는 왕권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후계자를 갈망하던 라이오스는 델피의 아폴론 신전을 찾았다. “아들을 낳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에게 내려진 아폴론의 신탁은 펠롭스의 끔찍한 저주를 담아내고 있었다. “그대는 아들을 낳지 말라. 아들을 낳는다면, 그의 손에 죽으리라.” 그러나 거기에 또 다른 저주가 덧붙었다. “그 아이는 죽은 너를 대신해서 네 아내의 남편이 되리라.” 라이오스는 소스라치게 전율했다. “아이를 가지면 안 되겠구나!” 단단히 결심했지만, 공포에서 비롯된 금욕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술에 취한 그는 욕정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까짓 신탁, 헛소리에 불과해!” 결국 이오카스테는 임신했고, 배가 불러올수록, 부부의 두려움도 함께 커갔다. 그리고 신탁의 두려움을 떨쳐버리려는 고민과 갈등, 몸부림도 함께 증폭되었다. 시간은 여지없이 흘렀고, 결국 문제의 아들이 태어났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신탁을 무시하고 아들을 낳아 담담하게 키워나갈 것인가, 아니면 신탁을 피하려고 아이를 없앨 것인가?
라이오스는 아들이 태어난 지 3일 만에 아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했다. 아들의 손에 죽고 싶은 아버지는 없다. 게다가 아내가 아들과 부부관계를 맺다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라이오스의 선택은 자신에게 닥칠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설령 부모로서 아이를 죽일 수는 없다는 마음, 어떻게 해서든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신탁이 이루어진다면? 그 아들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여야 할 운명일 텐데, 누가 그런 운명을 달가워하며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진정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라면, 아들이 세상의 빛을 보기 전에 없애버림으로써 아들의 불행을 막으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진정 부모의 도리이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니겠는가? 라이오스의 고민과 선택은 간단치 않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오카스테 또한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라이오스는 아들의 뒤꿈치에 구멍을 뚫고 밧줄로 묶은 뒤에 그의 목동에게 아이를 인근 키타이론산에 몰래 내다 버리라고 명령했다. 그렇게 펠롭스의 저주와 아폴론의 신탁을 지워버리려고 했다.
라이오스의 비극적 최후, 그리고 우리는
라이오스는 테베인들을 괴롭히는 스핑크스를 제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또는 여전히 그에게 내려진 저주가 살아있다는 신탁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델피의 아폴론 신전을 찾아갔다. 도중에 그의 일행은 포키스의 좁은 삼거리에서 한 청년과 맞닥뜨렸다. 라이오스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청년더러 비키라고 협박하더니, 몽둥이질까지 했다. 목숨에 위협을 느낀 청년은 두려움에 위축되어 달아나는 대신 필사적으로 싸웠고, 놀라운 힘으로 라이오스 일행을 한 명 빼고 모두 죽여버렸다. 그 뒤로 청년은 테베로 향했고, 스핑크스를 물리치며 테베의 영웅이 되었으며, 라이오스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테베의 왕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라이오스의 미망인 이오카스테는 그 청년의 아내가 되었다. 그 청년이 바로 오이디푸스였다.
라이오스에 의해 참혹하게 버려진 아이는 죽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가 버려진 현장에 코린토스의 목동이 있었다. 그는 죽을 위협에 처한 아이를 거두어 자식이 없는 코린토스 왕실로 데려갔다. 코린토스의 폴뤼보스 왕과 메로페 왕비는 ‘부은(Oidi-) 발(pous)을 가진 아이’를 받아들여 친자식처럼 키웠다. 오이디푸스(Oidipous)는 그렇게 코린토스의 왕자로 무럭무럭 자랐다. 그리고 라이오스에게 펠롭스가 내린 저주와 아폴론 신탁을 현실로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소개한 이야기가 라이오스의 진실을 모두 말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신화는 역사적 사실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새로운 작가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기다린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새롭게 그려냄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숨겨진 비밀을 폭로할 작가를 기다리는 것이다. 오늘 무대에서도 그런 작가를, 그리고 그 작가에 의해 새롭게 드러나는 라이오스의 진실을 새롭게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인간에 관한 통찰을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연습 스케치
(이미지: 연습 사진)
만드는 사람들
만드는 사람들
출연
전혜진
스태프
