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경(2025)
2025.07.17 ~
2025.08.03
※ <예술가와의 대화> 7.20.(일) 공연 종료 후, 객석
- 참석: 연출 이철희, 배우 지춘성 김신효 서유덕 윤슬기 정주호 조성윤 조의진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술가와의 대화> 7.27.(일) 공연 종료 후, 객석
- 참석: 연출 이철희, 배우 지춘성 고용선 곽성은 심완준 이강민 정홍구 조영규 홍지인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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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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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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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평일 19시 30분|토·일 15시 (화 공연없음)
※ 7.31.(목) 공연 없음 (무관객 영상화 촬영)
※ 접근성 회차: 7.26.(토)-7.28.(월)
/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해설, 사전 대본 열람, 이동지원, 무대 모형 터치투어 -
입장권
R석 6만원, S석 4만 5천원, A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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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시간
120분(인터미션 없음)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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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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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연령
15세 이상 관람가(2010년 12월 31일 출생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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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영문자막 매주 목요일, 일요일(7.27.(일) 회차 제외)
한글자막 매주 월요일, 금요일, 접근성 회차 3회(7.26.(토)-7.28.(월))
English subtitles will be provided on Thursdays and Sundays. (except 7.27.) -
원작
함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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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작
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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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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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지춘성 고용선 곽성은 김신효 서유덕 심완준 윤슬기 이강민 정주호 정홍구 조성윤 조영규 조의진 홍지인

: 잡념을 떠나,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
전통적 서사에 힙한 감각을 더하다!
대담한 창작극으로 재탄생한 함세덕의 <동승>
벽산희곡상·서울예술상·백상예술대상 석권!
한국 연극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점한 연출가 이철희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는 희곡 <동승>! 연출가 이철희는 이 익숙한 고전에 파격을 입혔다. 2025년, <동승>은 낡은 교과서를 박차고 나와 <삼매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전통적 감성과 현대적 상상력이 충돌하며, 익숙한 서사 속에서 낯선 감각을 길어 올린다.

연극 광인(狂人)이 펼칠 무아지경!
그 지독하고 아름다운 삼매경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25년 명동예술극장, 연극에 제대로 발목 잡힌 한 배우가 나타났다. 저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는 다시 한번 무대에 서고자 마음먹는다. 이번에는 기필코 34년 전 연기했던 <동승> 속 ‘도념’ 그 자체가 되어 보리라! 주저 없이 삼도천에 뛰어든 순간, 연극과 현실이 뒤섞인 낯선 세계가 펼쳐진다. 그곳에서 그는 오래도록 갈망해 온 ‘도념’과 함께 치열하고 기묘한 ‘삼매경’에 빠져든다.
“마침내 막이 오르면. 너와 내가 마주하며 연극은 시작되지.”

수많은 시공간을 허물며
인생의 삼라만상을 무대 위에 담아내다
‘영원한 동승’의 귀환! 1991년, 스물일곱의 나이로 ‘도념’을 연기했던 배우 지춘성이 같은 배역으로 돌아와 34년 전 멈췄던 ‘도념’의 시간을 이어간다. 국립극단 시즌 단원을 필두로 한 13명의 배우는 봄의 생동감부터 겨울의 고요함까지, 오직 몸으로만 시공간을 빚어내며 삶의 풍경을 촘촘히 그려낸다. 여기에 무대 디자인의 거장 이태섭과 조명 디자인의 대부 김창기를 비롯한 최고의 제작진이 합세, 절제된 양식과 섬세한 감각으로 몰입의 깊이를 더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

SYNOPSIS
초로의 배우가 아직도 찬 겨울 깊은 숲에 있다.
34년 전.
자신이 분(扮)했던 역할을 실패라 여기며,
그 연극의 시공간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이곳이 현실인 양 살고 있는 것이다.
이때, 과거 자신의 분신(分身)이 깨어나 그를 죽여 저승으로 보내지만
이때도 그는, 여전히 34년 전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저승길에서 이탈한다.
마침내. 그토록 소원하던 1991년의 연습실.
하지만 실패의 만회는커녕
또다시 완전한 그 역할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실패의 가중은 더해 간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밀한 방으로 이 연극을 끌어들여 스스로를 구원하려 하지만
등장인물은 오히려 그에게 다른 말을 걸어오는데...

만드는 사람들
원작 함세덕
재창작·연출 이철희
무대 이태섭 ㅣ 조명 김창기
의상 오수현 ㅣ 분장 장경숙 ㅣ 소품 정윤정
음악·음향 이승호 ㅣ 움직임 이경구
조연출 송은혜 ㅣ 제작진행 이신영
출연
지춘성_도념 役
고용선_노인 외 役
곽성은_엄마 외 役
김신효_총각 외 役
서유덕_초부 외 役
심완준_연출 외 役
윤슬기_조연출 외 役
이강민_경태 외 役
정주호_과부 외 役
정홍구_길잡이 외 役
조성윤_어린 도념 외 役
조영규_주지 외 役
조의진_정심 외 役
홍지인_새댁 외 役

할인 및 혜택

현장 이벤트 안내

원작 함세덕
1915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1936년 『조선문학』에 단막극 <산허구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39년 <동승>으로 동아일보 주최 제2회 연극경연대회에 입상하며 호평받았다. 일제 말기에는 다수의 친일 연극을 집필했고, 해방 후에는 조선연극동맹에서 활동하며 해방기 대표 극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월북했으며, 1950년 한국전쟁 중 3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10여 년 동안 번안과 각색을 포함해 장·단막극 24편을 발표했다.
주요작품
<산허구리> <동승> <기미년 삼 월 삼 일> <고목> <무의도 기행> <태백산맥> 외
재창작·연출 이철희
극단 코너스톤의 대표인 이철희 연출가는 제4회 벽산희곡상에서 <조치원 해문이>(2014)로 대상을 받고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희곡작가로 등단했으며, 이후로도 극단을 이끌며 희곡을 쓰고 연출을 겸하고 있다. 이철희 연극의 독창적인 무대 언어는 한국연극계에서 색다른 개성으로 존재감을 발한다. 한국적인 정신을 살려 관객을 흔들어 놓는 이철희 특유의 놀이성을 기반으로, 현대사회의 희비극성을 드러내고 한국인의 정서와 연결되는 작품을 이철희만의 독자적인 언어로 표현해낸다.
