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선정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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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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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에 많은 관심 가지고 참여해 주신
극작가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 창작희곡 공모 신청은 총 175편으로,
여섯 명의 심사 위원이 심사를 진행하여 총 3편을 선정하였습니다.
[최종선정작]
대 상: <모노텔> 이용훈 작
우수상: <옥수수밭 땡볕이지> 윤미현 작
우수상: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 김정윤 작
[시상식]
10월 31일(금) 11시 /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후원회 라운지
[심사총평]
희곡은 세상에 대한 대답이자, 세상을 향한 질문입니다. 동일한 세상을 딛고 서 있어도, 작가마다의 질문과 대답은 다르게 드러납니다.
이번 2025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에 모인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세상과 마주하는 동시대 작가들 저마다의 태도와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 퀴어, 환경, 예술, 역사 등 지금 우리 곁에 놓인 주제들을 향한 성찰이 있었고, 전통적 구조를 치밀하게 따라가보려는 작품도, 낯선 실험으로 희곡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번 공모는 그 다채로운 가능성들을 함께 마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올해 창작희곡 공모에는 총 175편의 희곡이 접수되었으며,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포함한 여섯 명의 심사위원이 세 차례의 심사를 통해 작품을 검토하고 토론하였습니다. 그 결과 대상에는 <모노텔>이, 우수상에는 <옥수수밭 땡볕이지>와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가 선정되었습니다.
<모노텔>은 매력적인 언어와 작가의 과감한 선택이 돋보이는 희곡입니다. 어느 모텔에 고립된 이들의 읊조림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스팸 메시지, 진술 조서, 편지 등 다양한 글의 형식을 희곡의 장르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여옵니다. 작가는 동시대의 극단적 고독을 <모노텔>만의 고유한 양식과 함축적 장면들을 통해 희곡 안에 적절히 녹여냈습니다. 익숙한 틀을 벗어나면서도 쉽게 비약하지 않고, 드라마적 개연성을 놓치지 않는 점 역시 이 작품의 미덕일 것입니다. 낯선 모습의 희곡이었던 만큼 무대화에 대한 염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염려가 무대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창작희곡 공모가 새로운 희곡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작품이 지닌 문학적 성취, 무대적 가능성을 아울러 담아, <모노텔>을 이번 공모의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옥수수밭 땡볕이지>는 부조리한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희곡은 과거의 고통을 토로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그 고통이 세대를 건너 오늘의 현실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환기합니다. 작가는 전승되는 폭력 앞에서 축배를 드는 이들의 앞에 ‘관’을 내려놓으며, 질긴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시선과 잘 어우러지는 단단한 극적 구성, 안정적인 무대적 상상력을 확인하며, <옥수수밭 땡볕이지>를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는 옛 연인의 기억을 복원해가는 어느 요리 연구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은 타인에게 다가가는 여정이 또다른 타인들을 경유하는 가운데 이뤄질 수 있음을 말하며, 이를 ‘게임’을 활용한 독창적 서사로 구현합니다. 특히 ‘게임’을 단순한 소재에만 머무르게 두지 않고 서사를 주도하는 형식으로 끌어들이며, 설정해둔 SF 세계관을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해냈습니다. 동시대적 소재를 참신한 설정과 연극적 형식으로 풀어낸 점을 주목하며,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를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반틈 사이 문틈>, <모의법정>, <방구석 요새>, <박신장>, <한 여자>, <그늘 속의 꽃> 등이 최종 심사에서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이번 공모는 하나의 정답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과 시도가 함께 모여 동시대 희곡의 지형을 드러낸 자리라는 점에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 작품들은 서사적 밀도나 완성도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으나, 그것 또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작가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흔적일 것입니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번 공모가 또 다른 희곡 쓰기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5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 심사 위원(가나다순)
길해연 배우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배해률 극작가
안경모 연출
이준우 연출
조만수 연극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