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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1월

[인터뷰(구)]

<비행소년 KW4839> 연출 여신동 미니인터뷰

국립극단 홍보마케팅팀 지민주

작년에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 Ⅱ’ 시리즈로 소개되어 전석매진을 기록했던 <비행소년 KW4839>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돌아왔다. 공연을 며칠 앞두고 최종점검에 여념이 없는 여신동 연출을 만났다. 

 

비행소년4839 여신동 연출

 

Q: <비행소년 KW4839>의 탄생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A: 
2013년에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로부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대워크숍(청소년예술가 탐색전)을 진행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청소년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터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어 처음엔 망설였는데 이 때 아니면 언제 10대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을까 싶어 수락하게 되었다. 

석 달간(1주일에 한 번씩) 무대디자인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막상 첫모임에서 참가자들을 만나보니 무대디자인에 큰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연극에 관한 전반적인 호기심에서 신청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무대디자인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실천보다는 자신을 표현하는 쪽으로 진행방향을 바꾸었다. 스스로를 관찰하고 그 모습을 그려보게 했는데 처음엔 이 친구들이 많이 당황하더라. 그간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회차가 지나면서 조금씩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변화과정을 지켜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막상 마지막 주 발표시간에 발표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 참가한 친구들과 같이 논의해봤는데 자신들을 표현하는 단어 중 ‘여행’과 ‘감시’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나왔다. 여행의 느낌도 나면서 검열을 거쳐야 하는 곳이 어디인가 생각해보다가 ‘공항’을 배경으로 정하게 되었다. 그 공항에서 ‘여행자’인 청소년 스스로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발표한다.  연습은 며칠 밖에 못 했지만 막상 발표회 때 우리 팀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좋았다. 발표회 이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측에서 이 내용을 토대로 공연을 한 번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왔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을 더 발전시켜 나오게 된 작품이 <비행소년 KW 4839>다.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직접 주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녹음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들을 얹고... 그런 과정을 거쳐 대사들이 만들어졌다. 


Q: 작년 첫 공연을 올렸을 때 일반관객도 많았지만 청소년들도 많이 관극했다. 그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A: 
우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성인들에게 ‘청소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는데 대부분이 ‘청소년’을 ‘비행청소년’으로 자기해석해서 들려주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렇게 시작하는 말의 내용을 들어보면 일반적인 청소년의 모습이 아니라 미디어에 비치는, 청소년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생각도 다양하고 성인들이 고민하듯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기를 인식하고 대면하는 시기다. 자신에 대해 불안, 초조의 감정도 있고 어른에 대한 반항의 감정과 동시에 부모에 대한 연민, 미안한 감정 등도 느낀다. ‘삐딱하고 알 수 없는’ 청소년이 아니라 진짜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다. 

마지막에 보면 ‘한계가 고민이다’는 대사를 여러 명이 외치는데 혹자는 이 대사가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 같아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한계’가 주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들의 메시지를 배우들의 하모니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비행소년4839 이미지01

 

Q: 올해 공연되는 <비행소년 KW4839>는 작년과는 꽤 많이 달라진 것 같다. Season 2 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들었는데.

A: 
물론 작년과 달라진 면은 분명히 있다. 작년의 경우 처음이고 시험작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아마추어’적인 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관객들에 따라 그런 부분이 더 신선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 다행히 작년 공연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아서 올해 다시 올리게 되었고 재공연이라는 데 약간의 부담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는 청소년들의 메시지를 계속 붙들어가되 그들의 이야기,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좀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텍스트디자인에 박지혜, 움직임 디자인에 류장현 등이 새롭게 합류하여 디테일한 면들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작년과 동일하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나를 연출이라고 불러서 쑥스럽다. 이 작품은 나뿐만 아니라 참여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같이 만든 작품이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다.


Q: ‘여신동’하면 ‘무대디자이너’라는 말이 따라붙지만 앞으로는 전방위 예술가로 불릴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A: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현실에 관심이 많다.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텍스트,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싶다. 잘 짜인 텍스트를 바탕으로 만들기 보다는 이미지, 낱말, 음악 등 모든 경험들을 축적하면서 조금씩 쌓아올리는 작품들에 관심이 있다.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도 해보고 싶은 작업이다. 우선 <비행소년 KW4839>를 잘 올리고 한 템포 쉬면서 구상할 생각이다.   

 

비행소년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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