주요작품
연극 <맹> <진천사는 추천석> <그, 윷놀이> <불가불가>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 <외경> <조치원 해문이> <닭쿠우스> 외
수상내역
2024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맹>
2024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 7’ <진천사는 추천석>
2024 K-Theater Awards 대상 <진천사는 추천석>
2023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주관)
2023 제1회 서울예술상 연극 부문 최우수상 <맹>
2014 제4회 벽산희곡상 <조치원 해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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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권종명 |
할인율 |
대상 및 증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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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할인은 국립극단 홈페이지 및 콜센터 1644-2003에서 모두 예매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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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회원 |
40% |
1인당 4매 한 • 유료회원 우선예매: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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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및 청소년 |
40% |
대학생: 현재 대학교 재학 중인 본인만 • 2021 이후 학번: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학생증 지참 필 • 2020 이전 학번: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관람일 기준 3개월 이내 발급받은 재학증명서(학사정보시스템 대체 가능)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대학원생 적용 불가 청소년: 24세까지 본인만 (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나지 않은 2000년 이후 출생자) •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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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 |
40% |
7.30.(수) 회차에 한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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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티켓 (24세 이하) |
1만 5천원 (S석 한정) |
24세 이하 본인만(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나지 않은 2000년 이후 출생자) • 관람 당일 신분증 지참 필 • 푸른티켓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판매수량 한정, 푸른티켓 마감 후 예매 변경 시 적용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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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공연 삼매경 |
30% |
2025년 7월, 8월 관람한 공연 유료 티켓 소지자 1인당 1매 한: 연극, 뮤지컬, 무용, 연주회 등 무관 • 관람 당일 실물 유료 티켓 지참 필, 단 2025년 7월, 8월에 관람한 공연에 한함 • 유료티켓 실물 확인 후 티켓에 도장 날인 / 도장 날인 이후 재사용 불가 ※ 예매내역 및 예매문자, 캡처 화면으로 증빙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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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회차 |
30% |
7.17.(목)~7.20.(일) 회차에 한함 • 6.22.(일)까지 예매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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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
20% |
3인 이상 동일 회차, 동일 등급 관람 시 적용 • 부분취소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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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릴레이티켓 |
20% |
문화릴레이티켓 참여기관 유료 공연 관람자 1인당 2매 한 •관람 당일 참여기관에서 2024년 1월 이후 실물 유료 티켓, 문화포털-오늘의 공연 인증 혹은 예매내역 지참 필 ※ 온라인 공연 및 전시 제외 / 예매문자 및 캡처 화면으로 증빙 불가 * 참여기관은 하단 상세내역 참조 |
| 휴식 찾아 삼매경 | 20% |
평일 회차 예매자에 한함 •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공연 예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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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인회원 |
50% |
본인만(공연별 1회에 한함) • 관람 당일 신분증 지참 필 • 연극인회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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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누리카드소지자 |
50% |
문화누리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문화누리카드(본인 서명 필)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문화누리카드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 북클럽문학동네 회원 | 30% |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실물)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카드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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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패스소지자 |
30% |
예술인패스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2023.09 이후 발급(갱신)한 예술인패스(실물 또는 모바일) 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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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
50% |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복지카드 지참 필 * 휠체어석 예매는 국립극단 콜센터 (1644-2003) 통해서만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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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65세 이상) |
50% |
65세 이상 본인만(공연 관람일 기준 생일 지난 1960년 이전 출생자) • 관람 당일 할인 적용받은 전원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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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
20% |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국민행복카드(구 아이사랑 카드), 산모수첩과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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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할인은 국립극단 콜센터 1644-2003를 통해서만 예매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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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카드소지자 |
20% |
다자녀카드 소지자 본인만 • 관람 당일 다자녀카드와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지방자치단체에서 발급한 다자녀카드 소지자에 한함 |
| 여가친화인증사 임직원 할인 |
20% |
여가친화인증사 임직원 본인만 • 관람 당일 여가친화인증서, 명함/사원증과 함께 신분증 지참 필 ※ 공연 관람일 기준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여가친화인증서 증빙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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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 유족 |
50% |
국가유공자증 및 국가유공자 유족증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국가유공자증 및 국가유공자 유족증 지참 필 (‘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 유족’ 기재된 국가보훈등록증 대체 가능) • 국가유공자증, 국가유공자 유족증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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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보상대상자 |
50% |
보훈보상대상증 소지자 1인당 2매 한 • 관람 당일 보훈보상대상자증 지참 필 (‘보훈보상대상자’ 기재된 국가보훈등록증 대체 가능) • 보훈보상대상자증 소지자 본인 이름으로 예매 및 관람 |
| 단체 | 30% | 10인 이상 동일 회차 관람 시 적용 (부분 취소 불가) |
| 40% | 20인 이상 동일 회차 관람 시 적용 (부분 취소 불가) | |
• 관람 당일 신분증 및 증빙자료(유료티켓, 학생증, 신분증 등)를 반드시 지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택한 할인의 대상자 전원이 직접 매표소 방문하여 증빙자료 확인 후 티켓 수령이 가능하며, 미지참 시 정가 기준 차액을 지불하셔야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 본인 1매만 예매 가능한 할인권종 선택 시 신분증 성함과 예매자 성함이 불일치하는 경우 정가 기준 차액을 지불하셔야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 관람 당일 선택한 할인에 해당하는 증빙자료 지참 시에만 차액 지불 없이 티켓 수령이 가능합니다. (할인율이 동일하더라도 변경 불가)
•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되지 않으며(관람자 1인당 하나의 할인만 적용 가능), 티켓 대리 수령 및 양도는 불가합니다.
○ 문화릴레이 참여기관
경기아트센터, 국가유산진흥원, 국립국악원, 국립극단, 국립극장,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정동극장,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서울예술단, 성남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안산문화재단, 예술의전당, 용인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 포천문화관광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표지 앞면
삼매경 (Sammaekyung)
※ 국립극단 문자 프로그램북은 일부 공연에 한해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 점진적으로 대상 공연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국립극단에서는 공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많은 관객분들과 나누고자 프로그램북 파일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북은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한글파일로, 인쇄된 프로그램북 내에 삽입된 이미지에 대한 설명과 원고가 텍스트로 담겨있습니다. 프로그램북을 통해 연극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국립극단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된 서비스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프로그램북에 게재된 모든 원고, 사진 및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은 국립극단 및 해당 저자의 소유로 저작자의 허가 없이는 재사용(복제, 재인용 및 개인 SNS와 웹사이트 게시 등)이 불가합니다. 비영리 및 학술적 용도로 복제, 재인용을 원하시는 경우 국립극단 공연기획팀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연락처: perf@ntck.or.kr
(이미지: 국립극단 로고)
표지 내지
국립극단 삼매경
원작 함세덕
재창작·연출 이철희
일정 2025년 7월 17일(목) - 8월 3일(일)
제작 (재)국립극단
* 이 프로그램북은 재생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목차
일시: 2025년 7월 17일(목) ~ 8월 3일(일)
장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주최·제작: (재)국립극단
(이미지: 포스터)
02. 원작 소개
04. 연출의 글
06. 시놉시스
08. 출연진
12. 스태프 프로필
14. 연출가 인터뷰
18. 작품 이해 돕기1
22. 작품 이해 돕기2
26. 연습 스케치
28. 디자인 스케치
32. 만드는 사람들
33. (재)국립극단
원작 소개
함세덕 (1915~1950)
해방기와 한국전쟁기에 활동한 한국 근대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1936년 조선문학에 단막희곡 〈산허구리〉를 발표했고, 1939년 동아일보 주최 제2회 연극경연대회에서 〈동승〉을 무대에 올려 극연좌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연〉이 당선되며 본격적인 극작 활동을 시작했다.
