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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동주앙을보고나서..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5

    조회 2125

제목: 몰리에르가 풍자하려던 것은 무엇일까...

 

3월 27일 일요일 3시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보았다. 리뷰를 시작하기전에 공연정보를 조금 소개하겠다. 작가는 몰리에르, 연극을 보고나서 몰리에르가 어떤 사람이였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몰리에르의 다른 여러 작품들도 찾아보았을 때, 몰리에르는 17세기 프랑스의 상류사회에 파고든 가짜 신앙, 대귀족들의 퇴폐상, 경박한 사교생활 등과 같은 것을 착실한 시민의 양식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작가 같다. 나는 연극을 보고나서 몰리에르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연극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들과 생각한 것들이 몰리에르가 표현하려 했던 것들과 맞았다. 몰리에르는 자신이 비판하고자 했던 것을 작품에 희화화해서 잘 표현했던 작가 같다. 연출은 최용훈, 등장하는 배우는 주인공 동주앙인 김도현, 스가나렐역의 정규수, 동 루이역의 권성덕, 그리고 박미현, 유병훈, 성노진, 한동규, 최지훈, 오성택, 이철희, 김동화, 권귀빈, 김영록 등이 등장한다. 연극을 보면서 느낀 것은 주연인 동주앙의 역할도 정말 잘 소화해 냈지만, 동주앙의 역할이 돋보이게 해준 조연 스가나렐역의 정규수배우가 정말 대단 했던것 같다. 스가나렐의 연기들이 동주앙의 행동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강조해 준 것 같았다. 그런걸 보면서 연극에서 주연 못지 않게 조연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공연에 대한 정보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공연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해 보려한다.

 

예전에 몇 번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을 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명동예술극장 같은 뭔가 좀 더 정말 극장같은 곳에서 본 적은 처음이라 기대를 하고 갔다. 처음 안에 들어갔을때 생각보다 무대가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무대 활용을 참 잘한 것 같다고 연극을 보면서 많이 느꼇다. 중간에 동주앙이 극장에 있었던 여자동상을 쓰다듬는 장면까지. 섬세하게 무대장치들을 잘 활용한 것 같다.

 

연극 ‘동주앙’을 보러간다고 했을 때, 나는 ‘동주앙’이 어떤인물인지 알지 못 했기 때문에 조금 찾아보았다. ‘동주앙’은 희대의 바람둥이, 난봉꾼 정도로 알고 연극을 보러갔다.

 

