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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떠나는 가족> 그림이 된 그리움
  • 작성자 최*경

    등록일 2014.07.09

    조회 2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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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화가 이중섭.

교과서에 실린 그의 그림은 알아도 그의 생은, 삶은 아는 바가 없다. 관심도 없었고.

이 연극이 아니었다면 그의 아내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을 것이며, 가족을 사무치게 그리워했고, 경험하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은 그리지 못했던, 너무 많이 잡아 먹어 미안해 그렸단 게 그림에 숨은 괴벽을 어찌 알았겠는가.

 

스토리라인은 그가 어릴 적 살던 고향의 삶에서 시작하여 쓸쓸히 죽음을 맞는 병원까지, 그의 일대기를 따라간 형식이다.

끔찍하게 위하던 부모님과 그림을 지지해주던 형과 함께 살던 그도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으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렇게 헤어진 어머니를 내내 그리워하던 그, 이중섭. 사무친 그리움이 절절하다.

이국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 그 또한 함께 할 수 없어 외로웠던 이, 이중섭. 어쩌면 '소'는 돌아가고픈 고향이자 함께 하고픈 아내의 표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타국에 있으면서도 고향의 소를 그리워했듯, 곁에 없어도 어머니를, 아내를, 가족을 그토록 그리워했으니 말이다.

그리움이 그림이라는 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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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힘은 배우 지현준의 존재감과 해와 달, 나무와 꽃으로 표현된 오브제의 어울림에 있다고 하겠다.

배우 지현준.

얼마전 대학로에서 퇴근길에 커피를 마시다 발견한 그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동네 아저씨쯤의 한량이었다.

그러나 무대 위의 그는 이중섭을 삶을 온 몸으로 체화하는 배우 지현준에 다름 아니었다. 아! 이래서 배우구나 싶은...^^

가난하고 지친 삶과 예민하고 외로운 영혼, 그림에의 갈증, 가족에의 그리움들을 그림에 담는 이중섭의 삶의 궤적을 지현준은 대단한 몰입으로 열연한다. 무대 위에서 그가 그리는 "소" 그림도 일품. ^^

그 외에도 어머니 역의 문경희 배우, 일본인 아내 역의 전경수 배우들의 어울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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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브제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마냥 정면을 향한 오브제들이 귀엽게 놓여있다. 술잔, 의자, 수레, 가방, 펌프식 수도까지. 아이를 연상케 하던, 홀딱 벗은 (ㅋㅋㅋ) 꼬마 인형을 제외하곤 모두가 평면적인데, 이 소품들을 만지고 다루는 배우들의 신체연기는 당연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나다. 이 아기자기 귀여운 소품들은 그의 신산한 삶과는 달리 알록달록 동화적 무대로 만들어주는 데 한 몫 한다. 마치 그리운 가족의 손을 잡고 음메음메 우는 소가 끄는 수레를 타는 그림, <길 떠나는 가족> 속 한 장면처럼, 아득하고 아스라한 꿈결같은 느낌을 연상시킨다.

 
 

고통스럽게 아프지만 평생을 사랑하는 것에 몸을 던졌던 그의 삶.

사람에 속고 돈에 울면서도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렸던 그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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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삶과 아련한 동화같은 무대.

이 부조화스런 어울림이 이 작품의 힘이 아닐런지.

불가능하지만 꿈을 꾸는 것.

그게 어쩌면 연극의 힘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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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평생 후훤해주던 구 선생

가고팠던 고향, 사무친 어머니.

그리운 가족, 사랑하는 아내.

고향엔 지금도 소가 음메음메 울고 있겠지.

웅게 둥게 꽃구름 둥둥

수레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오늘고 꾸겠지.

길 떠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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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는 가족

- 2014.06.24 ~ 2014.07.13

- 평일 19시 30분| 주말 15시| 7/9(수) 11시ㅣ7/12(토) 15시,19시30분 2회| 월요일 공연없음ㅣ5/27(화) 10시 예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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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13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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