현실 속 인물들의 고통과 갈등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옮겨내며, 한국적 정서에 기반한 인물 묘사와 서구적 극작 기법을 조화롭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낙화암〉, <동어의 끝>, <서글픈 재능>, <무의도기행>, <심원의 삽화> 등 다수의 희곡을 남겼으며, 6·25전쟁 중 생을 마감했으나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조명되며 한국 연극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승
깊은 산속의 어느 사찰,
동자승 도념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속세에 대한 동경을 느끼지만 주지 스님은 도념의 출생 배경을 이유로 오직 불도에만 정진할 것을 요구한다.
때마침 절에는 아들을 잃은 미망인이 찾아오고 도념은 그녀에게 어머니의 온기를 느낀다.
미망인 역시 도념을 아들처럼 여기고 입양을 결심하는데, 주지는 반대를 하다가 도념의 간절함을 듣고 마음을 돌린다.
그러던 어느 날, 도념이 미망인에게 줄 목도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몰래 토끼를 잡은 일이 발각되어 살생의 죄로 입양이 무산되고 만다. 결국 주지의 반대 앞에 도념은 머무를 곳을 잃고 절을 떠나게 된다. 어린 소년의 갈망과 소망은 현실 앞에 가로 막히고 소년은 홀로 세상으로 나아간다.
(이미지:홍보사진)
연출의 글
이철희
극단 코너스톤의 대표이자,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으로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수상한 연출가다. 배우로 연극을 시작해 감각을 쌓아왔으며, 섬세하고 세련된 시선으로 텍스트와 무대를 분석하며 밀도 높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대에 다뤄야 할 이야기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구성하며, 창작자들과 진정성 있는 협업을 지속한다.
(이미지: 이철희 연출 사진)
엄마 없는 도념이가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동네를 내려다보며
매 계절 좌절했고
익숙한 좌절은 처음인 듯 아팠다.
그나마 붙들던
내 이름도 놓여 간다.
태생에 대한 끈질긴 질문은
허공을 맴돌다
찬 겨울에 박히고
감정 없는 가지 사이를 종횡하는 칼바람은
말을 잃어버린 자의 한숨.
한 번씩 뱉어지는 내 한숨에
이 숲의 적막은 깨어지곤 했다.
나무에 그은 금까지 내 키가 자라나도,
다시 좌절할 것을 알면서도,
통증을 잊은 척
소망해보곤 한다.
또.
초로의 배우가 새벽에 깨어
성취감은 사탕처럼 녹아 사라지고
관중의 박수는 허무로 향하는 열차 소리.
내가 분했던 수많은 인물 중
단 한 번이라도 완전했던 적이 있었던가?
후회는 날 허공에 박아놓고
째깍대는 초침을 귀에 심었다.
난. 더 내려갈 데 없다 한탄하며
그저, 뱉어내는 한숨으로 밥을 대신한다.
몸부림친들 이제 나는 바닥에 있을 뿐이고,
바닥에서 할 수 있는 몸부림은 거친 상상뿐이다.
아.
이것이 인생임을 알았을 때
거울 안 내 머리엔 어느덧 하얀 밤이 내려앉았다.
이제 내게 무엇이 남았나.
날갯죽지에 붙어있던 웅장한 날개는 어디 있으며
촘촘하던 내 이빨은 왜 이토록 벌어져 있는가.
내겐 또르르 흘릴 눈물도 없다.
외로워, 닫힌 입술 사이로 숨을 밀어, 내 이름을 불러 보려 했지만\
거울 저편의 나에게 내 음성이 쓸쓸하게 닿을까 그만두었다.
2026년 1월 1일<삼매경> 집필을 앞두고 성북동 작업실에서 씀.
시놉시스
줄거리
초로의 배우가 아직도 찬 겨울 깊은 숲에 있다.
34년 전.
자신이 분(扮)했던 역할을 실패라 여기며,
그 연극의 시공간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이곳이 현실인냥 살고 있는 것이다.
이때, 과거 자신의 분신(分身)이 깨어나 그를 죽여 저승으로 보내지만
이때도 그는, 여전히 34년 전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저승길에서 이탈한다.
마침내. 그토록 소원하던 1991년의 연습실.
하지만 실패의 만회는커녕
또다시 완전한 그 역할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실패의 가중은 더해간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밀한 방으로 이 연극을 끌어들여 스스로를 구원하려 하지만
등장인물은 오히려 그에게 다른 말을 걸어오는데...
SYNOPSIS
An aging actor lingers in a cold, wintry forest.
He lives as though trapped in the time and space of a role he performed 34 years ago—a role he considers a failure—mistaking its world for reality.
One day, his former self awakens, kills him, and sends him on his way to the afterlife.
Yet he still dreams of returning to the past—back to 1991—and strays from the path.
At last, he finds himself in the rehearsal room he longed for.
But instead of redemption, he feels the weight of failure grow heavier, as once again he cannot fully become the character.
