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당대뿐 아니라 만세(萬世)에 통용되는 작가”

- 벤 존슨

"그는 천만인의 마음을 가진 시인”

- 사무엘 테일러 콜리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 전 세계 곳곳에서 그의 명작들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극단의 <겨울이야기>(1610년작) 역시 셰익스피어 후기의 환상 로맨스극으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타당한 이야기이자 셰익스피어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삶의 본질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긍정적이며 아름답고,

세상에 물려줄 수 있는 유언 같은 작품입니다.”

-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

시공간을 뛰어넘는 방대한 스케일과 감정적 깊이가 있는 <겨울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에서도 연출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히는 만큼, 국내 무대에서도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 국립극단의 올해 첫 작품이 될 이번 <겨울이야기>는 헝가리에서 배우 겸 연출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알폴디(Robert Alfoldi)가 연출을 맡았다. 2008년 헝가리 국립극장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수백 년 전의 고전 작품들을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안들과 연결하는 데에 탁월하다. 이번 작품에도 자신감을 내비친 그는 특유의 세련된 미장센을 통해 <겨울이야기>가 가진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낼 것이다.

질투에 눈이 멀어 광기에 치닫는 레온테스 왕 역에는 <폭스파인더>에서 열연을 펼친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그의 아름다운 아내 헤르미오네 역에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우정원이 각각 캐스팅됐다. 보헤미아의 왕 폴리세네스 역은 박완규가, 페르디타를 길러준 양치기 역은 박윤희가 맡아 강렬한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또 유럽 현대 미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알폴디 연출의 아이디어는 명실 공히 국내 최고의 무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박동우의 디자인으로 구현되어 관객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신성을 더럽힌 제 의심을 용서하소서!”

<겨울이야기> 中

국내 무대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이번 <겨울이야기>는 <오셀로>의 질투와 비극으로 시작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끝나는, 셰익스피어 로맨스극의 결정판이다. 부인이 간통을 저질렀을 것이라 의심해 부인과 자식들을 사지에 내몰리게 하는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16년 동안 후회의 시간을 보낸 후 극적으로 부인과 자식들을 다시 만나 화해에 이른다는 내용으로, 당시의 대중적 로맨스 양식이었던 희비극의 구조를 띠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의 전기소설(傳奇小說) 『판도스토 : 시간의 승리 Pandosto : The Triumph of Time』(1588)에서 줄거리를 차용해 왔으나, 등장인물을 추가하고 결말을 바꾸는 등 상당 부분을 각색했다.

극의 전반부는 겨울을 배경으로 <오셀로>와 비슷한 주제와 플롯으로 진행된다. 무고하고 순결한 아내 헤르미오네에 대한 레온테스의 맹목적인 질투와 증오, 그리고 결국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가고야 마는 비극이 그려진다. 반면 따뜻한 봄을 배경으로 하는 후반부는 보헤미아의 생기 넘치는 모습과 시칠리아의 소생과 화해를 담는다. 죽었던 아내가 살아나고, 재회와 용서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구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총 5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610년에 집필되어 1611년 궁정에서 초연됐다.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연출: 로버트 알폴디 R.Alfoldi

-기간: 2016.01.10 ~ 2016.01.24 (평일 20:00, 주말 15:00,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출연: 박윤희 김수진 이종무 박완규 손상규 박지아 황성대 유영욱 김도완 김신록 나석민 황선화 우정원 정현철 안병찬 김동훈 신사랑 배강유

-문의: 1644-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