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우체통 낭독회] 클로이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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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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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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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19:30 ㅣ 매진 시 자동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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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
무료(1인 1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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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시간
90분(변경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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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2-3279-2280,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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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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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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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정원조 장지아 최희진 이원희 정운선 박가령
시놉시스
“사고였어요. 미국에서 총기 불발 사고는 흔한 일이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제가 입양된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에요.”
사회복지재단에서 근무하는 지우는 과거 한국에서 입양 보낸 아이들의 현재 실태조사 프로젝트로 인해 미국으로 출장을 간다. 마지막으로 방문할 집은 과실치사로 양아버지 알렉스를 살해한 죄로 형을 마치고 이제 갓 집으로 돌아온 클로이의 집. 덴버에 위치한 집에 도착하자마자 폭설로 인해 지역 공항이 폐쇄되고, 클로이, 수현, 지우는 불가피하게 함께 며칠을 보내게 된다. 미묘하게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세 사람. 그러던 중 하영의 등장으로 알렉스가 사망한 날을 비롯한 전후의 증언들이 엇갈리면서 지금껏 누구도 완전히 알지 못했던 사건 당일의 진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지우가 덴버에 올 수 밖에 없도록 이끈 과거의 인연 또한 밝혀진다.
낭독회 선정평
<클로이>는 미국으로 입양 되었고 양아버지에게 총을 쏘았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다녀온 ‘클로이’ 가족과 그녀를 인터뷰하러 간 국내 입양기관 직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표면적으로 <클로이>는 중심이 사라진 시대에 국가라는 중심을 떠나 부유하는 디아스포라에 대해 성찰하는 작품이지만, 이면에 더 큰 주제가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진실을 알기 어려운 인간의 나약함, 친밀한 관계 속에 고인 해묵은 상처와 오해 등,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왕> 이래 오랫동안 무대에서 고민해 온 연극적 고민이 녹아있습니다. 희곡의 언어가 점점 단선적으로 흘러가고 연극성만 부각되는 시절이라, 깊이와 문학적 텍스트로서의 가능성을 가진 <클로이>의 발견이 반갑습니다.
- 우체국장 김명화 [전문보기]
작가의 글
어렸을 때 주인공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것이 사실은 코드로 이루어진 허구라는 설정의 SF 영화를 보고 무척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1과 0으로 된 코드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쓸쓸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점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클로이>는 내가 나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이들조차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 생긴 불안과 오해로부터 시작된다. 각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 하고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할 것을 요구하지만, 결국 모든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 실패의 결과로 어떤 이들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것들을 제대로 보기 위해 몸부림치거나, 혹은 반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들을 그대로 둔 채 다른 길로 걸어가곤 한다. 하지만 시도조차 않는다면 어떻게 내가 나 아닌 다른 이들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을까.
희곡우체통이란?
국립극단은 숨어있는 우수 희곡을 발굴하여 창작극 레퍼토리로 개발하는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을 운영합니다. 접수된 희곡 중 우수작은 배우, 관계자, 관객들이 함께하는 희곡낭독회에 초청하고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갖습니다. 낭독회는 연간 10회 내외 진행되며, 우수한 작품 1~2편은 작가와의 협의를 통해 정식 공연으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작 오예슬
작가 오예슬은 공연연출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극장 기획팀에서 2년 동안 근무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를 지켜보는 동안 쓰고 싶은 이야기도 늘어갔다. 타인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