In the end,
he draws the play into his private, secret space in a final attempt at salvation,
but the character begins to speak to him in ways he never expected…
(이미지: 홍보사진)
출연진
(이미지: 배우 프로필 사진)
지춘성 Ji Choon-sung 도념
연극
2024 <간과 강> 명동예술극장
2024 <애인 愛人> 씨어터쿰
2023 <불안 속의 운동> 한예극장
2023 <괴물 B>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2023 <보존과학자> 백성희장민호 극장
2019 <후회하는 자들>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19 <알리바이 연대기> 명동예술극장
2017 <생각은 자유>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16 <고래햄릿>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2016 <다목리 미상번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외 다수
[수상]
2018 서울특별시 문화상
2014 히서연극상 올해의 연극인상
2014 제35회 서울연극제 연기상
1992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1991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
고용선 Ko Yong-seon 노인 외
연극
2024 <<망각댄스_416편>10년> 극장 봄
2024 <하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024 <부동산 오브 슈퍼맨 202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1
2023 <부동산 오브 슈퍼맨>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22 <국산예수>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21 <김수정입니다>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21 <별들의 전쟁>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021 <생활풍경>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020 <상업무지(無知)컬 사랑의 오로라> 여행자극장
2020 <공주(孔主)들2020>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외 다수
곽성은 Kwak Sung-eun 엄마 외
연극
2025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24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2 <불가불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22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2021 <닭쿠우스> 북촌창우극장
2021 <환상회향> 여행자극장
2021 <외경> 여행자극장
2020 <굿나잇 케플러> 나온시어터 외 다수
김신효 Kim Shin-hyo 총각 외
연극
2024 <워 아이니?> 부산예술회관
2024 <제갈옥남> 어댑터씨어터
2023 <항해자들> 일터 소극장
2023 <컨테이너> THATRUL GONG
2022 <나는 미치지 않았다>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
2022 <왕국의 전설> 동래문화회관 대극장
2022 <마리>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2021 <벚꽃동산>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2017 <부산역 공화국> 나다소극장 외 다수
[수상]
2024 부산 연극제 우수 연기상
서유덕 Seo Yu-duck 초부 외
연극
2022 <공포가 시작된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20 <잉여보이즈> 시온아트홀
2019 <오만한 후손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2019 <마산> 연우소극장
2019 <노라는 지금> 삼일로창고극장
2017 <12인의 성난 사람들>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2017 <고비> 여행자극장
2017 <달밤>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2016 <금지된 장난> 연우소극장 외 다수
심완준 Sim Wan-jun 연출 외
연극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4 <구덩이>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024 <아들에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023 <오셀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022 <오일(OiL)> 대학로 극장 쿼드
2022 <죽음의집>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18 <중립국>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17 <손님들>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2016 <로베르토 쥬코> 명동예술극장
2016 <광장의왕> 연우소극장 외 다수
윤슬기 Yoon Seul-gi 조연출 외
연극
2025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윷놀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24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4 <화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22 <툇마루가 있는 집>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21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한양레파토리 씨어터
2019 <살티>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2018 <선생님이 좋아서요>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
2016 <사의찬미> 김삼일자유소극장 외 다수
뮤지컬
2017 <오델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수상]
2018 제18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여자연기대상
2017 제28회 경북연극제 여자부 우수연기상
2016 제27회 경북연극제 신인연기상
이강민 Lee Kang-min 경태 외
연극
2025 <맹>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씨어터202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3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나온씨어터
2021 <열걸음 뒤의 흔적들> 예술공간 혜화
2019 <물고기 인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19 <함익>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외 다수
음악극
2021 <한여름 밤의 꿈>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2020 <템페스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20 <극장 앞 독립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정주호 Jeong Ju-ho 과부 외
연극
2024 <죠죠> 명동예술극장
2024 <야테베오> 삼일로창고극장
2022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2021 <사랑하기 때문에> 인천문학경기장 문학씨어터
2018 <소리> 동양예술극장
정홍구 Jeong Hong-ku 길잡이 외
연극
2025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24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2 <파우스트>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2022 <불가불가>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22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2021 <닭쿠우스> 북촌창우극장
2019 <물고기 인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2019 <함익>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17 <맹진사댁 경사> 경산시민회관 외 다수
조성윤 Jo Seong-yoon 어린 도념 외
연극
2024 <청소를 합니다> 홍천문화예술회관
2024 <작은방> 민송아트홀
2023 <효자체육관> 아트팩토리봄
2020 <꽃길> 소극장 zone
2019 <금붕어와 나> KT&G 상상마당 춘천 사운드홀
2017 <용감한 사형수> 소극장 zone 외 다수
뮤지컬
2022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춘천 인형극장 대극장
2022 <소양소녀> 춘천 인형극장 대극장
2021 <달꽃만발> 춘천 인형극장 대극장
음악극
2023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수상]
제37회 강원 연극 예술상 신인상
제72회 개천 예술 연극제 동상
2024 제9회 청공축제 연기상
2024 춘천 연극인상 신인상
조영규 Cho Young-kyou 주지 외
연극
2025 <나는 광주에 없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1
2025 <구미식>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024 <대학살의 신>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24 <지상의 여자들> LG아트센터 U+스테이지
2024 <진천사는 추천석> 여행자극장
2023 <고목>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23 <회란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21 <닭쿠우스> 북촌창우극장
2021 <보도지침> 대학로TOM
2021 <데스트랩> 플러스씨어터 외 다수
조의진 Jo Eui-jin 정심 외
연극
2024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2024 <다정이 병인양 하여> 삼일로창고극장
2023 <나는 거위> 한예극장
2022 <단명소녀투쟁기>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2022 <편입생> 두산아트센터
2022 <머핀과 치와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외 다수
홍지인 Hong Ji-in 새댁 외
연극
2024 <목발요정> 금천뮤지컬센터
2024 <로스트> 나인진 아트홀
2023 <이 불안한 집> 명동예술극장
2023 <벚꽃동산> 명동예술극장
2022 <살암시난> 후암스테이지
2020 <플리즈> 골목 실험극장
2018 <썬데이 모닝 밥도둑> 대학로 소극장 천공의 성
2017 <산불> 호원아트홀
2016 <벽오금학도> 인천아트플랫폼
2016 <경허> 이해랑 예술극장 외 다수
스태프 프로필
재창작·연출 이철희 Lee Chul-hui
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진천사는 추천석> <외경> <닭쿠우스>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 <조치원 해문이> 외 다수
저서 이철희 희곡집 <1> <2> <3>
[수상]
2024 대한민국 연극대상 <진천사는 추천석>
2024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젊은 연극상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2023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23 제1회 서울예술상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2014 제4회 벽산 희곡상 <조치원 해문이>
무대 이태섭 Lee Tae-sup
연극 <화염> <위대한 뼈> <만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갈릴레이의 생애> <오슬로> <엘렉트라> <리어왕> <리처드2세> 외 다수
뮤지컬 <소서노> 외 다수
오페라 <투란도트> 외 다수
창극 <보허자> 외 다수
[수상]
2021 제31회 이해랑연극상
2018 제55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
2005 제42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2000 제6회 한국뮤지컬대상 무대미술상
1996 제1회 무용비평가상 특별상
조명 김창기 Kim Chang-key
연극 <단명소녀 투쟁기> <햄릿> <크리스마스 캐롤> <우리읍내> <멕베스> <단테의 신곡> <밤으로의 긴 여로> 외 다수
마당놀이 <마당놀이 모듬전> 외 다수
오페라 <투란도트> 외 다수
음악극 <세종의 노래> 외 다수
[수상]
2025 제35회 이해랑연극상
2015 제51회 동아연극상 시청각디자인상
2015 제2회 서울연극인대상 스태프상
2013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2006 제43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의상 오수현 Oh Su-Hyun
연극 <제비심장> <고도를 기다리며> <록앤롤> <페스트> <생각은 자유> <환도열차> <알리바이 연대기> <웰컴투 동막골> <리턴투 햄릿> 외 다수
뮤지컬 <적벽> 외 다수
[수상]
2020 제41회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만약 내가 진짜라면>
분장 장경숙 Jang Kyoung-suk
연극 <멸망의 로맨스>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 <구미식> <수성다방> <엔들링스> <헌치백> 외 다수
소품 정윤정 Jung Yun-jung
연극 <단명소녀 투쟁기> <벚꽃동산> <겟팅아웃> <함익> <비BEA> <만선> <옥상밭 고추는 왜> <극장 앞 독립군> 외 다수
창극 <지지지> <싱건지국물> <마당을 나온 암탉> 외 다수
춤극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야류별곡> 외 다수
음악·음향 이승호 Lee Seung-ho
연극 <간과 강> <몰타의 유대인> <진천사는 추천석>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보존과학자> <4분 12초> <틴에이지 딕> <클래스> <금조 이야기> <덤 웨이터> 외 다수
[수상]
2021 제8회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 무대예술상
움직임 이경구 Lee kyung-gu
연극 <맹> 외 다수
뮤지컬 <긴긴밤> 외 다수
창극 <옹처> 외 다수
현대무용 외 다수
[수상]
2021 문화체육관광부 표창상 수상
2021 한국춤비평가협회 춤연기상 수상
2018 요코하마댄스컬렉션 심사위원상 장려상 수상
201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인무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수상
2014 신인데뷔전 신인상 수상
조연출 송은혜 Song Eun-hey
연극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 <크립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간과 강> <-풀이연습> <보존과학자> <빛나는 버러지> <버거운 삶> 외 다수
[수상]
2024 제2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스태프상
2024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 구성.연출 최우수상 <차이와 반복>
연출가 인터뷰
아름다운 미완성, 그 속에 담긴 삶의 진실
대담자_ 우수진 (연극평론가, 한예종 연극원 교수)
Q1. 최근 꾸준히 한국 고전을 재창작하고 계신대요,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나요?
