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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충돌의 반복으로 읽혀지는 팬데믹 시기의 초월적 관통력
  • 작성자 오*수

    등록일 2021.12.06

    조회 1721

관람일자 : 2021/12/1 명동예술극장

 

토니 커쉬너의 역작인 2부작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30년 만에 라이센스로 보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국립극단은 에이즈의 공포가 팽배했던 1980년대 중반 보수적인 레이건 정부의 관할 아래 충돌한 미국의 모순을 코로나 역병으로 벌써 2년이나 지배된 2021년 현시대의 은유로 짚어내려 한다.

아직도 완치제가 개발되지 않은 시대의 역병이 일으킨 혼돈과 대립은 과연 완치제가 개발될 수 있을지로 회의적인 지금 시대의 코로나에 대입되어 시대적 관통성의 파급력으로 분출된다. 작품은 기획 의도에 맞는 보편적 공감력으로 확산될 수 있는 힘을 내재하고 있다.

자국 공연 30년 만의 라이센스 기획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시기의 대작 기획으로 여겨지는 건 시대의 산물로 기억되던 이 작품이 어쩌다 보니 코로나를 타고 작품 이상의 초월성으로 뭉쳐진 덕분이다. 코로나 이전의 라이센스 기획이었다면 2011년에 정식 개봉된 1997년작 [실락원]의 경우처럼 시기를 놓쳐 상륙한 철 지난 고전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토니 커쉬너가 8시간 2부작으로 불린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엔젤스 인 코리아의 동질감으로 일어나는 2021년의 코로나 관통성처럼 작품 이상의 분석과 의미 부여로 확대해석이 되면서 거품이 끼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레이건 시대 중반기인 1985년을 배경으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관계망과 그들 일부를 고립시킨 에이즈 투병기를 전방위적 시각으로 풀었는데 신과 국가로 상징화한 거대한 주제를 드러내기엔 드라마의 밑거름과 소재의 차용이 투명해 보인다.

통속적으로 흐르는 드라마에 천사의 개입과 묵시록적 태도를 무리하게 입히며 새 천년을 맞는 20세기 말의 불안과 혼란, 기대를 증폭했는데 너무 길고 주제와 소재의 부착도 겉돌 때가 많다. 마이크 니콜스 연출의 2003년 HBO 6부작 미니시리즈 각색을 봤을 때도 들었던 생각인데 각각 두 번의 쉬는 시간을 둔 6장 2부작 8시간 구성이 아닌 각각 2시간의 3부작 연작 형태로 끊었다면 과연 이만한 대작 대접을 받았을까 싶다. 분명 대작이긴 한데 대작이 지니고 있는 그 압도감이 내용에서 얻어지기보단 평균 공연 시간을 훌쩍 넘어서는 길이의 무게감으로, 극의 주제로 감당 못하는 천사와 미국이란 거대한 요소의 부피감으로 형성되는 것 같단 말이다.

호평을 받은 마이크 니콜스의 2003년 미니시리즈 각색처럼 무대 원작도 필요에 따라 1인 다역으로 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프라이어, 루이스, 로이, 조, 하퍼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옴니버스 구성이다. 통속적으로 펼쳐지는 극의 좁은 범위에서 미국, 천사, 1980년대, 레이건 정부, 시대를 말린 에이즈로 주제를 키우려 드는데 과연 소재와 주제를 버무린 아궁이 온도가 이 같은 굵직굵직한 설정을 받쳐낼 만한 상태로 준비됐는가 싶다. 시대와의 각종 충돌을 말하고 있는데 정작 극 자체도 주제와 소재의 충돌로 어지럽다.

거대한 주제와 설정, 일반 연극 네 편을 만들 수도 있는 2부작 길이로 대작임을 세뇌당하는 느낌이다. 필요 이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과도한 사운드트랙 스코어의 부담감처럼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다루는 이야기에 비해 주제가 너무 크다. 벨리즈에게 일장연설 늘어놓는 건방진 루이스처럼 거창하고 장황한 지점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회전무대 전개 속에 드러난다.