무대의시작은 동주앙의 하인인 스가나렐이 담배를 피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담배는 참 좋은것이라며 모두들 담배를 피자고 말한다. 그때 무대뒤에선 동주앙으로 예상되는 한남자와 여러 여자들이 뒤엉켜서 춤을추는 장면이 실루엣으로만 비춰진다. 시작부터 내가 알고왔던 동주앙의 이미지가 확 느껴지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어떤 일 들이 펼쳐질까 기대하고 있었다. 그 때, 동주앙의 부인이었던 엘비르의 하인이 나와서 스가나렐과 대화를 한다. 동주앙이 어떤인물인지 말해주기위해 나온 것 같다. 스가나렐은 동주앙을 아주 비판적으로 얘기한다. 신을 믿지 않고, 사랑을 믿지 않고, 예쁜여자들만 쫓아다니는 나쁜사람이라고 비난한다. 이 장면의 상황도 동주앙이 부인인 엘비르를 버리고 다른 여인을 꼬시려고 도망쳐 오던 장면이었다. 그렇게 동주앙의 대한 스가나렐의 이야기가 끝나고 동주앙이 무대 앞으로 나온다. 스가나렐이 동주앙을 정말 안좋게 말했기 때문에 스가나렐이 동주앙에게 어떻게 대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뒤돌아서는 욕을 하면서도 동주앙 앞에서는 아첨을 했다. 동주앙의 나쁜 짓들을 훈계하려 하면서도 결국엔 다시 굽히며 동주앙에게 아첨을 하곤 하였다. 이런 장면도 그당시 귀족들의 권력적인 면모를 풍자하려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 연극을 보면서 ‘몰리에르가 정말 풍자하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해 보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연극을 보는 내내 생각했던것이 어쩌면 스가나렐이 하는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보면 옳은 것들이고 동주앙이 잘못 된 거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왠지모르게 동주앙의 말들에 더 끌렸다. 물론, 동주앙이 여러 여자들을 쉽게 만나고, 그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고도 또 다른여자를 만나고,또 결투에서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 점들이 옳다는 건 아니다. 그런 일들은 벌을 받아 마땅 하다. 내가 동주앙에게 끌린 점은 동주앙은 자신의 생각에 솔직해보였기 때문이다. 동주앙이 여성을 쾌락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사랑을 믿지않는 부정적인 남자로 표현되어 있지만,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주앙이 사랑을 믿지 않았던게 아닌 것 같다. 다만, 사랑에 쉽게 빠지고 쉽게 변해버린다고 할까? 순간순간 느끼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싶어했던 사람이라고 나는 느꼈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남들이 보기에 좋아보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싫어했던 사람인 것 같다. 특히, 마지막에 위선자가 되겠다고 선포하고 자신에게 그렇게 하면 벌을 받을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너희들 모두 위선자라고 외치던 장면이 인상깊었다. 그 장면에서 동주앙의 말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보면서 참 의문이 갔던 장면이 하나 있었다. 엘비르의 오빠들인 동 카를로스와 동 알론즈 형제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동주앙을 잡으러 가다가 한 오빠가 도적들에게 당하고 있어서 동주앙이 도와 주었다. 그 사람은 동주앙인줄 생각 못하고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고마워 했다. 하지만 잠시 뒤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 동주앙인줄 알고, 다른 형제가 동주앙과 겨루려고 할때 하지 못하게 하며 괴로워 한다. 여 동생의 명예와 자신을 구해준 목숨값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였다. 솔직히 그 마음은 이해가 갔지만 너무 말도 안되는 논리들을 펼치면서 갈등을 했다. 이장면 또한 몰리에르가 풍자하고자 했던 귀족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또 의문이 갔던 장면이라면, 장면이라기 보다는 웃음을 주려고 계속 끼워넣은 부분인 것 같은데, 무대밖의 외침이다. 자꾸 새로운 인물들이 나왔다 들어 갈 때 마다 무대 밖에서 뭔가 한번씩 외치고 간다. 처음에는 웃겼었는데, 계속 그 장면이 들어가 있어서, 나중에는 왜 그장면을 넣었는지 의문이 갔었다. 연극이 전체적으로 적당히 웃음을 주고, 내용전개도 깔끔하고,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아서 좋았었는데, 솔직히 이부분에서는 억지로 웃음을 주려고 의미없이 끼워넣은 부분같아서 별로였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장면을 소개하면, 우연히 예전에 결투에서 죽였던 기사의 무덤을 발견해서 그곳에 가서 석상에게 장난스레 저녁식사를 권했던 장면이다. 그때 석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말도안되는 일이였다. 나는 그 장면을 참 어이없게 보았다. 단지, 웃음을 주려고 저장면을 넣었을까, 저 걸로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 의아해 하며 보았다. 비현실적인 장면이라 보면서도 공감도 안되고 어이도 없었지만 결국 전체적인 결말의 흐름은 그 석상에의해 전개 되었다. 나중에 석상이 동주앙의 집에 찾아와서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동주앙은 그 저녁식사에 갔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장면은 참 동화 같다.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석상에 의해서 나쁘게 살았던 동주앙에게 벌을 주는 ‘권선징악’적인 내용 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엘비르에 대해서도 한마다 하고싶다. 극중에서 엘비르는 계속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줬다. 동주앙에게 분노를 표하다가도 다시 조용하게 얘기하고, 나중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동주앙에게 찾아왔다. 동주앙이 엘비르가 변했다고 다시 좋아지려 한다고까지 말했으니까.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엘비르를 계속 변화하는 캐릭터로 그렸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웃기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한것 같았다. 오히려 그냥 계속 분노의찬 엘비르로 표현했으면 더 흐름이 좋았었을 것 같다.

 

연극을 보면서 나는 동주앙에게 참 많이 공감을 느꼈다. 동주앙이 여러 여자들을 쉽게쉽게 만나는 그런 면은 물론 아니고, 자유로운 사상에 공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 그 당시 사회에서는 동주앙이 사회의 반항아였겠지만, 솔직히 내가 보기엔 그당시 다른 사람들도 마음에 품고 있는 말들을 동주앙이 해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나는 해보았다. 내가 무신론자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스가나렐과 다른 귀족들과 엘비르와 등등 여러 인물들이 모두 신의 뜻이라 여기고, 신, 신, 신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특히나 더 동주앙에게 공감이 갔었다. 그래서 숲속에서 만난 거지가 도와달라고 했을 때, 동주앙이 신을 욕하면 돈을 주겠다 하던 장면이 이상하게 속이 시원했다. 물론 신을 욕하고 그런게 잘 된 행동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치만, 계속 지나치게 거지가 신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동주앙이 그렇게 말 하니깐 속이 시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신론자인 나에게 이 연극이 좀 종교적이라는게 느껴져서 지루했던 감이 조금 있었다. 엘비르와 스가나렐이 신에 대해 얘기할 때는 정말 지루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 십자가를 들고 나와서 동주앙을 밀어내는 장면도 별로였다. 왠지 결국 종교적인 결말로 끝이 나 버린것 같아서 였다. 그래도 한가지 괜찮았던 점은 동주앙이 죽는 그 순간 까지도 너희들 모두 위선자라고 외치며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점이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던 결말이였던 것 같다. 이 장면에서도 나는 몰리에르가 진정 풍자하려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또 한번 생각하게 했던 결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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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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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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