A. <햄릿>과 같은 서구의 유명 고전은 우리 연극계 안에서 성역화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고착된 인식을 깨고자 <조치원 해문이>나 <닭쿠우스>를 만든 것 이구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가 외국의 작품들을 위시하고 있는 것은 반대로 우리의 고전이나 근현대 작품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불가불가>를 시작으로 <맹>, <윷놀이> 등의 작품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한국 고전 및 근현대 희곡 안에서 다루는 한 인간의 고통이나 사회의 억압, 사랑, 신념, 배신 등등의 주제는 오늘날 젊은 작가들이 다루는 그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시대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작가)이기에 그 다름은 매우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당시의 작가들은 인간에 대한 사유의 깊이가 매우 깊고, 쓰는 문체는 물론이거니와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만의 분명한 시선이 있기에, 그것에 저는 매우 특별한 매력을 느낀 것입니다.
덧붙여.
저는 앞으로도 오늘날 우리 연극계가 간과해온, 묻혀져 있는 보석 같은 한국의 고전 및 근현대 희곡을 찾아 오늘의 언어로, 오늘날 배우들의 몸으로 다시 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과거의 작품으로 오늘을 만나고 관객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나는 과연 어떠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보는 것. 이것이 제 작품들의 동시대적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Q2. 이번에는 함세덕의 <동승>을 선택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A. <동승>은 제가 대학생일 무렵에 처음 접했던 작품입니다. 당시엔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도념이라는 인물의 정의 할 수 없는 그 총체적 감정만은 이상하게도 가슴에 남더라고요. 그게 세월이 지나도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동승>은 우리 연극사에서 매우 중요한 입지를 점하고 있지만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작품이에요. 연극적인 구조가 치밀하고 주제 의식이 아주 섬세하고 깊기 때문에 손을 대기가 두려웠던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의 작업을 구상할 즈음에 문득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고, 과거 동승을 공연했던 지춘성 배우님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생각은 국립 작업 이전에도 갖고 있었는데요. 다만 막연한 구상이었던 터라 이번 국립과의 작업을 통해 구체화 된 것이지요. 20대의 묻혀있던 기억, 지춘성 배우, 오늘날 동승이라는 작품의 의미, 국립극단 등등 어쩌면 이 모든 게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 필연성이 특별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네요.
Q3. <삼매경>의 구조가 다소 복잡한데, 관객이 특히 무엇을 주의해서 보면 좋을까요?
A. <삼매경>은 단일한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동승>의 세계를 매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상상적 미래의 이야기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전개되죠. 그래서 관객은 1991년에 <동승>을 준비하던 연습실로도, 2025년 현재의 리허설 현장으로도 이동하게 되고, 또 연극 속의 연극이라는 메타적 세계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핵심은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지춘성'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여정이에요. 그리고 그 안에는 실패에 대한 기억, 연극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삶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내밀한 감정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시간을 선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의식과 마음 안에서 시간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불안, 현재의 혼란은 동시에 작동합니다. <삼매경>은 그 복잡한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풍경을 무대 위에 펼쳐놓은 작품입니다.
Q4. <동승>의 도념과 이를 연기하는 지춘성 배우, <동승>의 세계와 <동승>을 연기하는 세계가 중첩되며 교차하는 방식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지춘성 배우의 캐스팅과 이후 연습을 함께하는 과정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처음 제안을 드렸을 때에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워낙 상징적인 작품이기도 했고, 지춘성 배우님께도 분명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묵묵히 제안을 받아들여 주셨어요. 나중에 들었지만, 지춘성 배우님께 <동승>은 어쩌면 일종의 꼬리표처럼 평생 따라다닌 상징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정작 그 꼬리표를 온전하게 인정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인가 연습실에서도 정말 진심으로 이 작품을 마주하시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대사 한 줄, 감정 하나하나를 아주 깊이 들여다보시고, 지금의 자신이 어떻게 이 작품을 품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시는 배우로서의 그 진심이 연출을 하는 제 마음에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단순한 캐스팅이 아니라 한 인간의 서사와 연극이 만나는 운명 같은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5. 기존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메타연극성을 잘 활용해 오셨는데, 특히 이번 <삼매경>은 그 성격이 특히 더 강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이 작품의 중심에는 결국 연극에 대한, 그리고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성찰이 있습니다. <동승>은 그 자체만로도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저는 그것을 통해 오늘날 연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춘성이라는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그 감정이 관객에게 전달될 때, 그건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연극 그 자체가 삶이 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연극과 삶이 혼재적으로 공존하는 일종의 메타연극성이 성립한다고 보구요, 그래서 관객이 무대 위 등장인물의 감정뿐 아니라 무대 밖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도 함께 성찰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었습니다. 결국 이 작품의 메시지는 마지막 대사 한 줄에 담겨 있습니다. “안녕, 나의 아름다운 미완성.” 우리는 모두 완성되지 못한 존재이고, 연극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미완성의 아름다움 속에 삶의 진실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Q6. 명동예술극장에서의 첫 작업인데요, 연출가로서 어떤 도전이었을까요?
A. 명동예술극장은 상징적인 공간이죠. 많은 연출가들이 꿈꾸는 무대이지만, 동시에 어려운 무대이기도 합니다. 사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저는 오히려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저는 극단을 이끌면서 창작부터 기획, 행정까지 모든 걸 혼자 도맡아 해왔습니다. 그래서 특히 지원사업 신청이 몰려있는 시기에는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국립극단을 통해 훌륭한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작업을 하는 내내, 어떤 보이지 않는 손들이 저의 등에, 팔에, 온몸에 따뜻하게 닿아 있는 느낌이 들었고, 그 손들과 함께 연극을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은 연출가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Q7. 마지막으로, 연극이 끝나면 관객이 무엇을 안고 가길 바라시나요?
