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트랙 180˚]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최종 발표회 <파빌리온 72> 예약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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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3.11
조회 1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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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트랙 180°]는 기존 연극 창작의 형식과 내용에 얽매이지 않는 전환점을 모색하기 위한 국립극단의 창작 실험 프로젝트입니다. 참여 예술가의 계획을 바탕으로 180일간 자유로운 창작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 과정에 국립극단이 동행합니다. 국립극단은 [창작트랙 180°]의 과정이 모여 연극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연극 미학의 개발로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
[창작트랙 180°]의 세 번째 프로젝트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작곡가 겸 사운드 디자이너, 미디어 아티스트인 참여 예술가 카입(Kayip)의 6개월간의 탐구와 실험 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 최종 발표회 <파빌리온 72>를 진행합니다.
■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청각의 진화적 기원, 다감각 지각 이론, 결핍과 부재의 미학, 건축·공간과 감각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협력 창작자 마스터 클래스, 외부 전문가 강연, 라운드테이블, 워크숍, 최종 발표회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청각과 연극 매체의 새로운 결합 가능성을 실험하고, 미래 극장에서 감각이 작동하는 방식을 탐색합니다.
※ 프로젝트 과정은 국립극단 블로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창작트랙 180°]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과정 기록 보러가기 (☞바로가기☜)
■ 최종 발표회 <파빌리온 72> 안내
[공연 개요]
- 일시: 2026년 3월 26일 (목) 18시 - 3월 29일 (일) 18시 ※72시간 운영
- 장소: 더줌아트센터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11)
- 러닝타임: 4320분 (72시간)
- 전 연령 관람 가능
- 전석 무료
[창작진]
- 참여 예술가: 카입
- 협력 예술가: 김상훈, 백종관, 오로민경, 황수현
- 함께하는 사람들: 드라마터그 심이다은, 무대감독 이라임, 조명감독 김형연, 음향 엔지니어 김서영, 배우 김도윤, 김보우, 김중엽
■ 최종 발표회 <파빌리온 72> 관람 예약
- 신청방법: 구글폼 작성을 통한 온라인 예약 (☞바로가기☜)
- 신청기간: 2026.03.12. (목) ~
- 문의: track180@ntck.or.kr
※ 해당 발표회는 창작 연구개발 과정의 공유를 위한 소규모 발표회입니다.
※ 발표회 진행 시 기록용 사진 및 영상촬영이 일부 진행될 수 있습니다.
※ 더줌아트센터는 주차가 어렵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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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예술가 카입(Kayip) 리서치 노트]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은 계속해서 머릿속을 머물던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극장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과 근원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가? 소리는 극에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가?'
공연 예술은 영화보다 긴 역사를 지녔음에도, 역설적으로 소리의 운용에 있어서는 공연 예술의 문법을 토대로 고유의 언어를 구축한 영화 매체의 관습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매체 안에서 소리는 배제할 수 없는 요소로 영화적 문법에 녹아있고 그에 기반하여 독립적인 행위자로 존재하지만, 공연 예술에서는 그러한 본질적인 결합을 위해 공유된 문법이 부재한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현장성을 극대화한 라이브 연주조차도 무대 위 사건들과 관계 맺는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 영화적 문법에 기대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소리는 다른 감각들과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질문해보고자 했습니다.
이 질문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두기보다는, 늘 작업을 지켜보며 큰 영감을 받아온 김상훈 연출님, 백종관 감독님, 오로민경 작가님, 황수현 안무가님과 대화를 나누며 사유를 함께 구축해가는 것이 [창작트랙 180˚]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시간, 감각, 그리고 극장 내 장치들 사이의 위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소리를 매개로 시작했지만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소리가 중심이 되어 다른 감각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에서 머무른다면 극장의 다음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논의는 소리라는 매체를 넘어, 여러 감각의 장치들이 다층적인 위계 속에서 평평하게 존재하는 극장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미래라는 시간성과 감각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왜 미래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단일하고 확정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모서리가 깎여나가고 매끈하게 연결되는 유려한 미래의 감각은 어디서 왔을까요? 마크 피셔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완벽하게 통제되고 약속되었던 과거의 비전들이 유령처럼 떠도는 현재 속에서 다음을 사유할 능력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확정되고 매끄럽게 약속된 미래의 약속에 대해 질문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변적 디자인의 프로세스인 ‘만약에(What if)’를 빌려 극장을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만약에 관객이 기존의 인지 패턴으로 기승전결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러닝타임이 늘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질문을 통해 우리가 선택한 72시간은 매끈한 미래의 감각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장치이면서 다층적인 의미를 가진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신체가 버텨낼 수 있는 생존의 임계점이며, 심리학적, 생리적 차원에서는 외부의 자극과 정보가 차단되었을 때 기존의 인지 체계가 붕괴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 임계점을 지나며 인간의 뇌는 고립된 내부의 상태에 따라 인지 체계를 낯설게 재편하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72시간의 극장은 통제가 실패하고 위기와 재편이 발생하는 생태계로 보고자 했습니다. 72시간을 버텨내기 위해 정교한 장치와 계획을 준비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피로와 열화 그리고 어긋남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마주할 근미래는 약속되거나 인간의 뜻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72시간의 과정은 그 자체로 통제와 예측의 불가능성을 수용하며, 이를 메타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체계로 작동합니다.
이번 발표는 프로젝트의 완결된 결과라기보다는,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정입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의 타임라인 상으로도 그렇습니다.) 이 72시간 동안 발견될 신체적 감각, 생각의 파편들이 동료 예술가님들과의 논의를 통해 한번 더 정리되고 그동안 다루어졌던 여러 사유와 개념들과 함께 엮어 온톨로지 체계의 지식으로 공유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지입니다. 180일의 과정에서 쌓인 우리의 고민이 극장의 다음을 질문하는 더 많은 분들의 사유와 만나 또 다른 사유의 결로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 카입(Kayi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