작 롤란트 쉼멜페니히
각색·연출 김수정
번역 장은수
드라마투르기 박성원
무대미술 임일진
조명 김성구
의상 김지연
분장 백지영
소품 남혜연
음악 이율구
음향 전민배
조연출 김보경 홍조은
무대기술 총괄 음창인
무대감독 서지원
무대제작감독 이승수
무대기계감독 윤성희
조명감독 김용주
음향감독 박정현
의상감독 신은혜
조명오퍼레이터 이정균
영상오퍼레이터 박상준
조명팔로우 정선주
무대진행 마정흔 엄경윤 이상익
분장진행 QUI Makeup Studio_대표 백지영
임이윤 조은혜 허보람
무대미술어시스턴트 배소하
무대제작소 쇼먼트_대표 김나리
무대제작 팀장 김상덕 고현종 김진성
무대제작 팀 박기덕 박정흠 조영해 장재우
조명프로그래머 장재원
조명팀 지소연 윤수 공영배 온지연 유성훈 박민한 박성연
조명임차 ㈜페스티벌 오브 라이츠_대표 김연도
영상임차 뷰미디어_대표 문태성
음향팀 박현철
의상제작 유니스(EUNICE)_대표 김지연
의상어시스턴트 김선아 오세현
소품제작 저기어디_대표 남혜연
소품팀 박석현 임민정 황효덕
한국수어통역 구리사인_대표 최황순
고명희 권재은 최황순
한국수어통역 안내원 김예린 최혜원
음성해설·터치투어 대본·내레이터 ㈜한국콘텐츠접근성연구센터_대표 서수연
무대모형제작 무유(MUYU)_대표 최세헌 이수아
한글자막해설 및 영문자막 제작, 자막운용 김혜린
영문자막번역·감수 조용경
마케팅 총괄 이수현
마케팅 이지윤 이송이
홍보협력 총괄 박보영
홍보 최소연
온라인 마케팅 노소연
홍보사진 백도현 스튜디오_대표 백도현
홍보촬영 스타일리스트 루나 스튜디오_대표 박휘민
티저영상 602스튜디오_대표 김영준
메인디자인 페이퍼프레스_대표 박신우
응용디자인 위드텍스트(WT)_대표 이지선
옥외광고 심애드_대표 김윤성
홍보물 인쇄 인타임플러스_대표 김종민
연습·공연사진 나승열
극장운영 총괄 정용성
티켓 김보배 이민경
하우스·접근성매니저 김수현 이지은
매표안내원 강민주 김인혜 이현우 홍유연 허정환
하우스안내원 이신영 고찬하 김가민 배수빈 고새얀 이재홍 김경희 김민경 임희진 이혜인 이성준 정우인 한세린 이선우 최주영 채지성 김다영 오정연 김도영 박홍은 신연주 이예슬 김현정 박진
이동지원안내원 김병국
프로그램북 디자인 하이버 스튜디오_대표 권혁배
프로그램북 인쇄 한림문화사_대표 손경훈
기획제작 총괄 이수현
프로듀서 김주빈
제작진행 김민경
제작 (재)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사무국장 정광호
(재)국립극단
(재)국립극단 이사회
곽정환 이사장 코웰 회장
박정희 이사 (재)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이종열 이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임대일 이사 (사)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김은희 이사 연극배우
이단비 이사 공연 전문 통번역가·드라마트루그
심재민 이사 가천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김건표 이사 대경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신은향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박인건 이사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이영석 감사 위드회계법인 대표이사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사무국장
정광호
경영관리팀
신민희 팀장
현승은 정병옥 박지민 박예원 이민희 송한유 최신화 김민주 이다미
공연기획팀
이수현 팀장
권보라 김정연 이송이 이슬예 정진영 김주빈 이지윤 손수강 성희주 임은지
홍보협력팀
박보영 팀장
김성제 이현아 이정현 조영채 박선영 최소연 노소연 최명은
무대기술팀
음창인 팀장
김용주 류선영 이병석 박지수 나혜민 이승수 박정현 김정빈 윤성희
경은주 김태연 장도희 심나래 이상민 박수현
창작개발팀
정용성 팀장
김효선 김윤형 박지혜 김수정 주설아 박하은 류정희 김혜민 서현재 유서아
극장운영팀
배영주 팀장
김나래 김수현 김보배 최나연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김미선 소장 직무대리
손준형 송영경 송미옥 임수빈 신재은 정한솔 이예슬 이유미 이유성
광고 1. 국립극단 후원회
Hamlet
후원회장 이주열
JY Kwak
BC카드
LGT 정병현
SBI저축은행
금융결제원
고려휴먼스
신한은행
㈜하나은행
Macbeth
갤러리현대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방지오
서울옥션 대표이사 이옥경
㈜얼머스인베스트먼트
에이바이봄
우리벤처파트너스
이혜선
재단법인 국제예술문화재단
㈜서울외국환중개
Othello
LS증권
박장범
삼일회계법인
성시천
송혜진
유소연
이승현
이재현
정영채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오토다이렉트카
최진석
학교법인 광운학원
함재봉
광고 3. 고객 만족도 조사
(이미지: 고객 만족도 조사 이미지)
표지 내지(뒤)
광고 4. <태풍> 포스터
(이미지: <태풍> 포스터 이미지)
표지 뒷면
그래서 내 인생은 수수께끼입니다.
THE NATIONAL THEATER COMPANY OF KOREA
(이미지: 국립극단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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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의 대화, 50분 토론 등의
연극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극단은 공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더욱 많은 관객 분들과 나누고자 홈페이지에서 공연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 9월 1일 이후) 공연 프로그램 다운로드 공연 포스터 다운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