A. <삼매경>은 결국 연극이라는 형식을 빌려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실패, 후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 마음. 저는 그것이 곧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삼매경>에서 그 삶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누군가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마다의 삶에서 겪는 미완의 감정들, 말하지 못한 마음들, 꿈과 좌절, 그 모든 것이 이 이야기 안에 담겨 있으니까요. 연극은 결국 삶을 비추는 거울이니까요.
(이미지: 홍보사진)
작품 이해 돕기 1
살아있는 글맛과 놀이성으로 삶을 사유하는 <삼매경>
이은경(연극평론가)
국립극단의 신작 <삼매경>(이철희 재창작/연출)은 함세덕의 <동승>(1939)을 원작으로 한다. <동승>은 인물의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단막극으로 도념의 성속(性俗) 갈등이 주제이다. 모성에 대한 동경과 불교적 계율 사이의 갈등, 인간적 사랑과 종교적 사랑의 대립, 자유와 숙명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 낭만적 작품이다. 이철희는 원작의 낭만성은 약화시키고, 연극적 놀이성은 강화하여 완전 새로운 작품으로 재창작하였다. 특히 1991년 <동승> 공연에서 도념을 연기하여 명성을 얻었던 지춘성 배우가 출연하여 연기에 대한 번뇌를 극복하고 삶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준다.
잘 알려진 원작의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차용하지만 극중극과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한다. 작품은 원작 속 어린 도념과 현재 도념을 연기하는 춘성의 만남으로 시작하여 극중극 <동승>, 1991년 <동승> 공연의 연습실, 도념에 대한 집착으로 괴로워하는 현재의 춘성, 죽음을 맞는 미래의 춘성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모든 시공간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춘성의 의식 속에 존재한다. 특정 배우의 내면 갈등에서 사건이 시작되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실존문제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춘성의 의식세계가 어떻게 무대화되는지 감상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국립극단과 이철희와의 첫 만남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철희는 배우로 연극을 시작해 작가, 연출가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극단 코너스톤을 운영하며 관객과 어떻게 소통할지 탐색하는 다양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적 정서와 놀이성을 극대화하는 독창적 무대미학은 ‘이철희스타일’이라고 해도 좋겠다. 희극적 세계관에 뿌리를 둔 우리의 정서적 정체성을 복원하기 위해 ‘웃음’을 기본 코드로 장착하고, 사투리의 향토성과 리듬감을 적극 활용하며, 배우의 물질성을 놀이성으로 극대화하고, 원작의 패러디를 통한 아이러니를 강화한다. 서사·연출·연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극적 균형을 잘 조율하여 모두가 무대에서 잘 보이도록 하는데 능숙하다. 작가로서의 역량도 뛰어나서 고전 원작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작하여 동시대적 의미를 부여하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조치원 해문이>(2014)는 <햄릿>, <닭쿠우스>(2018)는 피터 쉐퍼의 <에쿠우스>,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2021)은 <햄릿>, <맹>(2022)은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2023)는 윤조병의 <윷놀이>, <진천사는 추천석>(2024)은 지역 전승 설화를 그만의 방식으로 재창작한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들은 무한경쟁 사회의 부조리, 자본에 의한 계층문제, 인간의 이기적 욕망, 차별·혐오문제 등을 비판·풍자하여 시의성 담보하지만 놀이성에 기반한 웃음과 아이러니로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주목받는 문제적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는 이철희에 대한 연극계의 기대가 매우 크다. 이번 <삼매경>에서도 ‘이철희스타일’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겠지만 삶의 본질에 천착하는 주제의식은 앞선 작품들보다 심화된다.
국립극단과 이철희는 이 작품으로 처음 협업하지만 서로 간에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수년간 국립극단의 작품들은 동시대 현실문제에 천착하고, 사회적 담론 형성에 집중했다. 분명 유의미한 경향이지만 예술적 다양성과 미학이 취약하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국립극단이 최근의 공연작들과 결이 다른 연극세계를 보여줄 것이 분명한 이철희를 섭외한 것은 연극적 다양성을 강화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철희에게 국립극단과의 작업은 창작의 지평을 넓히는데 분명 효과적일 것이다. 명동극장이라는 역사성 있는 중극장을 새롭게 경험함으로써 확장된 극적 상상력을 실험할 수 있다. 소극장 관객과 비교할 수 없는 다수 관객과의 소통전략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도전해야 한다. 서울시극단의 <불가불가>(2022) 공연에서 원작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발칙한 상상력과 서사극적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이끌었던 그이기에 이번에는 더 단단해진 작품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실존적 성찰
삼매경은 불교 용어인 ‘삼매(三昧)’에 ‘경(境)’을 붙인 단어로 사전적 의미는 “잡념을 떠나,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이다. 제목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삼매경의 주체가 누구인가, 어떠한 불교적 세계관이 내재되어 있는가, ‘하나의 대상’은 무엇인가이다. 이 작품에서 춘성은 <동승>의 도념을 연기하여 배우로 인정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생을 진실되게 연기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다. 연기에 대한 집착으로 치열하게 내적 갈등을 벌이는데, 이것이 <삼매경>의 중심사건이다. 그렇기에 삼매경의 주체는 바로 춘성이자 도념이고, ‘하나의 대상’은 연기라고 할 수 있겠다. 실존하는 배우와 극중 인물로 구분되어 보이지만 실제로 두 인물은 분열된 자아이다. 무대 위에는 춘성의 의식 흐름에 따라 현실과 환상, 삶과 죽음, 기억과 왜곡, 원작과 패러디를 넘나들고, 다양한 시공간이 교차하며, 등장인물의 비약적 변화가 일어난다. 파편적, 분절적으로 전개되는 것처럼 보이던 사건들이 불교의 연기론(緣起論)으로 수렴되면서 분열되었던 춘성의 내면은 합일을 이룬다. 여러 겹의 이야기가 혼재하는 복잡 구성이지만 이철희 연출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객의 사유를 설득할 것이다.
<삼매경>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면 메타연극으로 보이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곱씹어보면 그렇게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메타 형식은 대사의 상징적 의미나 서사의 심층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극적 장치이다. 실제로 관객은 춘성이 평생 집착해 온 번뇌에서 벗어나 해탈해 가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삼매경>에서 <동승>은 극중극으로 재현되지만 끊임없이 춘성의 자의식이 개입한다. 공연대본에서 ‘도념(춘성)’으로 표기한 것처럼 둘의 이야기는 다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하다.
분열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이철희는 두 인물의 연결고리로 어머니와 불교사상을 끌어들인다. <삼매경>에서 어머니와 미망인은 동일한 인물로 설정된다. 춘성이 미망인을 어머니로 느끼도록 실제 어머니의 영혼이 극중극 속 미망인에게 빙의된다. 장례식 장면에서의 마지막 대사인 “아들. 난 네 곁에 있을 거야. 네가 그 인물이 될 수 있도록 무슨 수를 써서든 널 도울 거야. 네가 날 잊는다 해도 끊임없이 신호를 보낼 거야.”에서 이철희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모성결핍으로 고통받는 도념을 이해하지 못했던 춘성이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도념을 이해하는 동일시 순간을 경험한다.
