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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떠나는 가족> 어이 중섭이 그 길 외롭지 않게 같이 가게나.
  • 작성자 김*희

    등록일 2014.07.07

    조회 2128

참 따뜻하다.

이 연극은 참으로 따뜻하게 외로웠던 중섭을 안아준다.

 

한국의 고흐라 불리는 화가 이중섭.

우리는 이중섭이란 사람이 이중섭이라는 화가가 이중섭이라는 이 환쟁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길 떠나는 가족에서는 그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중섭은 너무나 순수한 사람이다 그 정도가 지나쳐 미련하리만큼..

세상과 마주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고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중섭은 셈이 어린사람이기 때문이다.

중섭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조국을 사랑했고 그가 밟는 땅과 흙을 사랑했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뜨겁게 사랑했다. 우리의 혼이 담긴 조선의 소를 사랑했고 그림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으로 그려냈다.

 

중섭은 사랑하는 것 말고는 알지 못한다.

좋아하는 것 말고는 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상은 중섭을 이용했고 중섭은 세상속에서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다.

 

중섭은 외로웠다.

사랑하는 조국도 가족도 여인도 자식들도 그림도 예술도 다 빼았겼고 발가벗겨졌다. 중섭의 그림은 여러가지 세상의 잣대로 춘화가 되어있었다. 중섭은 버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섭은 살아남기 위해 정신을 놓아버린 듯 하다.

 

무대 위 두시간여의 시간동안 우린 이렇게 철저히 외롭고 아리도록 순수하고 그리고 미련하고 유약한 중섭을 만날 수 있었다. 이중섭 역할을 맡은 지현준 배우는 이중섭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이중섭 그 자체의 모습으로 무대위에 있었다. (심지어 아고리상이라는 별명이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질정도로 비슷한 모습이었다.) 얼굴로만 연기하는게 아니라 목소리 몸짓으로 완벽하게 이중섭을 표현한 지현준 배우에게 정말 감탄했다.

 

그리고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들이 굉장히 아름다웠고 극을 더 따뜻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가장 좋았던 것 두가지는 이중섭 화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을 직접 소품으로 활용하여 무대위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이고, 지현준배우가 무대 위에서 그려내는 황소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에는 중섭이 있고 중섭이 그린 그림이 살아 움직인다.

그것들은 외로운 중섭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홀로가는 중섭의 여정에 동행하며 그를 위로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대위의 그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어이 중섭이 잘 가시게. 그 길 외롭지 않게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랑 어울려 가시게 고맙네 중섭이'라고 외치게 되었다.

 

참 많은 연극들이 있고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번 길 떠나는 가족의 이중섭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따뜻하고 길게 함께 할 것 같다.

 

정말로 멋지고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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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는 가족

- 2014.06.24 ~ 2014.07.13

- 평일 19시 30분| 주말 15시| 7/9(수) 11시ㅣ7/12(토) 15시,19시30분 2회| 월요일 공연없음ㅣ5/27(화) 10시 예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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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13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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