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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돈주앙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4

    조회 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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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 제목 동주앙 , 작가 몰리에르 , 연출 , 날짜 327일 일요일 ,
배우 동 주앙역 김도현 스가나렐역 정규수 동루이역 권성덕
작품 정보 - 동 주앙과 그의 하인 스가나렐은 동 주앙의 아내 돈느 엘비르를 피해 여행길 에 올랐다 .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며 자신의 바람기를 정당화하는 동 주앙 , 그를 바라보 는 스가나렐은 화가 나고 답답하다 .
엘 비르의 명예를 되찾고자 동 주앙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뒤쫓던 엘 비르 의오빠들을 따돌리고 , 우연히 자신이 죽인 기사의 무덤에 다다른다 .
그는 무덤 안에서 장난처럼 기사의 석상을 향해 저녁식사에 초대한다는 말을 건네고 , 석상은 고개를 끄덕이는데 …… .
 
몰리에르의 동 주앙 은 국내에서는 1979년 이진순 연출로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고 하며
요즘은 영화와 오페라 뮤지컬로 더 많이 공연되는 것 같고 , 돈 주앙 , 돈 조반니 , 돈 후안이라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는 이 사람의 이름은 카사노바 와 더불어 바람둥이를 일컫는 말로 더 익숙한 이름이다 .
 
동 주앙 이야기는 원래는 중세기 에스파냐의 민담이었는데 스페인 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에 의해 1630년에 세비야의 호색가와 석상의 초대 이라는 희곡으로 쓰이면서 비로소 전설에서 문학상의 한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된다 .
 
몰리에르의 '돈 주앙 '은 바람기 많은 이미지를 넘어 , 모든 시대규범과 인습 등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자유인의 모습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
 
돈 주앙의 대사 중에 위선이라는 단어로 인해 관객들의 마음한구석이 찔리거나 죄책감이 들었을 것이고 , 나또한 그랬다 .
 
그런 정도의 몰리에르의 의도 전달이라면 어느 정도는 성공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돈 주앙을 희극으로 표현한데서 왠지 모를 어색한 감정을 느꼈다 .
 
우선 관객을 즐겁게 해주려 애쓴 모습이 보이나 너무 인위적이라 오히려 어색하였고 , 재치 있고 리듬감 있었지만 현실감 없고 지나친 과장과 억지웃음을 끌어내려함이 부족한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몰리에르의 희곡 제목이 동 주앙 , 혹은 석상 ( 石像 )과의 만찬 ( 晩餐 )”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 갖은 엽색과 살인을 저지른 동 주앙이 부당하게 결투로 죽인 석상과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고 마침내 지옥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 메인 줄거리로 보여 지는데 ,
 
극의 전개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과도한 코믹 액션으로 산만하게 표현한 것이나 작품의 주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느껴진다 .
 
그리고 처음부터 계속 희극적인 요소로 재미있게 표현하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진지해지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
마지막 부분에서 동네 사람들이 십자가를 들고 그럴 만큼 동 주앙이 뭘 그리 잘못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그런 부분들에서 잘 이어지지가 않아서 많이 실망했다 .
 
동 주앙에 입장에서 서보면 , 그는 솔직했고 솔직했으며 또한 솔직했다 .
자신에 대해 , 자신의 감정에 대해 ,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말이다 .
나중에 더 아파할 바에야 지금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지 않은가 .
상대를 배려한답시고 이리 둘러대고 저리 둘러대고 , 타인의 눈이 무서워 스스로를 속이고 다른 길로 가는 것 보다는 , 그래서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속이며 사는 것보다야 , 그렇게 솔직하게 사는 게 차라리 낫다 .
돈 주앙은 스가나렐과 대조되는 인물인거 같은데 돈 주앙이 스가나렐보다 솔직한 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한다 .
동 주앙의 죄라면 주변인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게 죄가 되겠다 .
 