그리고 작품에서 번뇌·열반·허공·윤회 등 불교적 용어가 반복되고, 불경이 삽입되며, 불교철학의 핵심인 연기론이 작품 전반에 내재되어 있다. 연기론은 불교의 핵심 교리로, 모든 존재와 현상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여러 조건과 인연에 의해 생겨나고 소멸하는 원리를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을 맞는 춘성은 비로소 고통스러웠던 ‘도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의 아름다운 미완성”을 인정하며 ‘공수래공수거’로 무대 위에서 사라진다. 이 장면이 바로 괴로움은 원인이 있기에 생기고, 그 원인을 소멸시키면 괴로움도 소멸한다는 연기론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번뇌에서 자유로운 춘성의 대사가 참 인상적이다.
도념: 한겨울, 다람쥐가 먹으려고 등걸 구멍에다 모아 둔 잣 마냥, 한 줌 밖에 안되는 저의 인생을 여러분들은 목격하셨습니다. 그저 연극밖에 몰랐던 아둔한 작은 배우가 이 극장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시어, 언젠가. 긴긴밤 잠이 안 오실 때, 오늘 보신 장면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깨무십시오.
춘성은 연극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어느 날 장면들로만 기억된다고 해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다. 어머니의 대사처럼 아둔하게도 죽음을 앞두고야 깨달았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삶이란 “아름다운 미완성”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치열하게 고뇌하고 갈등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신의 몸을 태워 극장을 불태우는 도념처럼 번뇌의 에너지로 자신을 불태우는 춘성의 치열함은 바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삶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원작에서 어린 도념이 자유를 찾아 절을 떠나는 것처럼 춘성은 배우의 허상에 갇혀있던 자신에서 벗어나 비로소 인간 춘성으로 거듭난다. 이런 점에서 <동승>과 <삼매경> 모두 성장드라마다. 이들의 성장을 통해 관객에게 ‘나는 언젠가 한 번이라도 뜨겁게 살아본 적이 있었을까, 거대한 시대의 물결 속에 자아를 상실한 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휩쓸려 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글이 잘 보이는 연극’을 위한 용기 있는 도전
우리 연극의 정체성은 말 그대로 ‘PLAY’인데, 동시대 연극은 현실 이슈나 형식실험에 집중하면서 점차 놀이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일상성과 당사자성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방송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쇼와의 변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가 어렵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문학적 텍스트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철희는 연극의 놀이성과 문학성을 무대에서 잘 살리는, 우리 연극에서 드문 연출가이다. 문학적인 대사(지문 포함), 단순한 연출 콘셉트를 통해 ‘글이 잘 보이는 작품’을 만들어 관객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삼매경>에 담겨 있다.
엄마: 난 늘 네 옆에 있었어. 네가 매일 머물던 그 겨울 숲의 딱새 소리는 엄마가 널 부르는 소리였고, 슬링 대며 흔들리는 풍경 소리는 널 위로해 주는 소리였지. 언 시냇물을 가르는 뾰족한 물줄기는 네 가슴에 닿기 위한 나의 손짓이었고, 젊은 스님이 읊는 불경 소리에 엄마는 널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단다. 그렇게 너와 난 함께였어. 하지만 넌 그 신호를 눈치채지 못했지.
도념: 엄마. 내 뒤꿈치를 물고 평생을 따라다녔던 뱀은 … 바로 나였어.
엄마: 그걸 저승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깨닫지. 사는 동안은 그걸 몰라 악착스럽고 치열하게 살아. 제 살 뜯어 먹는 걸 사는 동안은 알 수 없어. 번뇌가 물 끓듯 이글거려. 번뇌는 사마귀 같은 거야. 뜯고 뜯어도 또다시 자라나.
<삼매경>의 일부 대사를 인용했는데, 일상어로 채워진 구어체 대사에 익숙한 관객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어체 대사를 듣는 것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가볍고, 빠르고, 관객들은 짧은 것에 익숙해. 직면하고, 부수고, 사유하고, 저항하는 작품은 드물어.” “대본 안의 함의를 찾는 일은 고리타분해져 버렸어. 소재와 형식이 중요해.” “요즘 연극에 인간이 있나?”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 망령 같은 연극은 유니크해.”라는 춘성의 대사에 이 작품의 지향점이 잘 드러난다. 이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관이나 감각에만 의존하기보다 대사의 의미를 곱씹으며 따라가는게 좋을 듯하다.
이철희는 글이 잘 보이게 하려고 희곡의 복잡성을 실연의 단순함으로 환치하여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고자 한다. 화려한 장면연출은 절제하되 다양한 연기양식의 충돌·통합의 앙상블을 통해 놀이적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기존 공연에서는 배우의 몸, 소리, 움직임, 에너지 등의 물질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말맛에 집중하면서 연기양식의 변화로 연극성을 강화한다. 관객이 인물의 내면심리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시청각적 요소는 단순화하고, 각각의 장면마다 변화하는 정동(靜動)의 연기앙상블을 선보이는 것이다.