이 작품으로 극작가로서의 모든 영예를 얻은 토니 커쉬너는 1985년 배경의 극을 그리기 위해 1988년부터 이 작품을 집필했고 1991년 무대에 올렸는데 시대의 모순을 되짚기엔 너무 이른 시기에 급조한 구성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감당 못하는 주제로 과부하에 걸린 것이고. 에이즈에 견줄만한 코로나란 역병의 출현으로 밀레니엄 이후에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보는 세기말의 그림에서 엔젤스 인 코리아, 엔젤스 인 글로벌로 요구되는 불안감의 기대와 그늘이 읽혀지긴 하나 너무 장황하다.

토니 커쉬너가 스티븐 스필버그를 만나 [링컨]과 [뮌헨]으로 각색의 저력을 보여줬고 스필버그가 또 걸작을 찍어냈다며 언론사의 호평을 받고 있는 2021년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공개를 앞두고 있지만 정작 창작 활동에선 30년 전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토니 커쉬너의 역작이었다기보단 보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풀어도 될 각 소재와 주제를 무리하게 한 번에 엮으면서 이후 창작력을 마르게 한 굴레였던 것 같다. 8시간 2부작으로 무리하게 압축하기보단 소박하게 2시간짜리 연작 형태로 공개하며 소품의 방향성을 찾았다면 토니 커쉬너의 창작 활동이 30년 전에서 더 나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30년 만의 라이센스로 18년 전 화제의 HBO 미니시리즈가 원작에 충실한 각색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굉장히 연극적인 구성이었는데 역시나 믿고 보는 마이크 니콜스의 연극 각색물임을 증명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우리에게 친숙한 것도 2003년판 미니시리즈 영향이다.

국립극단 출연진은 메릴 스트립, 알 파치노가 주연한 HBO 연속극에 비하면 많이 약하지만 2년 만에 무대 복귀한 박지일의 무게감, 앤드류 가필드가 2018년 토니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라이어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 정경호의 우려를 이겨낸 연기, 국립극단 역사 71년 만에 부자가 무대에 선 최초의 기록인 박지일, 박용우의 조화도 한국 초연만의 경쟁력을 띄고 있다. 돈 쓴 흔적이 보이는 다양한 무대 장치도 효과적으로 발휘돼 두 번의 쉬는 시간으로 1부 공연만 250분이나 되는 시간을 환기시켜준다.

 

- 올해부터 바뀐 것 같은데 명동예술극장은 육성 안내를 피켓 안내로 대신하고 있다. 방송 안내도 안 한다. 객석 안내원은 관객에게 기본적인 인사 외에는 모든 안내를 피켓 안내로 대신한다. 공연 전과 쉬는 시간에 객석 사이사이로 안내문이 적힌 피켓을 조용히 들고 다닌다.

모든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공연장 다니면서 안내원들의 지나친 안내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피켓으로 관람 예절을 안내하니 공연 전후와 쉬는 시간에 차분하게 대기하며 조용한 관람을 이룰 수 있었다. 다른 공연장들도 본받았으면 좋겠다. 똑같은 말을 끝도 없이 계속해서 피곤한데 심지어 관람 중간에 코트 벗지 말라는 얘기까지 하니 지나치다. 공연장은 좌석 간격도 비좁고 경사가 높은 곳이 많으니 관람 중 수그리고 보면 뒷좌석 관객한테 시야 방해가 되니 주의하라는 안내 정도만 추가하는 게 적당하다. 취식 금지, 대화 금지, 각종 휴대 장비 사용 금지는 방송 안내로도 충분하다.

공연장들 지금의 과도한 안내가 2000년대 중반 꼼꼼하게 안내 잘 한다고 칭찬받은 엘지아트센터 영향인데 여기에 코로나까지 붙으면서 소음이 됐다. 뭐든 적당히 해야지 안내를 빌미로 농담에 추가 안내를 덕지덕지 붙이니 객석의 피로만 일으킨다. 대극장 공연은 한 번에 천 단위로 관객이 몰리고 돌발 행동으로 예의 없는 모습을 보이는 관객은 어느 회차나 나오기 마련인데 어떻게 모든 사항을 안내문에 추가할 수 있겠는가. 공연장마다 안내원들이 하도 목청껏 관람 주의사항을 외쳐대니 이들 때문에 비말 전파 우려가 더 될 정도다.

 

https://blog.naver.com/ohys83/22258836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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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 2021.11.26 ~ 2021.12.26

- 평일 19시 / 토, 일 15시 (화 공연없음)
※12/20일(월), 12/22(수), 12/23(목), 12/24(금) 17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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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 이상(2002.12.31. 이전 출생자 관람가 / 미성년자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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