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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자료] 금기를 깨고, 경계를 넘는 중국희곡들을 만나다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 등록일 2025.08.19

    조회 322

금기를 깨고, 경계를 넘고
현대 문화를 직조하는 중국희곡들을 만나다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 제약 깨고 중국연극계에 새롭게 활력 불어넣는 작품들, 국립극단 무대로 만난다
- 중국의 연극을 이해하는 것은 중국을 이해하는 첩경 … 동아시아권 문화적 공감대 형성 목표
- 신문화혁명에서 현대극으로 걸어오기까지 … 중국연극계에 부는 창작열과 실험정신 대표하는 <광인일기>, <현실동화>, <날개 달린 두약> 3편의 무대
- 연출에 강훈구, 심지후, 김수희 … 시대 담는 한국의 연출들이 바라보는 대륙의 이야기들

 

<날개 달린 두약(長翅膀的杜若)> 중국공연 사진 (사진제공: 차이위안(蔡園))

 

오는 9월 관객을 매료시킬 대륙의 이야기들이 한국에 상륙한다.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과 한중연극교류협회(회장 홍영림)는 공동주최로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9월 3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은 <광인일기 狂人日記>, <현실동화 人間童話>, <날개 달린 두약 長翅膀的杜若> 등 중국 현대예술사와 연극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3편의 작품으로 꾸려진다.

 

한중연극교류협회는 동아시아권의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2018년부터 한국의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진행해 왔으며 2021년부터는 국립극단과 공동기획해왔다. [중국희곡 낭독공연]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뛰어난 중국의 전통·현대 희곡을 관객에게 소개하면서 영미권, 유럽권의 희곡이 주류를 이뤘던 국내 연극계에 또 다른 창작 동력을 공급하고 레퍼토리 다양성을 확장하기도 했다. 중국 희곡의 출판과 번역, 유통에 그치지 않고 낭독공연과 중국 극작가 방한 등 심층 심포지엄을 진행하면서 본 공연 제작에 주춧돌을 놓았다.

 

실제로 <물고기 인간>, <낙타상자>, <최후만찬>, <만약 내가 진짜라면>,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 <조조와 양수>, <원칙> 등 [중국희곡 낭독공연]으로 소개된 작품들이 국내 유수 극단들의 손을 거쳐 본 공연으로 탄생했다. 한-중 양국 상호 간의 의미 있는 예술적 교류를 위해 한국의 현대 희곡을 중국어로 번역하고 중국 연극계에 소개하는 교류 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2022년에는 작가 이미경의 희곡 <그게 아닌데>가 홍콩아트센터에서 정식 공연하기도 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이연주 작가가 쓴 <이게 마지막이야>가 난징대학교 MFA극단에 의해 무대에 올랐다.

 

<광인일기(狂人日記)> 중국공연 사진 (사진제공: 리젠쥔(李建軍))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의 첫 막을 여는 작품은 ▲<광인일기 狂人日記>(원작 루쉰, 각색 좡자윈, 번역 장희재, 연출 강훈구)다. 9월 3일과 4일 이틀간에 걸쳐 선보이는 작품은 중국 대문호 루쉰(魯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 『광인일기』는 중국 신문학혁명을 태동시킨 주역 중 하나이자 중국 최초의 근대소설로 평가받는다. 중국 현대 연극의 독창성을 더하고 실험적 시도를 시도하여 국제연극제 등지에서 주목받는 좡자윈(莊稼昀)이 각색했다. 

 

<광인일기>는 중국 공연(연출 리젠쥔(李建軍)) 당시 코러스를 활용하여 원작의 1인칭 소설 형식을 효과적으로 극화했다. 강렬한 신체언어와 무대미학이 돋보이는 공연으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진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다. 피해망상증 환자 ‘광인’은 경전 속에서 “식인”이라는 두 글자를 발견하고 자기 형제가 식인의 무리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사람을 먹는 형제와 식인 무리를 저지해 보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 또한 식인 행위에 동참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광인일기>의 원작 소설이 피해망상증 환자의 이야기로 중국의 봉건제도와 구습을 비판한다면, 소설 출간 후 백여 년이 흐른 지금 연극은 다시 무대로 광인을 소환하여 동시대가 가진 사회적 제약들에 또 다른 시사점을 던진다.