첫 장면은 원작 속 도념이 살고 있는 심산 고찰의 풍경이자 바로 그 시공간에 발목 잡혀 있는 춘성의 내면세계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물질성을 가장 적극 활용한다. 극중극 장면은 사실적으로 전개되고, 1991년 연습실 장면은 당시의 분위기를 세심하게 복원하며, 현재의 장면은 배우들의 역동적 에너지로 채울 것이다. 그리고 죽음 장면은 정적인 분위기에서 1인 3역의 모노드라마 연기로 주제의식에 집중하게 할 것이다. 앞선 작품들에서 그가 시도했던 다양한 연기양식을 총합하는 실험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무대(이태섭)는 상징적 의미를 시청각적으로 전경화한다. 곳곳이 무너지고 꺼진, 쇠락한 극장이 콘셉트이다. 무대에 존재하는 물, 거울, 기둥, 덫이라는 4개의 상징적 오브제가 극의 의미를 구체화한다. 공연 내내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지는 물의 이미지는 과거-현재-미래를 이어주는 시간의 매개체로 존재한다. 대형 거울은 분열된 도념의 자화상을 비추는 심리적 장치이며, 장면에 따라 상하로 이동하는 대형 기둥은 공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물이다. 춘성이 심리적 공간으로 이야기를 끌고 들어와 마음대로 패러디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큰 덫은 질투의 대상인 어린 도념을 잡아들이기 위한 극적 장치이다. ‘작품 안으로, 인물의 심리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저 바닥까지 긁기를 바란다’는 그의 의도가 얼마나 공연에서 잘 구현될지 기대가 된다.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
춘성이 ‘망령 같은 연극’이라고 토로하듯이 비선형적 사건 전개, 다층적 시공간, 문학적 대사, 실존적 주제의식의 작품은 동시대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렇기에 관객과 적극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먼저 장면별 콘셉트로 심리적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예를 들어 어린 도념과 춘성(도념)이가 기억의 공간에서 갈등할 때, 서로 마주 보는 구조가 아니라 엇갈려 보게 함으로써 이들 간의 좁혀지지 않는 심리적 거리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침묵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둘 사이를 아주 극적으로 벌려놓고 무대 가운데를 완전히 비워놓는다. 1991년도 <동승> 연습실 장면에서는 전체 조명을 형광등으로 하고, 배우들이 아주 좁은 동선으로 움직이다가 연출가의 요구로 반복연습 하면서 점점 동선이 확장되는 것을 보여준다. 공간의 확장을 통해 그 장면이 점점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스펙타클보다 심리묘사에 집중한다. 시공간이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극중극을 넘나들고, 도념과 춘성이 혼재하는 여러 층위의 이야기들이 마지막 죽음 장면에서 수렴된다. 현재의 춘성과 어린 도념‧어머니 1인 3역을 하는 모노드라마 장면은 분열되었던 자아의 합일을 보여준다. 중요한 이 장면은 동적인 요소는 배제한 채 정적인 연출로 춘성의 내면에 집중한다. 어린 도념이 절을 떠나 주체적 자유를 선택하듯이 춘성도 번뇌를 벗어던지고 죽음으로 나아간다. 심연의 공간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되돌아가더라도 실패를 회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춘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분절되는 장면 간의 연결점을 위한 씨뿌리기가 세심하게 이루어진다. 갑작스러울 수 있는 패러디 장면의 경우,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앞의 연습실 장면에서 감정적 축적이 충분히 이루어진다. 어머니 장례식이 끝난 후 춘성은 감정 과잉으로 좌절감을 느끼는데, 어린 도념은 정답 같은 연기를 한다. 이를 지켜보면서 점점 질투를 느끼고 급기야 내적 폭발로 음해의 충동이 생긴 춘성이 결국 어린 도념을 독살하는 것이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비약처럼 보일지라도 이미 행간에 심리적 연결점을 뿌려놓기에 급작스러운 변화도 불편하지 않다. 분명한 연출 콘셉트로 형식과 주제를 통합하는 것은 이철희의 독창적인 연출방식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이질적이며 충돌되는 콘셉트를 통해 변증법적 장면 통합의 단계로까지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매경>을 통해 관객이 연극의 놀이성을 제대로 경험하면서 말맛 나는 대사를 음미하여 ‘나의 아름다운 미완성’의 의미까지 사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지춘성이 배우로서의 출발점에 서 있던 30년 전의 자신과 대면하는 모습을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하다.
작품 이해 돕기 2
지춘성
삼매경은 기억인 동시에 현재이다.
돌아오지 않을 줄만 알았던, 아련한 34년 전 기억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을 넘고 건너서 지금 만난 나의 이야기가 삶의 연장이었음을 발견했습니다.
켜켜이 쌓였던 기억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고용선
삼매경은 사유의 방이다.
삼매경을 통해 저는 한 사람의 사유의 방에 들어가게 되며
현재의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 사유의 여정을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
이 여정은 저에게 깊은 위로와 공감을 안겨줍니다.
곽성은
삼매경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정극, 패러디, 판타지, 여러 장르를 상상력이라는 바구니에 담았다.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어떻게 튀어 오를지 모르는 배우들의 연기는 지금껏 보아온 공연예술의 기시감을 시원하게 날려 줄 거라 기대한다.
고로 <삼매경>은 올여름, 관객들에게 두 손 모아 드리는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김신효
삼매경은 무엇인지 삼. 매. 경 으로 삼행시를 지어보겠습니다.
삼라만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자연의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속삭인다.
매 순간 흘러가는 생각들을 가만히 내려놓고,
경계 없는 고요 속에서 나는 나를 만난다.
서유덕
삼매경은 거울이다.
이 작품은 제가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던 때부터,
2025년 지금까지 제가 가져왔던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를 마주하며 고민했던 시간이 무대에서도 잘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심완준
삼매경은 믿음이다.
‘연출’ 역할로서 연습하며 지내는 동안 제가 내뱉는 대사들에 깊이 위로 받으며 푹 빠져 지냈습니다.
그 본질은… ‘믿음’ 이었습니다!
윤슬기
삼매경은 으뜸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시작하는 마음.
이 모든 것이 저에게는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으뜸입니다.
최고 으뜸 공연 보러 오세요!
이강민
삼매경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다.
후회와 회한으로 시작된 여정이었지만
우리로 하여금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와 마주하게 하며 미래를 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주호
삼매경은 북극성이다.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배우라면 본인만의 북극성을 띄우고 이를 향해 나아가야 한
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삼매경을 연습해 나가며 배우가 가진 힘에 대한 믿음, 저
의 북극성이 점차 밝게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관객 여러분들께도 이 작품이 길을 밝히는 하나의 북극성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정홍구
삼매경은 연마이다.
연마는 힘써서 배우고 닦는다는 뜻이다. 또 연극의 마음을 줄인 말이라고도 이야기하고싶다.
삼매경 속에는 연극의 좋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리고 과정 속에서도 그 마음이 그득하다. 삼매경은 나의 연마를 더욱 굳건하게 연마하게 한다.
조성윤
삼매경은 사람과 사랑이다.
유한하고 공허한 이 삶이 의미를 갖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떠오르는 그 얼굴들이 여전히 감사하고 사랑하는 맘을 진실로 전하는 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영규
삼매경은 위로다.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외로움을 덜어주고 슬픔을 달래주는 위로이고 싶다.
오랫동안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길!!
조의진
삼매경은 자유다.
삼매경을 통해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순간을 맛볼 수 있었
고 이것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무척 고통스러울 것임을 그럼에도 운명을 받아들여야 함을 깨달았다.
홍지인
삼매경은 삶이다.
어떠한 일에 몰두하는 것도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이고,
살아있는 동안엔 끊임없이 후회하고 발전하는 삶을 살겠지요.
삼매경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입니다.
__________에게
삼매경은 __________________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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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연습 스케치
(이미지: 연습 사진)
디자인 스케치
무대디자인
(이미지: 무대 스케치 이미지)
의상디자인
(이미지: 의상 스케치 이미지)
만드는 사람들
출연
지춘성 고용선 곽성은 김신효 서유덕 심완준 윤슬기
이강민 정주호 정홍구 조성윤 조영규 조의진 홍지인
스태프
원작 | 함세덕
재창작·연출 | 이철희
(재)국립극단
재단법인 국립극단
(재)국립극단 이사회
곽정환 이사장 코웰 회장
박정희 이사 (재)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이종열 이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임대일 이사 (사)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김은희 이사 연극배우
이단비 이사 공연 전문 통번역가·드라마트루그
심재민 이사 가천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김건표 이사 대경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신은향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박인건 이사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이영석 감사 위드회계법인 대표이사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사무국장
정광호
경영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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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제 이현아 이정현 조영채 박선영 최소연 노소연 최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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