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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극장] 햄릿 - 무료> 햄릿 관람 후기
  • 작성자 박*영

    등록일 2021.02.27

    조회 518

2021.2.27. 15:00 공연 관람했습니다.

 

우선, 이전에 온라인 상영으로 국립극단의 스웨트를 관람했었습니다. 당시에 좋았던 부분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는데, 그중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음향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배우들의 마이크 착용 덕인지 자막을 켜지 않아도 배우의 목소리가 전달되었다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국립극단의 젠더프리 캐스팅 햄릿이라는 점에서 상영 전부터 기대가 컸던 극입니다. 관람하는 내내 너무 즐거웠고 극이 끝나고 나서도 함께 박수를 칠 정도로 잘 봤습니다. 상영 후에도 후원할 수 있는 방식이나 MD제작, 유료로 다시 보기나 소장 영상을 판매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존의 햄릿에서 각색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런 점이 더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살려주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캐릭터들 역시 현대에 발맞춰 훨씬 입체적이고 탄탄한 캐릭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마음에 들은 것은 왕비 거트루드의 캐릭터였습니다. 순진한 왕비 혹은 끝에 가서야 진실을 깨닫는 왕비가 아닌, 처음부터 자신과 자신의 딸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왕과 결혼했다는 설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왕비가 내내 폴로니어스 왕을 사랑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의아했는데 이런 식으로 밝혀준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특히나 왕비의 이런 현실적인 캐릭터는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햄릿의 캐릭터와 대조되며 더욱 햄릿의 캐릭터를 탄탄히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줬다는 점에서도 좋았습니다.

 

젠더프리 캐스팅으로 인해 공주인 햄릿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 즐거웠습니다. 햄릿을 보는 묘미 중 하나는 그가 정말로 미친 것인지, 미친 척을 하는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를 구별하려는 관객의 추리인데, 이번 햄릿 역시 사실에 도달하기까지의 긴장감을 충분히 전달해주었습니다. 신경쇠약이라는 현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요소와 더불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 후에 받은 충격, 또 듣는 귀가 많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며 햄릿이 왜 제정신이 아닌 척을 했는지 등의 요소를 추가하며 극이 진행되면서 변해가는 햄릿의 면모를 보는 것 역시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오필리어의 캐릭터였습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원래의 캐릭터성을 지닌 채 입체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들어갔습니다. 햄릿은 여성배우가 연기해도 원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캐릭터기도 했죠. 그런데 오필리어는 너무 캐릭터를 ‘남성적’으로 해석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자인 오필리어여도 충분히 유약하고 부드러운 캐릭터일 수도 있는데 그런 모습들 대신 더 강하고 센 이미지의 오필리어가 보여 의아했습니다. 그래서 오필리어가 미쳤을 때, 그리고 죽었을 때 캐릭터성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오필리어가 햄릿을 그리 사랑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햄릿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보다는 그저 자기 때문에 죄 없는 이가 죽었다는 점에 더 슬퍼하는 것 같았습니다. 햄릿은 사랑보다는 다른 이유가 앞섰다는 설정이 어느 정도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오필리어는 이마저도 없어서 더 납득하기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엔딩은 좋았지만 관객의 입장으로는 아쉬워지기도 합니다. ‘이 나라는 최악’이라는 말에 종점을 찍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뻔한 권선징악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극중 언급되던 선왕의 지나친 전쟁을 포틴브라스가 이어가며 햄릿이 왕이 되었다면의 가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햄릿이 너무나도 이상주의자였다는 점 역시 부각했죠. 그러나 극 내내 햄릿과 함께 호흡을 같이하며 그의 곁에서 지켜 봐온 관객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비극적 끝을 맞이한 영웅의 선택마저 부정당했다는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호레이쇼는 어떻게 됐나? 역시 계속 의문에 남습니다. 이 사건을 모두 바라보고 햄릿의 최후를 함께 한 호레이쇼는 왜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지 않았는지. 그가 급하게 도망을 가는 장면이라거나 처형을 당한다거나 하다못해 멀리서 포틴브라스를 지켜보는 모습만 넣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그는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니까요.

 

이 외의 연출과 무대 구성 역시 너무 좋았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특히 선왕의 유령을 마주하며 진실을 깨닫는 햄릿의 장면은 최고였습니다. 또 망자들이 망설임 없이 떨어지는 장면은 삶과 죽음의 공허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햄릿 하면 빠질 수 없는 흙무더기도 적절히 사용하여 좋았습니다.

 

끝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젠더프리 캐스팅과 셰익스피어의 극들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좋은 극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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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극장] 햄릿 - 무료

- 2021.02.25 ~ 2021.02.27

- 목, 금 19시30분, 토 15시, 19시30분(2회) *회차별 영상옵션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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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 이상 관람가(중학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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