 

정제된 연기 패턴에서 벗어나 극 속 인물들의 가변성을 더하고 정형화된 무대 자유롭게 이탈하여 극적 환상을 무대 위에 빚어내는데 뛰어난 연출력의 강훈구가 <광인일기> 낭독공연의 연출을 맡았다. 강훈구 연출은 ‘월간 한국연극 2024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4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제61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젊은 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연극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젊은 연출가다. 

 

<현실동화(人間童話)> 중국공연 사진 (사진제공: 하이뎬란웨이(海淀闌尾))

 

<광인일기>에 이어 ▲<현실동화 人間童話>(작 양샤오쉐, 번역 김이삭·김우석, 연출 심지후)가 중국 우수 희곡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9월 5일부터 6일까지 2회차 진행하는 공연은 결혼을 앞둔 연인이 보석 가게에서 겪은 다툼을 계기로 내면세계를 항해하는 환상 경험을 주제로 한다. 등장인물들의 마음속 깊은 곳으로 침잠한 우화적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사적 상상력과 극작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현실동화>의 극작가 양샤오쉐(楊小雪)는 중국 난징대학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면서 서구 현대극의 자율성과 실험정신을 중국 연극계에 더하고 예술의 폐쇄성을 타파하는 인물이다. <현실동화>는 2016년 베이징인민예술극단이 초연했다. 이후 2022년 연출가 왕안방(王安邦)과 난징대학교 MFA극단의 재구상과 재창작을 거쳐 중국 여러 도시를 지역 순회했으며, 당시 중국 평단과 관객의 꾸준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대극장 버전으로 완성도를 높여 1천석 규모의 장쑤대극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낭독공연에서는 심지후가 <현실동화>의 연출을 맡는다. 심지후는 <큰 가슴의 발레리나>, <비밀의 화원> 등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 편견의 문제를 꾸준히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시대의 목소리를 무대 위에 그리는 데 감각적인 예술관을 가진 연출이다.

 

<날개 달린 두약(長翅膀的杜若)> 중국공연 사진 (사진제공: 차이위안(蔡園))

 

중국 현지에서 2023년 초연한 따끈한 신작이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날개 달린 두약 長翅膀的杜若>(작 구레이, 번역 김우석, 연출 김수희)은 9월 6일과 7일에 두 차례 만나볼 수 있다. 극작가 구레이(顧雷)가 집필한 <물이 흘러내린다 水流下來>의 연작으로 <물이 흘러내린다>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면 <날개 달린 두약>은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다. 지난 작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사나운 맹수처럼 서로를 물어뜯었듯이 모친과 아들의 사이도 만만치 않다. 상대방의 아픈 곳을 정확하게 공격하고 가혹하게 후벼 판다.

 

단, <날개 달린 두약>에서는 전작과 달리 작품의 초점을 인물 관계나 갈등 구조에 두지 않는다. 어머니 ‘방두약’이라는 인물 자체를 중심에 둠으로써 중국뿐만 아니라 보편적 사회 구조가 가진 여성으로서의 고정된 역할론을 조명한다. 실제로 작가 구레이는 세상 모든 엄마가 살아온 나날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며 “이 작품은 모친과 그분이 겪어온 세월에 바치는 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희곡이 품은 색깔을 무대에 선명히 그리기 위해 <날개 달린 두약> 낭독공연에서는 여성 문제와 노동, 사회의 이데올로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펼쳐 온 김수희가 연출을 맡았다. 김수희 연출은 <말뫼의 눈물>, <아버지들>, <아들에게> 등을 대표작으로 노동, 여성, 정치에 대해 말하는 연극을 꾸준히 창작해 오고 있다.

 

각 공연의 첫 회차 종료 후에는 공연의 연출가와 번역가, 배우가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도 준비되어 있다.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의 모든 공연은 전석 1만 원으로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문의 한중연극교류협회 070-8058-9110 / 예매 국립극단 1644-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