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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기획-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관람 후기
  • 작성자 박*하

    등록일 2021.05.30

    조회 4808

가장 중국다운 연극이어서 좋았다. 만 개의 성 씨와 직업을 가진 대륙의 위엄이 느껴졌다. 120분 러닝 타임 동안 쉴 새 없이 많은 인물들과 이야기가 쏟아져 내리는데, 이를 교령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 전 세대(1부)와 후 세대(2부)로 잘 구획해냈다. 앞선 <진중자>, <장 공의 체면>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인원의 배우가 동원되기에 낭독이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이게 웬걸. 가장 뛰어난 솜씨의 낭독 아니, 연기를 선보이는 것 아니겠는가.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는 어린시절 유괴를 당했던 교령이 간절히 찾기를 원하는 옛 기억을 복원(추적)하고, 앞으로의 삶의 향방을 결정짓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대서사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결국 극의 포문을 열어젖히는 오모세와 그것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애국의 역할이 중요한데(실제로 그 둘은 몇몇 장면에서 완전히 이미지가 포개진다), 두 분 다 매우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셨다. 특히 오모세 역을 맡으신 배우 분의 연기력은 가히 압도적이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그 분의 연기로 말미암아 1부 마무리 때 느꼈던 전율을 곧 다른 무대에서도 느끼고 싶다. 물론 다른 배우 분들의 연기도 좋았다. 여타 낭독극과 다르게 악기 연주를 동원해 극의 비정한 분위기를 살린 점은 분명 칭찬해 주고 싶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교령이라는 캐릭터가 조금 더 활용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극에서 무수한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인용되지만 끝내 그 구심점은 교령에게 있다. 대서사에만 집중하여 그녀를 소모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공허한 만 마디보다 너에게 의미를 전하는 한 마디가 중요한 것처럼, 무대를 풍성하게 꾸미는 만 명의 인물보다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한 명의 인물이 더 소중하다.

 

- instagram : @blossom_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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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 2021.05.15 ~ 2021.05.16

- 5.15.(토) 19시
5.16.(일) 1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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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 이상 관람가(중학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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