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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매력이 넘치는 시대의 반항아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3.14

    조회 1758

이번 <동주앙>은 바람둥이가 주인공이란다.
홀로 남겨지는 여인들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에서,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실컷 사랑하며 살다가 사라져버린 '시라노'와 그런 '시라노'의 사랑이 애절하고 멋있게 표현된 <시라노 드 베르쥬락>에게 이미 배신당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분명 '동주앙'도 원없이 바람피우다 마지막에 눈물흘리며 회개하겠지, 배신자.
항상 남겨지고 버림받고 고통받는 건 여자라고!
그랬다.
난 몰리에르가 썼다는 <동주앙>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막이 올라간다.
무대 위 배우들을 떠나 객석의 관객에게까지 추파를 던지며 사랑을 나눠주는 '동주앙'.
정말 온 몸으로 자신이 가진 만 개의 마음을 무대 끝까지 퍼뜨린다.
가벼운 남정네같으니!
하지만 '동주앙'을 제외한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그를 비난하는 속에서 어느 순간 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희대의 바람둥이를 한 시대의 반항아로 받아들이게 되다니...이런 마법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각 캐릭터의 강한 개성으로 극을 이끄는 몰리에르의 원작처럼 이 <동주앙>에도 각 인물들이 서로의 색을 가지고 숨을 쉬며 살고있다.
엘비르의 두 오빠를 비롯, 시골처녀들과 남자들, 일인 다역의 세 남자분들까지...
각 캐릭터마다의 특징적인 행동과 말투로 지금까지 한 분 한 분 모두 기억할 수 있는데, 최용훈 연출가님의 의도대로 배우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든 세계에 땀 냄세가 진하게 베어있어 깊이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보는 동안 내내 매우 유쾌했다.

하지만 이 엔딩은 무엇인가.
이미 '동주앙'의 자유로운 정신에 흠뻑 취했기에 나름의 멋진 해피엔딩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급작스럽게 착하게 마무리되는 통에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프리뷰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왜 그랬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원작이 원래 그렇단다.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동주앙>다운 엔딩이었다고 느껴진다.

원래 시대의 반항아는 당 시대의 주도권층 혹은 다수에 의해 버림받게 되는 법이니까.
20110126_동주앙포스터_2절3.jpg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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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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