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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북 6: 칼집 속에 아버지

※ 국립극단에서 발행하는 도서는 공연기간 중 하우스 개방 시간(공연시작 1시간 전부터 공연종료시까지)에 각 극장의 아트숍(1층 로비)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 정가

    10,000원

  • 쪽수

    224쪽

  • 제작

    재단법인 국립극단

책소개

국립극단 여섯 번째 리허설북은
2013년 봄마당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의 연습 과정을 소개합니다.

칼집 속에 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싸움을 통해 전개되는 연극이지만, 극 전반에 걸친 싸움의 주된 도구는 이 아닌 이라는데 이번 연극의 희극성의 단초가 있습니다. 연극의 내용뿐 아니라 연극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역시 숱한 말들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배우들의 의견과 상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가며 극을 구축해 가는 연출의 인도에 따라 배우들도 각자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습니다.

본 리허설북은 강량원 연출과 배우들이 끝없는 토론과 시연을 통해 한 편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본 전문을 연출가가 나눈 장면별로 편집하고 무대 효과를 지문으로 정리해 게재하였고, 해당 장면에 대한 토론과 연습 과정을 일자별로 정리하여 공연을 보지 않았더라도 연극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신화적인 극작에 관한 고연옥 작가와 조현설 교수의 대담 원고와 연극의 소재와 언어, 배우들의 톤을 분석한 조효원 문학평론가의 리뷰를 함께 게재하여 연극의 전반적인 이해를 도왔습니다.


책 중에서

이 극에서는 말이 가장 중요하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의 언어가 중단되지 않는다. 배우들이 계속 언어를 발화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로 싸우는 것이다. 움직임이 언어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극을 구성할 것이다.      
-21쪽 ‘연습 과정’중에서

우리 연극은 관객이 이 장면을 보는 순간순간에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구현되기 위한 방안으로 말이 중점이 되고 행동은 응축되고 집약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 연극의 전체를 관통하는 원리가 될 것이다.
-44쪽 ‘장면별 공연 대본과 연습 과정’ 중에서

우리 연극의 재미있는 점은 갈매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흑룡강이나 백호,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초희가 갈매에게 그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지 갈매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초희의 입장은 부탁이 아니라 요구여야 한다. 지금은 초희가 애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원은 결정권을 상대에게 넘겨준 것이다. 초희는 갈매에게 물어보고 애원하는 것이 아니라 갈매가 가야 할 길을 주장하는 잔다르크와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
-89쪽 ‘장면별 공연 대본과 연습 과정’ 중에서

두 번째 꿈에서 드라마가 생성된다면, 세 번째 꿈은 이야기적 구성보다는 이미지의 파편과 같은 인상이 있다. 갈매는 무대 위에서 뛰다가 흑룡강, 백호, 아란부인, 찬솔아비까지 각각의 인물들을 만나는데, 갈매가 그 자신 안에서 돌고 있는 것으로, 인물들을 근경에서 만나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따라서 공간을 크게 쓰는 것보다는 아주 좁은 공간을 사용해서, 각각의 인물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세 인물들이 한자리에 있는 것처럼 가겠다.
-149쪽 ‘장면별 공연 대본과 연습 과정’ 중에서

겉으로는 분명히 원수를 찾아가는 이야기지만 사실은 자신이 만나기 싫은 존재들,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면하러 가는 여정을 통해서 계속 도피하고 있었던 자신의 본질과 싸우고 화해하는 것, 이러한 과정이 갈매가 영웅이라면 거쳐야 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했고요. 이 이야기의 배경을 무사의 시대로 잡은 것도 비슷한 생각에서였습니다. 과거의 싸움꾼들, 과거의 영웅들은 바깥의 적들과 싸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자기 자신이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리석었기 때문에 점점 황폐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은 옳은 싸움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스스로 망가져 버린다면, 실패는 당연한 것이겠죠. 그렇다면 그들의 아들들, 즉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무사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피하지 않고 자신과 대면함으로써 적과 어떻게 싸우고 용서해야 하는지를 발견해야 하지 않을까,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지만, 과거를 극복하는 고통을 겪으며 이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면 그들로부터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215쪽 ‘신화-쓰기’중에서 작가의 말

의 파괴력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끝까지 향하는 방향은 자기 자신이다. 즉 삶은 삶을 부수고 무너뜨린다. […] 가장 깊은 차원에서 보면 삶은 삶‘이거나’ 삶이 아니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그러므로 삶은 재귀적인 폭력의 장소, 자기를 때리는 주먹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무서운 곳이 갈매의 아버지가 들어가 있는 곳, 즉 칼집이다.
-218쪽 ‘리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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