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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도 아래의 맥베스> 역사속으로.... 그들의 마음은?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4

    조회 1761

 

   지난 10월 2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적도 아래의 맥베스> 는 세계2차 대전의 일본 패전 후 일본 군부를 대신하여 전쟁포로 학대의 책임을 뒤집어 쓴 포로감시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극의 무대는 단 두 가지이다.
싱가포르의 수용소와 태국의 기찻길.
그 두 곳에서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극은 진행된다.

 

제일교포 2세 정의신 씨의 원작을 손진책 씨가 연출한 이 공연은, 극의 전개는 조금 느리지만 극 중 인물의 현실과 감정이 세세하게 전달되는 관객이 함께 느낄 수 있는 연극이었다.
극은 태국의 태면 철도 배경으로 과거 포로감시자였으며 전범이었던 춘길의 과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하는 과정의 춘길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춘길은 진행자의 질문을 받으며 과거를 회상하고, 나중에 가서는 자신이 포로를 폭행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 하며 무겁게 이고 있던 짐과 죄책감을 씻는 듯 한 모습으로 연극은 끝난다.

 

   연출가 손진책 씨는 “우리가 외면하고 잊고 있었던 역사를 제대로 응시하면서 그 가운데 억울하게 죽어간 당시의 젊은이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다.” 라며 “그들의 죽음에 우리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한다.
작가는 전범의 된 포로감시자들의 애환과 소소한 기쁨 슬픔 걱정 등 많은 감정, 사건들을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들과 춘길이 답하는 인터뷰의 등을 통하여 들려주고 싶어 한다.

 

   무대의 반을 가르는 스크린에 비치는 열대우림의 더운 화면은 다큐멘터리를 완성 하고 싶어하는 감독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듯 했고,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바뀔 때 투영되는 포로감시자들의 사진들은 음향과 더불어 태평양전쟁 당시의 현재 감이 느껴졌다.
수용소의 문을 여는 사실적인 소리도 갇힌 수용소를 다시 한 번 기억하게 하며 그들의 절망감이 내 귀에 들려오는 듯 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 못지않은 비중의 박남성 (서상원)의 연기는 연극이 아닌 진짜 상황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였다.
또, 카메라 감독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무거워 질 수 있는 연극의 분위기를 띄우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공연 속 춘길 할아버지가 과거 수용소 사람 들 중 누구 일지 생각 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 맥베스 연기를 한 박남성이 춘길 할아버지 일 것이라고 생각 하고 보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게 되었을 땐 나름 반전을 느끼기도 하였다. (사람 이름을 잘 못 알아들은 것도 있지만 ... )
그리고 작가가 많은 이야기들을 연극 속에 넣고 싶어 한 그 의도는 좋았지만 2시간 15분이라는 긴 시간을 주제의 변화 없이 같은 내용을 너무 끌고 가 지루한 면도 좀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잊혀 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추천 한다.

20100912_적도아래 포스터최종.jpg
적도 아래의 맥베스

- 2010.10.02 ~ 2010.10.14

- 평일 7시 30분 / 토요일, 일요일 3시 (월요일 공연 없음)

-

- 8세 이상 관람가 // A석 안내- 무대 장치를 넓게 사용하므로, 객석 3층의 경우 무대 일부가 충분히 보이지 않을 수 있사오니 예매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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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탈퇴회원)

    단 두개의 장소에서 여러 시간을 활용한 기법이 인상적이었으나 다만 작품의 주제가 무거워서 지루한 감이 있나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0.10.17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