동 주앙 역 (김도현 )은 뮤지컬을 주로 하는 배우라 그런지 역동적인느낌을 받았으며 다른 조연들도 웃음 연기에 주력하느라 극 흐름을 종종 방해하였고 동 주앙의 하인 스가나렐 역을 맡은 정규수는 스가나렐을 잘 표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원로배우 권성덕이 동 주앙의 잘 못을 꾸짖는 아버지 (동 루이 ) 역으로 출연하였지만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였고 동 주앙이 죽고 난후 마지막에 춤추는 장면에 아버지가 한 여인과 어울려 춤추는 장면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
 
재미있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한 것은 무대 밖의 외침이었다 .
엘 비르 부인이나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배역들이 퇴장할 때 오른쪽 무대 밖으로 사라진 후에 곧 비명소리를 내는데 이해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으나 나는 많이 웃기진 않았지만 희극적 효과도 있었고 무대 위에서의 내용을 연장하여 관객 각자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
 
무대 장치에서도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 액자 같은 틀 속에 다른 한 공간 그리고 우리가 주로 보는 무대 한 공간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서로 연결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어 진다는 것이 무대장치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둘 더하기 둘은 넷 , 넷 더하기 넷은 여덟 이라는 대사를 통해 돈 주앙은 그런 산수만을 믿는 이단자라고 팸플릿에 나오는데 , 나는 동 주앙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
나도 하느님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기 때문에 동감을 할 수 있었다 .
 
무엇보다 이 동 주앙이라는 작품에서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 나는 솔직히 종교에 대해 하나도 몰라서 이해하는데 정말 힘이 들었다 .
 
몰리에르는 민화에 나타난 동주앙의 욕망과 방탕 방종 부도덕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 , 허세와 위선의 틀에 박힌 기존 질서 , 사회 제도 그리고 종교의 억압을 거부하고
인간 본연의 자유를 갈망하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또 다른 인간의 모습을 그리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터트리는 와중에 어느덧 가슴을 파고들어 우리들 자신에게 스며 있는 위선의 가면을 깨닫게 하는 힘을 지닌 작품으로 재창조하였다 .
 
또한 본능과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동 주앙과 돈을 벌기위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겁하게 살아가는 하인 스나가렐의 대비를 통해 다른 면의 인간상과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
 
이것은 공연의 시작에 담배를 피우며 영혼의 고결함에 대하여 설교를 늘어놓던 스나가렐이
공연 마지막에 동 주앙이 죽어버리자 바닥에 엎드려 못 받게 된 내 돈 !”을 외치는 장면에서 잘 들어난다 .
 
뮤지컬 동 주앙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
뮤지컬에서 보이는 그런 음악적인 요소들 경쾌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함축된 의미들과 비극적 요소들이 있어서 더 마음에 와 닿았고 , 반복적인 대사로 노래를 불러서 머리와 마음으로 더 잘 느껴졌다 .
 
나는 이 작품에서 왜 웃기게 만들었는지 그런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왜 웃기게 만들었을까 …… . 잘은 모르겠지만 희극적인 역설을 통해 비극적 요소를 더욱 부각시켜 관객의 마음에 불을 지펴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 작품이 우리들에게 말 하려는 것 함축된 의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이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는 1600년대로 보이는데 그 당시에 있었던 인간의 욕구 , 욕망 , 반항심 같은 것들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그 시대에 있었던 것들이 전해져 오는 것을 보면 인간이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욕구가 얼마나 강한 것인지 , 올바른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첨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
 
그러나 결말은 그게 뭐였을까 ?
석상의 기사가 등장하고 동 주앙이 지옥의 불길로 사라져가는 과정 중에 등장한 십자가 행렬은 너무나 뜬금없고 또한 지루하다 .
비록 시대적 배경의 종교적 상황이 그런 결말을 유도했다 하더라도 좀 더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 어쩌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밖에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
단지 , 인간에 대해 순간순간의 의문으로 극을 잘 밀고 나가다가 뜬금없이 종교의 심판으로 인생을 마감해 버리는 게 너무 작위스럽고 희극스러웠다 .
20110126_동주앙포스터_2절3.jpg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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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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