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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라노 드 베르쥬락> 지고지순한 사랑~ <시라노 드 베르쥬락> 관람후기^^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29

    조회 4600

                                 



프랑스의 빅톨 위고는 ‘크롬웰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창조된 모든 것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추함 곁에 아름다움이, 기형 곁에 우아함이, 그로테스크가

숭고함의 이면에 존재한다. 악은 선과 더불어, 어둠은 빛과 더불어 존재할 것이’라고.

연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은 보이는 것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안고 관객을 찾아간다.









17세기 파리를 활보했던 실존 인물 시라노 드 베르쥬락(1619~1655)은 지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담대한 인물로 기억된다.

또한 호방하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가, 독설가, 해학이 넘치는 코미디 작가, 17세기 공상여행소설가로 알려졌다.

당대 최고의 검술가이기도 한 그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의 모델이 된 인물이다.

200여년 뒤, 작가 에드몽 로스땅은 그에게 애절한 짝사랑에 스러져간 인물 '시라노'로 숨을 불어넣었다.


 

극중에서 문무의 재능을 겸비한 호쾌한 귀족, 청년장교 시라노는 아름답고 재기 넘치는 사촌 록산느를 마음 속 깊이 사랑한다.

하지만 기형적인 거대한 코를 가진 추남인 자신의 감정을 전할 수가 없다.

록산느는 멋진 외모를 가진 크리스티앙을 사랑하지만 그는 감정표현도, 시적 감각도 없어 애를 태운다.

가슴 속에 언제나 시가 흐르는 시라노는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시구가 담긴 편지를 크리스티앙 대신
대필을 해주며
소설적 주인공 안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을 깨닫고 무서운 전율을 느낀다.

크리스티앙이 쓴 편지인 줄로만 알고있는 록산느는 시라노가 대신 해준 고백을 듣고 진정한 사랑을 느껴 결혼한다.

전쟁터에 나가게 된 크리스티앙과 시라노.

전쟁 중에도 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사랑의 편지를 써서 보낸 시라노의 진심을 알아버린 크리스티앙은

록산느가 자신에게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진을 향해 돌진... 죽음을 맞이한다.

 

 

크리스티앙을 못 잊은 록산느는 이후 수녀원 한쪽에서 은둔 생활을 한다.

시라노는 록산느를 14년간 한결같이 찾아와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한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만추의 어느날.

머리에 부상을 당하고도 록산느를 찾아온 시라노~

대화 중에 록산느는 연애편지를 쓴 인물이 시라노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침묵과 헌신으로 지켜낸 그의 진심어린 사랑을 알게 되고...

 








시라노는 철저한 자신의 희생을 통해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다.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 순간 록산느에게 “내 마음 한 순간도 그대 곁을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관객을 감동시킨 건 잘생긴 외모나 미사여구의 말솜씨가 아니다.

그가 마지막까지 지킨 사랑과 침묵, 헌신이 관객의 가슴을 감동으로 먹먹하게 한다.

아름다운 시구에 실린 코쟁이 시라노의 지독한 짝사랑은

온 삶을 모두 지나고 나서야 끝이 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늘 진실은 아니고, 진실이 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
는 극의 주제를 일깨워 준다.

 

1992년 <시라노 드 베르쥬락>으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김철리님의  연출

 

모든 남자 배우들이 꿈꾸는 시라노 역에는 개성파 배우 안석환님이 출연

 

오랜만에 정극에 도전하는 뮤지컬계의 히로인 김선경님이 록산느로 출연

 

연극배우 이명호, 전진, 천정하, 김동일, 유병훈, 조정민 등이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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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때에

이런 간절하고 안타까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보니 감동이 몰려 온다.

 

 



 

 첫 등장부터 배우들은 객석쪽에서 출연한다.

관객과 더 친근하게, 또 하나가 되어 보려 노력하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처음에 너무나 많은 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좀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극은 등장인물들의 엇갈린 운명과 우스꽝스러운 상황, 아이러니함, 오해 등이 맞물리며

전반적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꼭 소극장처럼 배우들이 직접 무대를 꾸미는 것도 보기 좋았다.

라이브 기타소리가 더욱 효과를 더했고 듣기 좋았다.
 

 

2시간 30분 동안의 긴 공연이고 대사가 무진장 많은데... 역시 안석환님은 연기의 대가이다.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카리스마와 활기, 유쾌함, 진정성, 연기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ㅋㅋ~ 한 두번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대사 실수를 하셨는데... 그걸 다 어떻게 외우셨담?! 

 

정선경님의 동화같이 맑고 순수한 목소리~ ...정말 매력적이다.

혹, 어떤이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었을지는 몰라도 록산느에 맞는 목소리를 내신듯.

아담한 몸매에 꽃무늬 롱드레스가 그토록 잘 어울리기란 쉽지 않을 거다.

도대체 나이를 드시기나 하는지, 드신다면 어디로 드시는지... ( 상당히 동안이심)

전쟁통에 들리는 그녀의 노래소리~

참, 감미롭게 노래 잘하신다.

 

각각의 배역들도 넘넘 열심히 하시는데...

배역에 대한 자세한 공연정보가 없어 이름조차 알 수가 없는 건 좀 아쉽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중간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요 부분도 좀 쓸 걸 ...)

목소리가 넘넘 좋으신 배우들이 많아서 귀가 즐거웠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배우들이 배웅을 해주었다. 열심히 하시고도 배웅까지!! 캬오!

그런데... 난 오늘따라 우째 카메라도 안가져 온건지... 흑흑!

멋지게 공연한 모든 배우분들께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라이브 기타연주를 멋들어지게 해주신 <정한별>님!

 

기타를 잡을 줄도, 칠 줄도 모르는 나는 엄청엄청 감동 먹었다는... 

 


 

 



 

 


 

 

 

 
20100928_시라노드베르쥬락_최종2절포스터.jpg
시라노 드 베르쥬락

- 2010.10.22 ~ 2010.11.16

- 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 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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