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6월
[이슈&스토리(구)]
<죽고 싶지 않아> 춤 워크숍 “몸이 언어가 되다”
국립극단
<죽고 싶지 않아> 춤 워크숍 : 극단적 낭만인의 생생 후기!
“몸이 언어가 되다”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의 두 번째 작품인 댄스 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의 춤 워크숍이 지난 6월 12일 국립극단의 스튜디오 둘에서 열렸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의 연출을 맡은 류장현 안무가의 진행 하에 죽어있는 우리의 몸을 깨우고 <죽고 싶지 않아>를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총 열두 분이 참가하였는데요, 연기나 무용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고교생부터 딸의 손을 잡고 오신 학부모까지 다양한 관객 분들이 참가해주셨습니다 ;)
우리 몸의 한계를 깨자
드디어 워크숍이 진행됐습니다. 류장현 안무가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으로 해야 할 부분이 ‘자기 한계‘를 깨는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타인의 눈을 의식하느라 깨지 못했던 자기 몸의 한계를 깨고, 죽어있던 몸을 살려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서 간단한 몸풀기를 진행하였는데요,
...이건 ‘간단한’ 몸풀기가 아니었어요... 단순한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몸을 깨우기 위해 안 쓰던 근육 쓰기, 순발력 훈련, 최대한 느리게 움직이기 등, 평소엔 접해보지 못했던 움직임을 몸에서 찾아내는 엄청난(..!) 과정이었습니다. 몸풀기가 끝나고 나니, 저 뿐만 아니라 안무가님을 제외한 모두가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ㅎㅎ
이어서 본격적인 워크숍이 진행됐습니다.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었는데요. 처음엔 다들 쭈뼛쭈뼛할 줄 알았는데 참가자 모두가 무언가에 홀린 듯이 춤을 췄습니다. 흔히들 춤이라 말하는 정형화된 동작이나 장르가 아닌 말 그대로 ‘몸짓’이었어요.
저도 음악에 따라서 몸을 움직였습니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춤을 추는지 의식을 했습니다. 혹시나 내 몸짓이 어색하거나 우스꽝스러운지 않은지... 하지만 점점 그런 의식들이 사라져갔습니다. 몸의 움직임이 생각을 뛰어넘었는지, 차차 다른 생각 없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동작은 어떻게 할지, 혹시나 이 동작을 하면 다치지는 않을지, 그런 생각들은 모두 사라지고 연습실 안에 그 공간과 저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안무가님 말씀처럼, 정말로 죽어있던 몸이 깨어난 듯 한 기분이었어요. 음악이 끝나고 춤을 멈추니까 춤을 추는 동안에는 몰랐던 숨이 차올랐습니다. 안무가님이 말씀하셨던 저의 ‘한계’를 넘어선 기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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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언어가 되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표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상황이나 생각, 감정들은 ‘언어’를 통해서 표현됩니다. 하지만 언어만이 우리를 표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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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언어를 잃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우리의 몸이 대신하게 되죠. 첫 키스 후의 황홀감, 부당한 일로 혼날 때의 억울함, 무서운 영화를 보고 느끼는 공포감. 그 때만큼은 언어보다 몸짓으로, 몸으로 우리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춤’은 우리가 잠시 잃었던 언어를 되찾고 우리 자신의 죽어있던 몸을 되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저에게도, 이번 국립극단의 <죽고 싶지 않아> 춤 워크숍은 내 몸의 언어를 되찾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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