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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청소년극 희곡공모 최종 선정결과
  • 등록일 2016.09.21

    조회 2020

국립극단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희곡공모에 참여해주신 작가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총 36편의 공모지원작 가운데 2편을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습니다.

 

 

<2016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청소년극 희곡공모 최종 선정작 및 작가>

 

 

선정작 및 작가

 

[열넷] 신해연 작

 

[아는사이] 황나영 작

 

 

 

<심 사 평>

 

올해 응모한 작품은 모두 서른여섯 편이었다. 응모작 중에는 청소년들이 마주한 암담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그려보이는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진지하게 현실에 반응하며 그로부터 ‘의미’를 추구하는 그 시선들은 높이 살만 하지만, 연극은 그 의미를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극은 ‘교육’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오락’이니까. 한편으로 재미는 있으나 그 재미가 실어나르는 의미의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 아쉬운 경우도 있었다. 의미와 재미, 이 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은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극에 있어서는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문제일 것이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여섯 작품을 두고 면접 심사와 논의를 거쳤다. <화인>은 학원폭력을 소재로 ‘폭력과 그에 대한 용서’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려는 작가의 태도는 돋보이나 인물과 상황 설정에 있어 작위가 다소 도드라진 것이 흠이었다. 결말이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채 끝난다는 점도 아쉬웠다. <충>과 <대리출석>, <미스타 리 엑스 >는 아이디어와 발상이 연극적이며 재미있는 작품들이었으나 그 재미가 발산하는 의미가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채 영글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세 작품 모두 일종의 우화적 세계로서 비사실적—상상적 세계를 그리는데, 비사실적 세계라 해서 논리나 개연성, 리얼리티로부터 그저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면밀하게 하나의 독립된 세계로서, 그 세계에서 통용되는 일관된 논리와 개연성, 그 세계에 걸맞는 리얼리티를 만들어내야 한다. <아는 사이>는 청소년들이 겪는 성적 정체성의 문제, 그로 인한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욕실’이라는 공간 설정이 매력적이며 연극적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너는 어느 쪽이냐?’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연극이 모아지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앞으로 수정과 창작과정에서, 그 질문 앞에 서 있는 인물의 마음 속에서 벌어지는 내밀한 흔들림이 좀더 섬세하게 표현되어야 할 듯하다. <열넷>은 제목 그대로 열네 살의 두 친구가 겪는 ‘가출’과 ‘귀환’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서사가 완결되어 있고 언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 능숙한 솜씨를 보인다. 다만 작가의 어떤 ‘회고적 시선’이 이야기로부터 객관적 거리를 확보하는 기능을 하기보다는, (과거의) 인물들에게 (현재의) 작가의 입김이 지나치게 스며들게 하여, 도리어 감상성을 짙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심사과정에서 지적되었다. 이러한 감상성을 극복하는 것과 함께, 연극적인 표현수단과 매체를 통해 이 언어로서의 텍스트를 무대 위에 어떻게 생생하게 구현해 내느냐에 이 작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논의 끝에 <아는 사이>와 <열넷>을 선정하였다. 선정하지 못한 작품들 중에서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얼마든지 지닌 작품들이 많아서, 그냥 놓아버리기 아쉬웠다.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소중한 씨앗을 잘 보듬어 좋은 작품으로 키워내시기를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 이성열, 장성희, 배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